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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평가! 진정 해피하고도 세련된 엔딩!
마법에 걸린 사랑 | 2007년 12월 14일 금요일 | 민용준 기자 이메일


공주와 왕자, 그리고 마녀가 살아가는 세계. 그것은 우리가 꿈 많던 유년 시절, 동화로 만나던 가상의 현실이자 불멸의 해피엔딩이다. 마녀의 독사과를 먹고 죽지도 않고 잠든 공주는 왕자의 키스로 잠에서 깨어나고, 계모의 갖은 구박을 견뎌낸 아리따운 처녀는 결국 왕자의 첫사랑이 된다. 언제나 동화 속 왕자님과 공주님은 역경을 이겨내고 단 한번의 운명적 만남으로 해피엔딩의 마침표에 도달한다. 그래서 동화는 현실에서 박제처럼 생동감 없는 행복처럼 느껴질 뿐이다.

자신의 의붓 아들인 왕자의 결혼을 막아 자신의 왕국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마녀의 술책에 의해 2D 애니메이션의 펜 터치로 그려진 동화 속 공주가 실사의 세계로 추락해 뉴욕 한복판의 맨홀 뚜껑을 열고 등장한다는 <마법에 걸린 사랑>은 디즈니 특유의 동화적 애니메이션의 순수를 고스란히 현실의 상 위에 대입했을 때 발생하는 정서적 충돌을 영화적 장기로 활용한다. 노래하는 공주와 대화를 나누는 숲 속 동물들의 예쁜 그림은 실사로 비춰지는 현실의 상 위에서 특이한 기질로 돌변한다.

하지만 <마법에 걸린 사랑>은 이질적인 장르의 정서의 충돌을 단순한 웃음의 묘미로 몰락시키는데 급급하지 않다. 오히려 디즈니 동화의 순수성을 통해 현대 인간들의 삭막한 정서를 치유하겠다는 로맨틱 코미디물에 가깝다. 이는 성인들에게 해피엔딩의 강박처럼 여겨지는 동화의 순수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도의 착오를 의심케 하지만 그 순수성을 묘사하는 방식의 탁월함으로 이를 극복하며 동시에 무미건조한 세태에 대한 역설을 끌어낸다.

동화적 공주의 순수함으로 백치미를 뿜어내는 지젤(에이미 아담스)은 작품의 매력을 주조하는 근원지점이자 이야기를 이끄는 캐릭터의 축이다. 2D 애니메이션이 실사로 전환되면서 그녀를 덮치듯 실사의 당혹감은 그 자체를 묘사하는 것만으로 이색적인 재미를 선사하며 극복될 수 없는 장르적 정서의 괴리감을 통해 양산된 에피소드는 묘한 웃음을 선사하고 흥미를 유발한다. 특히 노래로 자연과 소통하고 동물과 대화를 나누는 지젤의 비정상적인 행위는 현실을 배경으로 함에 아이러니하다. 또한 종달새처럼 지저귀듯 노래하는 지젤을 통해 <마법에 걸린 사랑>은 뮤지컬 영화의 발랄한 제스처를 삽입하기도 한다.

<마법에 걸린 사랑>은 동화와 현실의 정서적 괴리감을 활용해 삭막한 현대인의 불순한 정서를 자극한다. 이는 공주의 존재를 부정하는 로버트(패트릭 뎀시)와 그 존재를 믿는 그의 딸 모건(레이첼 커비)의 시선을 대비시키는 형태로 묘사되기도 한다. 동화를 믿지 못하는 어른들은 해피엔딩을 부정하며 순수성을 비웃는다. 그래서 동화와 달리 추락하는 공주를 거뜬히 받아줄 왕자는 영원히 행복할 수 없는, 즉 해피엔딩을 믿지 못하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 동시에 왕자를 기다리며 운명적인 해피엔딩을 고대하던 동화 속 공주는 현실에서 슬픔에 마냥 젖을 필요 없이 화를 낼 수도 있음을 깨닫는다.

동화의 순수성이 백치미스럽게 나열된 유치찬란하고 조악한 설정을 뻔뻔하게 들이미는 <마법에 걸린 사랑>은 의외로 상당히 호감을 부른다. 그건 단순히 동화와 현실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접점의 배치가 절묘하게 어울리는 구석이 있는 덕분이다. 동시에 동화의 구조를 현실에 녹여내는 과정이 일방적인 융화가 아닌 역전의 방식으로 진행되는 덕분이다. 동화 속 공주의 순수한 표상을 현실의 진리로 새겨 넣기보단 현실의 관습을 익히고 역으로 동화적인 순수함을 녹여내는 과정이 재치 있는 설정과 매력적인 캐릭터를 통해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진다. 특히나 자신의 사랑을 구하기 위해 마녀에게 맞서는 지젤을 통해 동화 속 왕자를 기다리는 지고지순한 공주의 소극적 자태를 전복시키며 그녀를 적극적인 여성의 상으로 진화시킨다. 결국 동화와 현실, 모두를 만족스럽게 갈무리하는 영화의 해피엔딩은 순수와 실리를 모두 섭렵한다. 동화의 순수한 묘미를 훼손하지 않으며 현실적인 실리감을 놓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마법에 걸린 사랑>은 성공적인 윈윈 전략이다. 이렇게도 노골적이면서도 세련된 해피엔딩도 참 드물다.

2007년 12월 14일 금요일 | 글: 민용준 기자(무비스트)




-동화의 해피엔딩을 혐오하는 당신이라도, 이 영화의 해피엔딩에 박수를 칠 것이다.
-아름답고 순수한 백치미의 표상 지젤, 에이미 아담스의 사랑스러운 공주병!
-마치 진짜 동화 속 왕자와 마녀같은 제임스 마스덴과 수잔 서랜든!
-동화가 현실과 만나는 아이러니, 해프닝은 즐겁고 마음은 훈훈하다.
-공주와 왕자, 그리고 마녀? 내가 이 나이에 동화나 보리?
-공주님과 왕자님께서 좀 극성이시긴 합니다만 어째 좀 귀엽게 봐주시긴 힘이 드려나?
31 )
sdwsds
시사회때 보고 생각보다 좋았습니다.
그리고 웃음도 있고 따뜻함도 있습니다.
  
2008-01-03 09:35
iamjo
머할까 환상적이긴 하지만 기대는.....   
2007-12-30 20:13
lyk1414
오오!! 엔딩이 세련되고도 해피하다고라 완전 보고프다 ㅎ   
2007-12-29 03:14
pemberley
아마 어른들이 더 기다리고 있는 영화일 거에요. ^^


  
2007-12-29 00:22
iamjioo
솔직히 지금 제일 끌리는 영화랍니다^^   
2007-12-28 22:50
kki1110
공주가 너무 늙었다눈.. ㅡ,.ㅡ
하지만 현실남자가 애딸린이혼전문변호사니.. ;;;;
글취만 마녀가 너무 허무하게 죽는거 아녀???
헉.. 나 스포???   
2007-12-28 17:42
ranalinjin
^^ 순수하구 너무 이쁜 영화랍니당~~ㅋㅋㅋㅋ   
2007-12-27 18:15
theone777
음 평가 무난하네요~ ㅎㅎ   
2007-12-19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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