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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아침드라마’같은 이유! 넷플릭스 <블랙의 신부>
2022년 7월 19일 화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상위 0.1%를 위한 결혼정보회사 ‘렉스’를 무대로 최상위 레벨 ‘블랙’을 차지하기 위한 욕망과 복수의 타이틀 매치가 시작된다. 15일(금) 공개한 넷플릭스 시리즈 <블랙의 신부>는 김희선, 이현욱, 정유진, 박훈, 차지연이 주요 인물로 등장한다. 출연진이 홈쇼핑에 직접나와 판매하는 이색적인 홍보 마케팅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공개된 후 세간의 화제작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이어 한국 넷플릭스 2위에 오른 <블랙의 신부>를 본 시청자들 사이에 일명 ‘아침드라마’ 같다는 평가가 심심치 않게 보이는데 그래서 그 이유를 살펴봤다.

# 아침드라마 단골 아이템은 모두 다!

주인공 ‘혜승’(김희선)은 대기업 임원인 남편과 사랑하는 딸을 둔 남부럽지 않은 가정주부였다. 15년 남짓한 결혼 생활에서 자신을 위한 일이라고는 대학원에 진학하여 학업을 이어간 것뿐으로 가족에 충실했던 여성이다. 그런데 어느 날 믿었던 남편으로부터 이혼을 요구당하고 절망할 즈음, 음모에 빠져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놓인 남편은 그만 최후의 선택을 하고야 만다.

집도 재산도 잃은 혜승은 딸과 함께 강원 강사로 일하며 힘내서 살아가는 중, 딸을 안쓰럽게 여긴 혜승의 모친이 딸 몰래 반지를 팔아서 거금 천만 원을 내고 결혼정보회사 ‘렉스’에 회원등록을 한다.

가정에 충실한 가정주부, 남편의 불륜, 상간녀의 배신, 결혼정보회사에 등록하게 된 나름의 사연등은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재다. 여기에 욕망의 화신 같은 상간녀 ‘진유희’(정유진)와 얽힌 출생의 비밀과 정·재계를 주름잡는 인사들, 주인공 ‘혜승’을 마음에 품은 ‘블랙’(렉스의 최상위 클래스)인 두 남자의 등장까지 뭐하나 버릴 것 없는 소위 ‘아침드라마’의 단골 아이템은 다 모아 빼곡하게 채워 넣었다.

# 전문성도 갈등도 없다

사실 일일드라마라고 하면 어느 정도 무시당하는 면이 있는 게 사실인데 이는 비전문성과 낮은 개연성, 자극적인 전개에 기인한다. 가령 극 중 게임업계의 신화적 존재인 ‘하이블’ 창업자 ‘이형주’(이현욱), 최상의 경영컨설턴트이자 세계적인 석학 ‘차석진’(박훈), 뛰어난 변호사 ‘진유희’ 그리고 국문학과 박사로 인문학 강의를 하는 ‘혜승’, 차기 유력한 대권주자 등 해당 분야에 정통한 인물들임에도 불구하고, 어디에도 그들의 전문적인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가끔 게임하고 개발자에게 ‘할 수 있어!’라고 독려하든가, 법률 서류 몇 장 넘기는 게 고작이다.

직업이나 사회적 위상은 캐릭터를 감싼 포장지에 불과할 뿐 그 내용이 중요한 게 아니다. 어떻게 하면 인물들을 엮을지, 최소한의 현실감(?)만 확보하면 족하다. 일일드라마의 주 시청층의 연령대가 높다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전문성을 부각하거나 인물의 감정의 디테일한 묘사도 사실 그렇게 필요하지 않다. 갈등의 묘사도 그리 중요하지 않다. 덕분에 엄청난 일을 획책하는 데도 몇 마디 대사가 오고 가면 끝이다. 그보다는 예상된 흐름을 따라가며 시청자가 원하는 그림을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블랙의 신부>의 핵심은 어쨌든 권선징악 + 신데렐라 스토리다. 여기에서 벗어나면 오히려 반발심이 생길 수 있는데 시종일관 이 원칙에 따라 마무리까지 충실하게 복무하는 작품이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 등 OTT 플랫폼은 지상파보다 한결 낮은 연령대가 이용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만큼 고연령대가 쉽고 편하게 볼만한 콘텐츠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의 연합인 웨이브를 제외하고는 ‘일일드라마’ 같은 시리즈를 보는 게 쉽지 않다.

<블랙의 신부>는 넷플릭스가 기존의 TV조선이나 채널 A 등의 히트작을 수급하여 공개하는 게 아닌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다. 어찌 보면 넷플릭스 시리즈의 카테고리의 확장으로 좀 더 폭넓은 시청층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일 수도 있다. 총 8부작 481분 안에 웬만한 일일드라마 한편을 녹여낸 편이라 뻔한 전개에도 불구하고 스피디한 전개 덕분에 최소한 지루하지는 않다.

드라마 <나쁜 녀석들>, <신분을 숨겨라>,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 등을 연출한 김정민 감독이 연출을, 드라마 <사랑도 미움도>, <아들 찾아 삼만리>, <어머님은 내 며느리> 등 아침 연속극을 집필한 이근영 작가가 각본을 맡았다.

관람포인트1 ‘렉스’ 대표 최유선(차지연)의 너무 힘준 톤앤 매너는 처음에는 어색하나 나중에는 묘한 중독성을 발휘하기도 한다. ‘렉스’라는 하이엔드 결혼정보회사라는 아이템은 시리즈로 가져갈 만하기도. 가수이자 배우인 워너원 ‘박지훈’이 쿠키에 등장하여 기대감을 높인다.

관람포인트2 최상류층 파티와 그들 만의 몇몇 놀이 문화는 일일드라마에서는 보기 힘든 스케일이다.


사진출처_넷플릭스 <블랙의 신부>


2022년 7월 19일 화요일 | 글 박은영 기자(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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