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위선이 만든 감옥에 갇힌 비운의 여인 (오락성 6 작품성 7)
테레즈 데케루 | 2014년 11월 27일 목요일 | 최정인 기자 이메일

감독: 끌로드 밀러
배우: 오드리 토투, 질 를르슈, 아나이스 드무스티어, 스탠리 웨버
장르: 드라마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10분
개봉: 12월 4일

시놉시스

1928년 프랑스 랑드 지방, 부유한 정치가의 딸 테레즈(오드리 토투)는 드넓은 소나무 숲을 소유한 마을의 지주 베르나르(질 를르슈)와 정략결혼을 한다. 총명하고 예민한 감수성을 지닌 테레즈는 결혼을 하면 모든 것이 안정되고 평온해지리라 기대한다. 그러나 고지식하고 가부장적인 남편과 속물적인 시부모에게 순종하며 살아가는 무미건조한 일상은 하루하루 그녀의 영혼을 질식해온다. 어느 날, 그녀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시누이인 안느(아나이스 드무스티어)가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청년 장 아제베도(스탠리 웨버)와 사랑에 빠지고, 테레즈 또한 장에게 매혹되고 만다. 장과의 짧지만 강렬한 만남 이후 새로운 삶에 대한 욕망이 불타오르는 것을 느끼던 테레즈는 남편 베르나르가 의사 처방으로 매일 마시는 약에 치명적인 독인 비소 성분이 미량 함유되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녀가 원하기만 하면 그 함량을 몰래 늘릴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

간단평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프랑수아 모리아크의 소설 ‘테레즈 데케루’를 바탕으로 한 <테레즈 데케루>는 누구보다 강렬한 욕망을 가진 여인 테레즈가 사회의 위선이 만들어낸 감옥에 갇혀 자유를 잃고 존엄성을 상실해가는 과정을 그린다. 소녀시절 테레즈의 모습을 소개하는 전반부는 테레즈를 둘러싼 환경과 그녀가 느끼는 감정들을 세밀하게 묘사한다. 소나무 껍질의 투박한 질감과 반짝이는 수면의 감촉까지도 놓치지 않고 전달하는 끌로드 밀러의 탐미적인 카메라는 안느의 모든 말과 행동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테레즈만큼이나 감각적이다. 하지만 곧이어 보이는 성인 테레즈의 모습은 테레즈의 소녀시절을 기억하기 힘들 정도로 낯설고 무덤덤하다. 성인 테레즈를 연기한 오드리 토투의 창백한 미소는 자신의 욕망을 스스로 거세한 인간의 참담함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소녀 테레즈에서 성인 테레즈로 전환되는 시점이 특히 흥미로운 이유는 영화가 테레즈를 옭아맨 결혼 직후가 아닌 직전으로 관객을 인도하기 때문이다. 영화는 테레즈의 결혼이 누군가의 강요가 아닌 스스로의 선택이었음을 명확하게 밝힌다. 테레즈의 파멸이 결혼 이전부터 이미 진행되어 왔음을 암시하는 <테레즈 데케루>는 테레즈를 파괴하는 것은 가정이라는 유형의 굴레가 아닌 그녀의 자발적인 순응을 유도하는 사회의 무형의 압박임을 드러낸다. 따라서 테레즈가 자신의 내밀한 욕망을 표출하지 못하고 실존적 위기를 경험하는 과정은 더욱 무기력하고 절망적이다.

2014년 11월 27일 목요일 | 글_최정인 기자(무비스트)




-오드리 토투의 섬뜩한 내면 연기.
-프랑스 남서부 지방의 아름다운 풍경.
-인물의 내적 갈등에 집중해 조금 지루하기도.
0 )
1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