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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간다], 이영애.
성숙한 연기 변신으로 호평. | 2001년 9월 28일 금요일 | 컨텐츠 기획팀 이메일

사랑은 그렇다. 특별한 이유 없이 오고, 또 이유 없이 사라져버린다. 그러나 '~ING'일 때는 그 무엇보다 특별하다. 상대방의 사소한 말 한마디, 표정 하나로 인해 천갈래 만갈래 흩어지는 마음들, 그리고 기억들.

28일 개봉된 '봄날은 간다'(허진호 감독-싸이더스 제작)에서의 이영애. 그 변덕스러운 사랑의 경험을 얄밉도록 섬세하게 소화해냈다. 극중 지방방송국 PD겸 아나운서인 그는 소리 채집여행에서 만난 녹음기사 상우(유지태)와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사랑도 변한다는 것을 깨달아버린 연상의 여자'인 그는 '사랑을 믿는 젊은 남자'인 상우보다 먼저 달아오로고 빠르게 식는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너 나 사랑한다고 했었잖아"란 상우의 눈물 앞에서 냉담한 표정을 짓는 은수. "상우를 사랑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아니면 아예 사랑하지 않았던 것일 수도 있어요. 그렇게 복합적인 거 아닌가요. 사랑이란." "자고 갈래요?"란 말을 먼저 천연덕스레 내뱉었다가, 갑작스럽게 이별을 선언하는 은수. 마냥 착해보이던 기존 이미지와는 상당히 다르다. 자칫 잘못하면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캐릭터로만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극중 이영애의 정제된 연기는 많은 관객에게 공감을 이끌어냈다. 시사회에서 여자 관객들은 "그래, 돌아서는 여자의 마음은 저렇게 차가운 법"이라는 반응이었고, 남자들은 각자 이별 기억을 떠올리며 극장문을 나서는 순간 담배 한대를 피워물곤 했다. "입체적인 인물이죠. 앞 뒤 안맞고, 짜증도 잘 내고. 시나리오에 있던 은수보다 더 풍부하게 다듬어진 것 같아요." 유지태와는 3년 전 가수 윤종신의 뮤직비디오에서 처음 만났다. 그때 유지태는 스태프로 참여했고, 이영애는 '주연배우'라 대화 한번 나눠보질 못했으니 사실상 같이 호흡을 맞추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셈이었다. 실제로도 다섯살 차이가 나는 연상-연하 커플이지만 그 어떤 영화보다 편안하게 작업을 했다고 한다.

이영애 유지태 허진호 감독은 현장에서 '3 소근'으로 통했다. 한 신을 찍고는 모니터 앞에서 세명이 10분이고 20분이고 소근소근거리며 의견을 나누는 모습을 보고 스태프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모두 평소 결코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 스타일이지만 자기 고집만큼은 만만치 않은 성격들이다. "한 장면을 놓고 수십가지 설정을 해가면서 촬영을 했어요. 그러다 보니 하루에 한 신을 찍었던 적도 있을 정도로 매 장면 공을 들였죠. " 그래서 "연기가 너무 리얼하다. 실제 경험담 아니냐"는 질문에 이영애는 세명의 경험이 녹아든 것이라고 재치있게 대답. 마지막 장면에서 이별을 결심한 상우에게 다시 찾아온 은수. 서로 다시 쳐다볼듯, 이름을 부를듯, 그러나 결국 헤어지는 장면에서 이영애의 얼굴은 포커스 아웃돼 카메라에 흐릿하게 잡힌다. 그러나 클로즈업되는 신보다 더한 감동의 파장을 마음에 남긴다. '배우' 이영애가 관객들의 마음에 확실히 뿌리를 내리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자료제공 : 스포츠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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