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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폐한 남자 '자마'와 함께, 남미 식민시대로의 낯선 여행 (오락성 6 작품성 7)
자마 | 2021년 8월 25일 수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루크레시아 마르텔
배우: 다니엘 히메네즈 카쵸, 메디우스 나치터가엘
장르: 드라마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8월 26일
개봉: 아르헨티나

간단평
스페인 식민지인 남미의 한 벽지, 마을의 치안 판사 ‘자마’(다니엘 히메네즈 카쵸)는 국왕으로부터의 전근 발령을 애타게 기다리지만, 수년째 감감무소식이다. 가족들과 떨어져 사는 고립된 생활에 지친 그는 원주민 여성과는 자식을 낳고, 지역 사교계 인사의 부인과는 은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등 욕망이 이끄는 대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 점점 피폐한 삶의 가운데로 걸어 들어가는 중이다.

아르헨티나 출신인 루크레시아 마르텔 감독의 2017년 작품 <자마>는 관객을 식민지 시대 남미로, 시간도 공간도 낯선 어딘가로 인도하는 작품이다. 18세기 말 아르헨티나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원주민과 정복자, 동식물을 같은 선상에 놓고 프레임안에 인간과 동물을 종종 평등하게 포착한다. 번들거리는 얼굴로 인간들이 대립하는 긴장된 순간, 그들의 옆에는 알파카 같은 동물이 평화롭게 거니는 등 왕왕 보이는 이런 이질적인 광경이 영화의 독특한 정서를 끌어올린다. 마을을 위협하는 존재인 ‘비큐냐 포르토’라는 도적떼를 둘러싼 험한 소문이 무성한 가운데 ‘자마’는 후배에게 밀려나고 사교계에서는 은근한 따돌림을 당하는 등 점점 입지가 좁아진다. 게다가 총독의 눈 밖에 나는 바람에 거주하던 집에서도 쫓겨나기까지. 힘이 지배하는 잔혹하고 무자비한 시대 속에서 나락으로 떨어져가는 한 남자의 기구한 삶은 분명 끔찍한 여정임에도 불구하고 어딘가 몽환적이고 비현실적이라 일정한 거리를 두고 방관자로서 관찰하게 한다. 지극히 평화로워 보이는 착시마저 일으키는 엔딩까지 묘한 매력을 지닌 작품이다.


2021년 8월 25일 수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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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거리는 숨결과 번들거리는 욕망 가득한 얼굴들 사이 해맑게 거니는 동물들, 피라냐가 유유히 헤엄치는 강, 짐승의 가면을 쓴 원주민 등 이질적인 조합의 조화
-할리우드 영화나 프랑스 영화는 이제 그만, 새로운 영화에 목마른 분. 보기 드문 아르헨티나 영화는 어떤지?
-파편화된 서사보다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구조의 서사를 선호한다면
-제복을 입고 긴 칼을 찬 포스터 속 ‘자마’를 보고 혹시라도 위대한 인물의 감동 어린 서사를 기대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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