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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눠먹기엔 조촐한 (오락성 6 작품성 6)
스탠리의 도시락 | 2012년 3월 7일 수요일 | 양현주 이메일

철 되면 찾아오는 성룡 영화처럼 이제 인도영화는 영화제에서만 잠깐 들여다보는 마니아용 영화에서 대중영화로 자리매김 중이다. 흥겨운 음악, 화려한 편집, 인도산 향신료를 뿌려놓은 듯한 다채로운 색감과 빼어난 영상미까지, 발리우드 영화는 웰 메이드의 집합이다. 성공한 원작을 발리우드산 향료를 사용해 재탄생시키며 인도영화계는 할리우드 다음으로 손꼽히는 영화공장이 됐다. 마치 해외 유명 영화를 어떻게든 자국용 리메이크로 재생산해야하는 할리우드의 강박이 떠오를 정도로 산업적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아미타브 밧찬이나 샤룩 칸으로 대표되는 스타영화를 넘어 우리나라에도 속속 인도산 대중영화들이 도착하고 있다.

<스탠리의 도시락>은 <옴 샨티 옴> <내 이름은 칸> <세 얼간이> 등 최근 인기를 얻은 인도 영화들에게 빚을 지고 있다. 이솝우화 수준의 동화 같은 이야기는 발리우드의 유산을 기꺼이 계승한다. 문제는 매혹적인 영상과 흥겨운 음악이 동행하지만 강렬한 스토리가 부재하다는 것이다. 점심시간 도시락을 주제로 펼쳐지는 가슴 따뜻한 동화를 그리는 영화는 아동영화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과잉이 미덕인 발리우드산 영화를 기대하고 간다면 <스탠리의 도시락>이 내미는 반찬은 조촐해 보일 것이다. 러닝타임의 절반 이상을 교실에서만 붙박이로 진행되는 영화는 행동반경이 좁아 이야기를 더 단조롭게 보이게 한다. 드라마의 중심 갈등인 식탐 선생과 어린 제자의 선악 구도는 반복을 거듭한다. 톰과 제리식의 단순한 선악구도는 금세 물릴 수밖에 없다. 악역 선생의 비현실적인 캐릭터는 우화로 보기에도 설득력을 잃는다. 헐거운 이야기를 음악으로 대체하려는 과잉과 감동이 부재한 슬로모션은 강박적이다. 단순하고 착한 이야기가 항상 모자란 것만은 아니다. 이란 영화 <천국의 아이들>에서 3등 상품 운동화를 획득하기 위해 일부러 속도를 늦추던 남매의 모습은 슬며시 미소를 띠게 했다. 관객을 움직였던 이 우화 같은 이야기 작법이 <스탠리의 도시락>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사실 영화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마지막 십분 속에 압축되어 있다. 1,200만 명의 인도 어린이들이 하루 1달러도 안 되는 일당으로 12시간 노동을 착취당한다는 현실, 이것이 <스탠리의 도시락>을 제작된 진짜 이유다. 아동노동착취를 본론으로 하고 싶었던 영화는 당의정으로 도시락과 식탐선생 일화를 살로 붙였다. 불편한 진실을 말하고 싶다는 의도는 바람직하다. 하지만 메시지가 올곧다 해도 설득력을 잃는 이야기 작법은 동화로만 보기에도 무책임하다. 발리우드 특유의 웰메이드를 생각하고 총천연색 십이 첩 밥상 정도를 기대한다면 전체관람가용 권선징악 우화에 포만감을 느끼기는 어렵겠다.

2012년 3월 7일 수요일 | 글_프리랜서 양현주(무비스트)    




-초딩 이하 아들딸조카에게 권하는 건강한 도시락
-건강하고 착하며 교훈적이다
-감독 아버지와 아들이 선생과 제자로 동반 출연했다는 훈훈한 비화
-반찬이 부실해 맛없는 도시락
-무상급식 정책 홍보용 영화 정도로는 적극 활용을 추천
2 )
kshwing
계란후라이,길쭉한 쏘세지,볶은김치만 있어도 맛있는 도시락이 나는 좋더라~   
2012-03-12 10:02
chs933
식탐선생님...지금까지 선생님 캐릭터와는 반전이네요...^^   
2012-03-08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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