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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벗어나고 싶은 순간, 곁을 지켜줄 동행자 같은 (오락성 5 작품성 7)
여행과 나날 | 2025년 12월 11일 목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미야케 쇼
배우: 심은경, 카와이 유미, 타카다 만사쿠, 츠츠미 신이치
장르: 드라마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89분
개봉: 12월 10일

간단평
슬럼프에 빠진 각본가 ‘이’. 자신이 쓴 영화의 GV 자리에서 문득 좌절감을 느낀다. 영화는 젊은 남녀가 한 여름 바닷가에서 우연히 만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의 좌절감은 어쩌면 더 이상 글을 쓸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이어진다. 언어의 벽 속에 갇힌 것 같은 ‘이’다.

영화 <신문기자>(2019)에서 신념 강한 사회부 기자로 분해 일본어 연기를 훌륭히 소화하며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던 심은경이다. 이후 영화 <블루 아워>, <동백 정원> 등 일본 작품에 꾸준히 참여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확장해왔다. 일본 차세대 감독으로 손꼽히는 미야케 쇼와 함께한 이번 <여행과 나날>은 그가 걸어온 여정의 연장선이자, 또 하나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작품이다.

50년 넘게 사랑받아온 두 편의 일본 만화를 엮어낸 <여행과 나날>은 이가 쓴 글 속 세계인 ‘여름 편’과 이의 현실을 담은 ‘겨울 편’의 이중 구조로 구성, 무엇보다 넓고 깊은 공감대를 품고 있다. 두 이야기를 관통하는 요체는 낯선 공간에서 마주하는 낯선 사람들, 그리고 문득 스며드는 어떤 깨달음에 있다. 자기 확신이 흔들릴 때, 불안한 앞날이 스쳐 지날 때,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어 질 때, 이 영화는 그 곁을 묵묵히 지키는 동행자가 되겠다. 관객 각자가 자신의 경험을 투영하고 여백을 채울 수 있도록 영화는 충분한 공간을 남겨둔다.

파도가 높이 일렁이는 바다에서 수영하는 남녀를 포착한 여름 풍경과 현실 너머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설국의 오래된 여관에서 보낸 하루를 담은 겨울 정경, 영화는 사람의 손길에 때 묻지 않은 자연 고유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더불어 정반대의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바람, 온도, 소리, 색감, 공기의 선명한 차이는 영화의 매력을 배가한다. 감독의 바람대로 ‘일상의 잠시 쉼표’가 충분히 될 작품이다.


2025년 12월 11일 목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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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케 쇼의 전작을 흥미롭게 봤다면 이번에도 + 생각하기보다는 느끼는 휴식 같은 영화
-서사 위주의 영화를 선호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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