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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마자 한마디! “장르적으로 본질은 코미디” <보 이즈 어프레이드>
2023년 6월 28일 수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보 이즈 어프레이드>는 나를 잘 보여주는 영화이고, 가장 아끼는 작품”이라며 “장르는 본질적으로 코미디라 유머가 있다”고 아리 에스터 감독이 소개했다.

<유전>(2018) <미드 소마>(2019)로 차세대 공포·미스터리 거장으로 부상한 아리 에스터 감독이 신작 <보 이즈 어프레이드>의 개봉에 임박해 25일(일) 한국을 방문, 27일(화) 언론시사회와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완성도 높은 작품을 연달아 선보이며 이른바 ‘믿고 보는’ 이라는 수식어를 달게 된 제작사 A24와 <조커>(2019) 등 설명이 필요 없는 배우 호아킨 피닉스가 주연을 맡아 일찍이 화제를 모은 이 영화는 엄마를 만나러 가야 하는 ‘보’(호아킨 피닉스)의 기억과 환상, 현실이 뒤섞인 기이한 여정을 179분이라는 긴 러닝타임 안에 빼곡하게 담았다.

이틀 전에 도착하여 아직 본격적으로 둘러보지 못했다며, 그간 먹은 한국음식은 모두 맛있었다고 전한 감독은 “한국영화의 오랜 팬”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보가 제대로 살아보지 못한 삶 그 인생 여정을 불안감과 긴장감, 유머 있게 담았다. 죄책감도 영화의 중심 감정 중 하나”라고 설명하며, 관객이 어렵다고 느낄 수 있겠다는 말에 “내 영화는 아주 단순”해서 어렵다는 이야기에 선뜻 수긍되지 않는다고 했다.

<유전>부터 <미드 소마>, <보 이즈 어프레이드> 세 작품 모두 죽음과 기이한 가족 관계라는 공통소재에 대해서는 “죽음이라는 주제에 끌리는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사람들이 죽음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이야기하려 했던 것 같다”고, 또 “스토리텔링을 통해 한 겹씩 벗겨 나가면 가족의 본질에 접근할 것 같았다. 우리가 익히 아는 모습에서 최대한 멀게 바꾸어 탐구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다층적인 짜임새와 긴박한 연출 비결을 묻자 “관객을 좀 더 긴장감 있게 하는 방식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내가 무서워하는 부분을 영화에 담으면 관객도 그대로 느끼는 듯하다”고, 그간 작품에서 공통으로 등장하는 머리(통)이 날라간다는 설정에 대해서는 “재미있어서다. 삽입 시 만족스러운 부분”이라고 답했다.

<보 이즈 어프레이드>는 오는 29일(목) 개막하는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개막식 당일 영화 상영 후 아리 에스터와 함께하는 ‘마스터 클래스’가 진행된다. 또 감독은 오는 7월 5일(수) 개봉을 앞두고 7월 1일(토) 봉준호 감독과 함께하는 GV가 예정되어 있다.

그는 “봉 준호 감독님을 몇 번 뵌 적이 있는데 매우 재미있는 분이다. <보 이즈 어프레이드>를 이미 봤고, 예의상 한 칭찬일지 몰라도 좋게 봤다고 하셨다. 평소 팬으로서 함께 GV를 진행한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김기영 감독과 고전 영화 <오발탄>(1960)”을 존경하는 감독과 좋아하는 영화로 꼽아 한국 영화의 찐팬임을 드러낸 감독은 최근 30년 동안 활동한 감독으로는 봉준호, 박찬욱, 홍상수, 나홍진, 장준환 감독과 그들의 작품을 좋아한다고 꼽았다.

특히 그 이유도 상세히 들었는데, “홍상수 감독 작품은 에릭 로메르 감독이 떠오르는 작품이 많고, 편안하게 볼 수 있다. 박찬욱 봉준호 나홍진 감독 작품은 장르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과감하게 장르를 해체하는 등 실험적이고 모험적이다. 이창동 감독은 매우 아름다운 언어로 인물과 서사를 다루는데 그 깊이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러한 감독의 장점들은 곧 한국영화의 경쟁력이라면서 “한국영화에 있어 유머를 빼놓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유전> <미드 소마> <보 이즈 어프레이드>까지 세 작품 모두 제작사 A24와 작업했다.

“할리우드에서 오리지널 작품을 만드는 게 점차 어려워지는 추세에서 운이 좋게 A24와 인연을 맺어왔다. A24는 아티스트의 창작 자유성을 보장하고, 누구와 하든 전적으로 믿고 끝까지 지지해 준다”며 덕분에 건설적인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보 이즈 어프레이드>는 10여년의 준비 기간 끝에 완성했다고 알려졌다. 그는 ‘처음 시나리오를 쓴 건 12년 전이고, 메이드가 되지 않아 서랍에 넣고 잊고 있었다’고 사연을 전했다. <미드 소마> 작업 후 다시 읽어 보니 쓸 만한 부분이 있어 1년 정도 시나리오 작업을 거쳐 촬영에 들어갔다고 한다.

“보를 떠나보낸다는 데 섭섭하다. 보의 세계가 이상해도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서 그렇다”면서 “가장 아끼는 작품이라 마치 물가에 내놓은 아이처럼 잘 보호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 영화를 “가장 나다운 영화”라고 소개한 바 있는 그는 “친구들이 내 성격이 잘 드러난다고 먼저 말해줬다. 나를 반영한 유머가 많아서 그런 듯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감독은 “음향에 수개월을 할애할 정도로 극장 관람해야 ‘보’의 세계에 완전히 몰입하고 그 세계에 둘러싸여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극장용 영화임을 강조하며 “장르가 본질적으로 코미디라 여러 사람과 같이 관람해야 재미가 배가된다”고 부연했다.


한마디
● 장르가 코미디라는 감독과 미스터리·호러를 기대한 관객과의 간극만 메우면!

(무비스트 박은영 기자)



2023년 6월 28일 수요일 | 글 박은영 기자(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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