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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안내! 작은 속임수가 만들어가는 희망
트릭스 | 2009년 11월 9일 월요일 | 김도형 기자 이메일


2008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만난 안제이 자크모프스키 감독은 밝고 긍정적인 사람이었다. 인생은 크고 작은 수많은 트릭의 연속이고, 특히 즐거움과 행복을 위해서는 작지만 희망을 담은 트릭이 꼭 필요하다며 일상 속의 판타지에 대해 얘기했다. <트릭스>는 그런 영화다. 거창하고 엄청난 소원을 비는 영화가 아니라 사소하고 작은 개인적인 행복을 가져다주는 영화다. 작은 선택을 가능하게 하는 작은 트릭들, 그 안에서 인생의 새로운 의미와 기쁨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

6살 스테펙(데미안 울)은 가게를 하느라 바쁜 엄마보다는 12살 터울인 누나 엘카(아벨리나 발렌지아크)와 함께 지내는 시간이 더 많다. 엘카는 낮에는 스테펙을 돌보고 밤에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취업 준비도 한다. 장난기 가득한 스테펙은 누나의 데이트에 끼어들고, 누나 남자친구의 오토바이를 같이 타거나, 비둘기를 날리고 노는 것이 일상이다. 그러던 어느 날 플랫폼에 앉아 있는 처음 보는 중년의 남자를 보고 아버지라는 것을 직감한다. 하지만 그는 기차를 타고 갈 사람이다. 스테펙은 작은 트릭이 행운을 불러온다는 믿음으로 여러 속임수로 그 남자를 붙잡는다. 기찻길에 동전을 뿌리고 장난감 병정을 세워두는 등 그 남자가 어떻게든 엄마의 가게로 가도록 장치들을 마련한다.

안제이 자크모프스키 감독은 자신의 유년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며 <트릭스>를 만들었다. 실제 12살 터울의 누나 손에 자란 그는 자신의 유년기 정서를 영화 속에 섞어 일상과 판타지가 공존하는 귀여운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소년의 유치하지만 귀여운 행동들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어렸을 적 기억을 떠올리게 하며, 작은 속임수와 트릭들이 소년의 바람을 이루어가는 과정은 마법을 보는 듯 유쾌하다. 기차를 놓친 아빠가 다음 기차마저 못 타게 하기 위해 커피 가게 문 앞에 장난감 병정을 세워둔다던지, 기차를 막기 위해 레일 위에 동전을 뿌리고, 병정을 세워두는 등의 행동에는 소년의 순수함이 전해진다.

영화는 소년의 모습을 통해 사실적인 행동과 이상적인 결과라는 두 가지 요소를 적절히 배치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일상과 동화는 자연스럽게 합치되며 그 안에서 작은 행복이 만들어진다. <트릭스>는 무엇인가를 의식적으로 꾸미기보다 사소한 일상의 작은 순간을 주의 깊게 바라보는 즐거움을 전한다. 여기에는 400: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스테펙 역의 데미안 울의 연기도 한 몫 한다. 처음 연기를 하는 배우지만, 사소한 감정 표현과 디테일한 상황 설정 등 영화의 전체 톤을 능숙하게 조율한다.

<트릭스>는 단순하고 작은 이야기를 다룬다. 하지만 그 작은 이야기 속에는 큰 행복이 담겨 있다. 영화는 우리가 쉽게 지나치는 가치들, 작은 행동 하나가 불러올 수 있는 사건들에 주목한다. 동화적인 상상은 현실적인 일상에 어떠한 새로움을 선사한다. <트릭스>는 작은 마법들로 가득한 비현실적 에피소드의 나열이다. 습관이나 미신, 징크스일 수도 있다. 하지만 무엇이든 상관없다. 원래 행복이란 사소한 변화에서 시작되는 거니까.

2009년 11월 9일 월요일 | 글_김도형 기자(무비스트)




-작고 귀여운 영화의 사소한 즐거움이 만족스럽다
-아역 배우의 연기, 감독의 디테일한 연출이 새로운 재미를 준다
-비현실적 마법의 향연. 너무 사소해도 관심받기 어렵다
-극의 흐름에 감정의 고저가 무뎌 심심한 편
-낯선 폴란드 영화의 거리감
20 )
kisemo
잘봤어요   
2010-03-12 19:46
scallove2
잘봣습니당   
2010-02-05 22:07
nada356
이런 잔잔한 영화 좋아요.   
2009-12-02 15:32
kooshu
볼거에요   
2009-11-27 16:15
withyou625
디테일한 연출이 넘 기대되공 꼬마 넘 귀엽당   
2009-11-18 22:01
mvgirl
희망을 주는 작은 속임수   
2009-11-12 23:41
bjmaximus
폴란드는 우리에게 월드컵 첫승을 안겨준 나라 아닌가? ㅎㅎ   
2009-11-12 12:17
wnsdl3
비현실적 마법의 향연이라..음...   
2009-11-10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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