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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는 작지만, 그 내용은 무엇보다 알찬 (오락성 7 작품성 7)
얼굴 | 2025년 9월 11일 목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연상호
배우: 박정민, 권해효, 신현빈, 임성재, 한지현
장르: 미스터리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03분
개봉: 9월 11일

간단평
미(美)의 본질은 무엇일까. 아름다움을 추앙하고 추함을 혐오하는 건 인간의 본성인가. 여러 질문을 던지는 영화 <얼굴>이다. 연상호 감독이 자신의 첫 그래픽노블인 ‘얼굴’을 영상화 한 작품으로, <부산행> 이전부터 기획했다고 알려졌다. 2억이라는 초저예산의, 규모는 작지만 그 내용은 알차게 채워져 있다.

‘살아있는 기적’이라고 불리는 전각 장인이 있다. 시각 장애인인 ‘임영규’(권해효)는 한 번도 세상을 본 적이 없지만, 아름다운 글씨의 도장을 만든다. 70년대, 청계천 의류 공장 앞에서 노상 점방으로 시작한 그의 도장은 시대를 넘어 하나의 예술이 되었다. 40년 전 아내가 소리도 없이 사라진 후 홀로 아들 ‘동환’(박정민)을 키우며 외길 인생을 걸어온 임영규다. ‘장인 임영규’를 조명한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던 중 아버지와 아들은 사라진 아내이자 엄마인 ‘정영희’(신현빈)의 유골이 발견되었다는 연락을 받는다. 살해 가능성이 있다는 정영희의 미스터리한 죽음. 누가, 무엇이 그녀를 죽음으로 이끌었을까. <얼굴>은 다섯 번의 인터뷰를 통해 그 자취를 추적해 나간다.

흥미로운 건 정영희를 기억하는 모든 이들이 그녀를 ‘못생겼다’고 말한다는 점이다. 그의 자매, 청계천 의류 공장 사람들, 재봉사, 공장 사장까지 한결같은 표현이다. 아내의 얼굴을 볼 수 없던 남편과 사진 한 장 남지 않아 어머니의 얼굴을 확인하지 못하는 아들이다. ‘못생겼다’는 반복되는 증언. 그 말이 쌓일수록 정영희는 더 큰 미스터리로 자리잡고, 관객의 궁금증은 깊어진다. 챕터 형식으로 진실에 가까워지는 과정을 리드미컬하게 풀어낸 <얼굴>에 흡인력을 더하는 건 배우들의 연기다. 신현빈은 얼굴 한 번 잡히지 않으면서도 그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다큐멘터리 PD 역의 한지현, 사장 역의 임성재까지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박정민은 아들 ‘임동환’과 젊은 날의 ‘임영규’, 1인 2역을 맡아 시선을 붙든다. 진실에 다가갈수록 혼란에 빠지는 아들과 의심과 욕망에 매몰되는 젊은 시절의 아버지, 두 얼굴을 자유자재로 오간다. 특히 젊은 시절의 박정민과 노년의 권해효가 묘하게 닮아 있는 말투와 표정은 마치 한 인물이 연기하는 듯한 착각을 준다. 단순한 미스터리를 넘어, 아름다움과 추함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우리는 왜 얼굴에 집착하는가를 묻는 작품이다. 4일 개막한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공식 초청됐다.



2025년 9월 11일 목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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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장인! 박정민-권해효 + 저예산임에도 훌륭한 70년대 청계천 풍경 등 프로덕션
-결말에 다가가면서 힘이 빠지는 인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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