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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평가! '부산판 의리없는 전쟁'이자 '뽕 느와르'
사생결단 | 2006년 4월 19일 수요일 | 서대원 기자 이메일


긴박감 넘치면서도 경쾌한 수사반장스런 오프닝 음악!
대충 휘갈겨 쓴 듯한 세로쓰기의 오프닝 크레딧!
이어 등장하는 지 얼굴의 반 이상을 덮어버리는 큼지막한 깜장 글라스 사나이!
그리고.... 그 뒤를 부유하고 있는 쇠락한 부둣가와 환락에 젖어 휘청거리는 네온사인의 불빛들!

이러한 범상치 않은 시청각적 스타일로 스타트를 끊는 <사생결단>의 도입부는 언뜻 홍콩 느와르 영화들을 연상시키면서도 그와는 별도로 어디서 본 듯한 또 다른 기억의 흔적들을 다시금 마주하게끔 환기시킨다. 70~80년대 일본을 뒤흔들었던 후카사쿠 긴지 감독의 도에이사 야쿠자물 <의리없는 전쟁> 시리즈가 바로 그것이다. 쿠엔티 타란티노가 <킬빌>을 통해 그에 대한 오마주임을 밝혔듯, 최호 감독 역시 <사생결단>이 긴지 감독의 영향을 적잖이 받은 느와르라는 사실을 기자회견을 통해 전했으니, 필자의 통밥! 언제나 그랬듯 이번에도 대충 맞았음이다.

극단적 폭력을 통해 일본 사회의 폐부를 드러냈던 그와 마찬가지로 <사생결단>은 90년대 후반 IMF가 몰아닥쳐 희망의 씨가 말라비틀어져버린 땅에 거처하고 있는 인간 군상들의 지독한 생존본능을 그린다.

당시의 상황을 보여주는 신문기사 스틸 컷을 연속적으로 배치하며 느와르에 다큐적 양식을 차용!
의리와 정의로 웅변되는 남성 공동체 딸딸이용 영웅담과는 거리가 먼 배신과 모략이 판치는 비정한 먹이사슬의 지옥도를 거친 이미지와 핸드 헬드, 줌 카메라 등을 적극 활용해 역동적 화면으로 생생하게 포착해낸 스타일! 등
영화의 상당부분이 <의리없는 전쟁> 시리즈에서 비롯됐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물론, 이것이 영화의 허물일 순 없다. 거장의 작품을 빌려 자신의 세계를 넓혀가며 단단히 구축해나가는 건 자연스런 수순이자 영화감독에게 요구되는 신성한 의무이기도 하다.

단, 트렌디에 민감하고 익숙한 것에 편안함을 느끼는 대중들에게 이 무겁고 낯선 스타일의 영화가 강한 흡입력을 발휘할지는 사실 미지수다.

<사생결단>은 그래서 황정민과 류승범이라는 걸출한 배우를 내세웠고, 이 카드는 분명 먹힐 만한 구석이 다분하다. 약육강식 속에서 남은 건 악밖에 없다는 듯, 악다구니 하나로 세상을 돌파해나가는 이 고단한 인생의 두 캐릭터는 가공할 만한다. 소돔과 고모라 같은 타락한 도시 부산에서 벌어지는 이들의 의리없는 전쟁은 사생결단 그 자체다. 70년대 한국영화계를 주름잡던 왕년의 액션활극스타 김희라 선생의 등장 역시 그의 부침 심한 사적인 인생과 맞물려 ‘짠’한 인상을 남긴다.

영화의 스타일과 배경 역시 지난 시간에 뿌리를 대고 있지만 IMF에서 별반 진화되지 못한 시스템이 버젓이 당대에서도 득세하기에 <사생결단>의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하다. 너 죽고 나 죽자가 아닌 너 죽고 나 살자!는 비천한 욕망이 들끓는 오늘날 우리네 자화상을 반추해볼 여지가 영화에는 놓여 있다. 종래의 마초 전시장의 한국 남성물이 분출했던 땀 냄새가 감정 과잉의 향수에 기대 퇴행적으로 흘렀다면 최호 감독의 <사생결단>은 복고에 갇히지 않고 현실을 일깨우는 매개체로 이들의 살벌한 독기에 다름 아닌 땀내를 화면 안에 뿌려댄다. 물론, 감독의 이러한 선택은 영화의 장르적 쾌감을 높이는 데 복무한다.

초장부터 끝물까지 스크린을 들쑤시는 수컷들의 폭주하는 에너지와 거침없이 이어지는 독한 이미지, 무겁고 탁하게 흐르는 정서 등은 분명 매력적이지만, 자칫 관객의 감정을 짓누르며 피로회복제 한 알을 복용해야만 하는 몸 지침 현상을 불러일으킬 본의 아닌 자충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다른 가지를 치지 못하고, 적과의 동침이자 동상이몽적인 물고 물리는 배신만을 거듭하는 스토리의 반복 또한 발군의 인물들이 빚어내는 그 묘미에 비하면 아쉬운 부분이다.

마약 중간 판매책 이상도(류승범)와 누가 봐도 제 정신이 아닌 광기어린 도경장(황정민)이 비열한 거리에서 히로뽕을 둘러싸고 개싸움을 벌이는 ‘부산판 의리없는 전쟁’이자 ‘뽕 느와르’인 <사생결단>! 앞썰했듯 당 영화는, 지리멸렬한 팍팍한 삶을 마주할 수 있는 메시지와 박진감 넘치는 스타일 등 눈여겨 볼 구석이 많지만 무엇보다 두 수컷의 캐릭터가 뿜어내는 광포한 에너지가 단연 돋보이는 영화다.

흥행성
82 %
작품성
83 %

-딸딸이성이 강한 남성 영웅담 느와르에 완전 물려 새로운 남성물 맞닥뜨리고 싶은 분!
-황정민 류승범 좋아하는 이!
-전국 연기학원 수강생! 죄다 관람
-한때 김희라 선생 팬이었던 중년남녀!
-일본 야쿠자물, 특히 후카사쿠 긴지 감독 작품,에 매료된 분
-달콤주말을 맞아 달콤연인끼리 달콤로맨스스런 영화 관람계획에 있었던 연인 잠시 고민!
-마약!폭력!욕! 등등 별 거 아닌 일에 별스럽게 반응보이는 예민하신 어르신네!
-센 캐릭터 센 이미지 무거운 분위기....뭐 이런 거 별반 반기지 않는 분!
17 )
emizi
"사생결단"의 황정민의 연기에 또 다시 반하게 만든 작품 입니다.
어떤 역활이 주어지든 자기꺼로 만든 프로다운 배우를 만나다!!   
2006-04-2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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