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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안내! 소통할 수 없었던 그들의 소통
의형제 | 2010년 1월 28일 목요일 | 김도형 기자 이메일


<영화는 영화다>로 검증받은 장훈 감독이 이번에도 두 남자의 소통에 관한 영화를 내놨다. 장훈 감독이라는 이름을 인지하기 전에 송강호, 강동원 주연이라는 이름이 먼저 눈에 들어올 정도로 이번 조합은 탄탄하다. 게다가 남파 간첩과 파면당한 국정원 요원이라는 독특한 소재도 관심을 끈다. 두 번째 작품에서 시련을 겪는다는 속설을 장훈 감독은 빗겨갈 수 있을까? 외부 스펙으로는 그러고도 남아 보인다.

서울 한복판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진다. 남파 공작원 ‘그림자’와 지원(강동원)이 배신자를 처단한 사건이다. 이에 대한 정보를 얻은 국정원 요원 한규(송강호)는 지원 요청을 하지 않고 자기 팀원들만으로 현장을 급습한다. 하지만 작전은 실패로 끝나고 책임자인 한규는 파면을 당한다. 지원 역시 현장 급습의 책임을 물어 배신자의 누명을 쓴다. 6년 뒤, 흥신소 일을 하는 한규는 우연히 지원을 만난다. 지원을 통해 ‘그림자’를 잡고 싶었던 한규는 동업을 제안한다. 하루 종일 붙어 다니고 잠도 같이 자지만, 서로에 대한 감시의 눈길을 거두지 않는 두 사람. 그러던 중, 다시 남파된 ‘그림자’가 진짜 배신자를 처단하고 지원도 합류시킨다. 때마침 이들을 노린 국정원 요원들의 추적이 시작되고, 한규는 지원을 보호하기 위해 현장으로 향한다.

깡패 같은 배우와 배우 같은 깡패를 주인공을 한 <영화는 영화다>는 남다른 관계를 통해 소통의 얘기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 <의형제> 역시 독특한 관계를 설정하고 그 안에서 가능한 소통을 보여준다. 결코 같이 할 수 없는 두 사람, 서로의 목숨까지 위협할 수 있는 존재지만, 그들의 특별한 동거는 예상하지 못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남파 간첩이었지만 누명을 쓰고 버려진 지원과 국정원 요원이었지만 무리한 작전 수행으로 파면 당한 한규. 정반대의 위치에 있던 두 사람이지만, 비슷한 상황을 겪으면서 서로에게 다가갈 수 있는 빌미가 생긴다. 흥신소 사장과 직원으로 다시 만난 둘의 기묘한 동거는 애초에 설정해놓은 관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관계의 형성을 가능하게 한다. 생활 자체를 공유하면서도 각자의 비밀을 지켜야 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색다른 전개를 보여준다.

처음 설정된 두 남자의 관계는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전복된다. 둘은 잡아야하는 간첩이었지만 점차 도움을 줘야 할 사회적인 소외자로, 감시하고 정보를 얻어내야 할 대상에서 도와주고 같이 해야 할 사람으로 점차 관계가 바뀐다. 서로의 비밀을 조금씩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두 사람에게 생겨서는 안 되는 의리라는 감정이 생기고, 이해와 소통을 통해 이념이나 현 상황을 뛰어넘는 새로운 관계를 만들게 된다.

한규와 지원을 연기한 송강호와 강동원은 영화를 이끌어가는 핵심적인 힘이다. 다양한 에피소드가 나오고 여러 상황이 연출되지만, 두 남자에 철저히 의존해 진행되기 때문에 배우들의 역할이 크다. 송강호는 삶에 지친 외로운 아버지의 연기를 코믹하면서도 묵직하게 표현하고, 강동원은 말수 없이 혼자만의 고독과 고통을 감내하는 비밀스러운 캐릭터를 연기했다. 아무래도 이야기의 큰 축이 송강호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탓에, 베트남 조직과의 대결이나 ‘그림자’를 쫓는 사투, 두 사람의 화해 등 많은 부분에서 그의 역할이 크다. 코믹함과 진지함을 능수능란하게 넘나드는 그의 연기가 <의형제>의 맛을 더 살린다.

장훈 감독은 로케이션과 세트 등 공간의 효과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아파트를 중심으로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총격전은 물론이고, 남가좌동의 좁은 골목에서 촬영된 액션 장면은 공간의 특성을 잘 살려 빠른 템포로 전개된다. 구글 위성으로 찾았다는 인천의 공장 역시 사회에 속하지 못했지만 그들과의 끈을 놓지 않는 캐릭터들의 상황을 적절히 묘사하며, 세트로 지어진 복층구조의 오피스텔은 소소한 에피소드를 만들기에 적절한 선택이었다. 아래층의 지원을 감시하기 위해 위층에 자리를 잡은 한규의 포지션은 웃음을 유발하기 위한 근거가 된다.

장훈 감독은 <영화는 영화다>에 이어 다시 한 번 관계와 소통에 대해 이야기한다. 상황이 다르고 입장이 달라졌지만, 여전히 정반대에 있던 이들이 서로에게 다가가는 모습은 일맥상통한다. 여기에 남북문제와 불법체류 등 사회적인 문제들을 거론하며 현실적인 시선을 유지하며, 이와 동시에 유머러스한 상황으로 웃음도 유발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다소 손발이 오글거리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따뜻함이 녹아있다.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사람들의 관계를 그려내는 솜씨는 확실한 적시타라 할 수 있다. 그것도 연속타석 안타다.

2010년 1월 28일 목요일 | 글_김도형 기자(무비스트)




-두 사람의 기묘한 동거, 상황 자체가 재미있다
-송강호, 강동원이 잘 할 수 있는 바로 그 연기
-웃음과 진지함과 사람의 관계와 이념 문제 등을 넘나드는 유연함
-장훈 감독이 날린 연속 적시타!
-손발이 오글거리는 마지막 장면은 어색하다
-배우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 어째됐던 송강호를 중심으로 헤쳐 모엿!
-<전우치>로 새로운 캐릭터를 연기했던 강동원, 금세 본래 모습으로 귀환
44 )
kwyok11
8점씩이네요   
2010-01-29 08:04
gurdl3
평이 좋네요~기대되요~   
2010-01-29 01:53
gaeddorai
굉장히 적절했던 영화로 기억될듯.   
2010-01-29 00:28
mooncos
정말 재밋던데   
2010-01-28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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