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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쾌히 응원하기엔 다소 심심하다 (오락성 5 작품성 6 )
나는 공무원이다 | 2012년 7월 12일 목요일 | 정시우 기자 이메일

<7급 공무원>이 공무원의 애환을 그린 작품이 아니듯, <나는 공무원이다> 역시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보다 어렵다는 공무원 되기에 대한 처세술을 알려주는 영화가 아니다. 원래 제목이 <위험한 흥분>이었다는 사실에서 유츄할 수 있듯, 이 영화는 뒤늦게 찾아온 흥분에 매료된 한 남자의 이야기, 이 땅위의 샐러리맨들이 한번쯤 꿈꿔봤을 일탈에 관한 이야기다.

이름 한대희(윤제문). 마포구청 환경과 생활공해팀에서 근무하는 10년차 7급 공무원이다. 이 남자, 자신의 직업이 삼성전자 임원 안 부럽다고 자신한다. 왜? 정시출근에 정시퇴근, 정년까지 확실히 보장되니 이 보다 마음 편할 수 없다. 게다가 한대희는 파워포인트의 달인이다. 그 바닥에서 문서작성 능력은 웬만한 스펙 못지않게 중요할 터. 기다려라 6급 공원이 멀지 않았다! 그런 그의 삶에 시동을 건 건, 상사도 애인도 부모도 아닌 홍대 인디밴드다. 부동산 사기를 당해 거리로 나앉게 된 ‘삼삼은구’ 밴드에게 지하실을 내 준 대희는 우연히 팀의 베이스를 맡게 되고, 이때부터 계획에 없는 일들을 겪게 된다.

음악과 일탈. 영화 속 대희가 그토록 주창하는 ‘대세’와는 조금 먼 소재다. 이미 많은 영화들이 음악과 일탈을 엮어 관객 앞에 선보였다. 새로울 게 없다. 그렇다고 상심하기엔 이르다. 이 영화의 미덕은 음악적 쾌감이나 일탈이 주는 대리만족에 있지 않다. 오히려 영화가 직시하는 건 정말 있을 법한 우리네 일상, 우연과 감동이 남발하지 않는 실제의 세계다. 무엇보다 <나는 공무원>의 공무원 대희는 구청에 가면 살아 숨 쉬고 있을 것처럼 친숙하게 다가온다.

영화에 일상성을 부여하는 일등공신은 윤제문이다. 영화 속 윤제문이 창조한 대희라는 인물은 담백하기 이를 데 없다. 앞서 그가 연기한 <뿌리깊은 나무> 가리온과 <더킹 투하츠> 김봉구를 생각하면 평범하기 그지없는 대희를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윤제문의 연기 스펙트럼이 얼마나 넓을지를 확인할 수 있다. 과욕 부리지 않고 달리는 연출 또한 영화의 담백함에 일조한다. 공무원 대희가 직장을 박차고 나와 인기 가수가 된다든지, 베이스 실력이 드라마틱하게 일취월장한다는 식의 판타지와 타협하지 않는다. 덕분에 영화가 얻은 건 공감의 깊이다. 열기 속에 가려진 홍대의 맨얼굴을 밀착해 파고 든 것도 이 영화의 성취다.

하지만 담백함만으로 버티기엔 101분이라는 러닝타임이 다소 길다. 섹스피스톨스, 빕 딜런, 핑크 플로이드, 누트롤즈 등 팝음악 애호가들을 즐겁게 할 추억의 잔해들이 대거 등장하긴 하지만, 요즘 젊은이들이 즐겨 듣는 음악의 ‘대세’는 케이팝이다. 이 영화의 타깃층이 중장년층 남성팬인가? 내용상 타깃이 불분명해 보인다. 또 하나 아쉬운 건 기술적인 만듦새다. 저예산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을 감안하고 보더라고 영상의 완성도는 아쉽다.

(덧붙이기) 윤제문은 자신의 첫 주연작 <이웃집 남자>에 이어 또 한 번 내레이션을 담당한다. 아무래도 윤제문은 감독들로 하여금 그 심드렁한 목소리를 전면에 내세우고 싶게 하는 욕구를 일으키는 배우인가 보다. 자칫 잘못하면 작위적일 수 있는 내레이션이 윤제문을 통과하는 순간, 극적 객관성을 확보하는 수단이 된다. 무엇보다 그의 독백은 듣는 재미가 있다. 연극으로 치면 호흡과 템포의 문제인데, 대사에 운율을 넣어 씹는 덕에 별것 아닌 대사도 귀에 착착 감긴다.

2012년 7월 12일 목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     




-본격 홍대로컬무비!
-대세 윤제문이 왜 대세인가를 확인할 수 있다
-판타지와 타협하지 않는 연출의 굳은 심지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소재
-예비 공무원들! 공무원의 애환을 확인하시라.
7 )
strength007
한마디로 말해서 너무도 싱거운 영화엿다. ㅠㅠ   
2012-07-18 15:13
kahiphop
이건 뭐 밑도끝도 없구나... 송하윤 아깝다!!!   
2012-07-18 14:18
puss33c
아쉽게도 임팩트가 없다. tv드라마단막극장의 느낌이랄까. 영화로써의 임팩트는 부족해서 아쉽다   
2012-07-17 17:01
moviestar12
윤제문의 매력은 확실히 드러난 영화였다! 영화가 약간 밋밋한 면은 있었지만.   
2012-07-16 20:34
spitzbz
록음악 나아가서는 음악매니아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선물이었지만... 저같이..
그외의 대중에게는 참 심심하기 그지없고 뭔소리인지 의미를 모를 대사가 많았지요
아는만큼 보이고 느껴진다고.. 다분히 덕후취향의 영화...
윤제문님은 대학로 공연도 몇번 보고했는데.. 정말 연기스펙트럼이 넓은 분이시더군요
그많은 총알대사도 다 한번의 흐트러짐없이 소화하는것부터 연기라고 느껴지지않는 자연스러운 연기하며..
다시한번 꼭 보고싶은 작품이었습니다.
대세음악만을 자주 듣는 관객이라면... 졸지않을까요... ^^   
2012-07-16 12:43
goodman43
공무원의 애환을 그린 영화라 그리 특별하지 않기 때문에 그냥 우리네 일상을 보는 듯한 영화일 것 같습니다. 조금 따분 할 내용도 있을것 같고 조금은 심심할 수도 있다고 생각되네요   
2012-07-16 00:14
lhj9005
개인적으로는 음악 영화 가 우리나라에 많지가 않아서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평소에 이런류의 영화를 좋아해서 개인적으로는 기대가 되는 작품입니다.   
2012-07-13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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