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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세계? (오락성 7 작품성 7)
멋진 세계 | 2022년 8월 11일 목요일 | 이금용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이금용 기자]
감독: 니시카와 미와
배우: 야쿠쇼 코지, 나가사와 마사미, 나카노 타이가
장르: 드라마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26분
개봉: 8월 11일

간단평
13년간 감옥에 복역 중이던 전직 야쿠자 ‘미카미’(야쿠쇼 코지)는 새로운 각오를 품고 출소한다. 변해버린 사회에 적응하기 힘들어 매번 트러블을 일으키지만 이웃들의 작은 관심과 애정으로 자신도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기 시작한다. 자신의 갱생의 모습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하고 싶어 하는 진지한 청년과도 만난다. 하지만 13년이라는 시간의 공백과 범죄자라는 낙인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데.

인기 소설 ‘복수는 나의 것’을 쓴 사키 류조 작가의 ‘신분장’을 영화화한 <멋진 세계>는 게이샤의 사생아로 태어나 어릴 적부터 줄곧 야쿠자의 길을 걸었고, 이후 감옥에서 10년이 넘게 복역하며 온 인생을 사회와 단절된 채 살아온 한 중년 남성이 뒤늦게 주류 사회에 편입하기 위해 펼치는 분투를 그린다. 언뜻 따뜻할 것만 같은 스토리지만, 영화는 ‘미카미’와 주변 인물들을 미화하는 대신 냉정하고도 인간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 경력도 없고 전과자라는 꼬리표까지 단 ‘미카미’가 갱생과 구원에 이르는 길은 험난하다. 그를 도와주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이용하려는 사람도 적지 않다. 정의롭지만 단순하고 폭력적인 ‘미카미’의 천성과 사회질서를 유지하고 일신의 안정을 추구하는 (일본) 사회의 분위기가 정면으로 맞붙을 때도 있다. 현실에 적응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미카미’ 앞에 놓인 세계는 과연 상냥하고 ‘멋진’ 세계일까. 소수자와 약자에게 따스한 손길을 내미는 개인과 별개로 사회는 이들을 품기에 너무 편협한 잣대를 따르고 있지 않은지 고민해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특히 모두의 예상을 빗겨가는 충격적인 결말은 이러한 의문을 심화시킨다.

최근 25년 만에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국내 개봉한 <큐어>를 비롯해 거장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일본의 국민 배우 야쿠쇼 코지가 ‘미카미’ 역을 맡았다. 비굴한 듯 고개를 조아리다가도 스스로 분을 이기지 못해 돌연 패악질을 부리는 ‘미카미’는 때때로 다분히 과장된 것처럼 보이지만 야쿠쇼 코지의 묵직하고 한방 있는 연기가 덧대져 설득력 있는 인물로 완성됐다. <유레루>(2006), <아주 긴 변명>(2016)으로 잘 알려진 니시카와 미와 감독의 신작으로 제56회 시카고국제영화제 최우수 연기상 및 관객상, 제47회 시애틀국제영화제 관객상 등을 수상했다.

2022년 8월 11일 목요일 | 글_이금용 기자(geumyong@movist.com 무비스트)
무비스트 페이스북(www.facebook.com/imovist)




-<유레루>, <아주 긴 변명>으로 잘 알려진 니시카와 미와 감독과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페르소나 아쿠쇼 코지의 만남, 어떤 결과물로 나왔을지 궁금하다면
-평생을 야쿠자로 살다 뒤늦게 현실에 적응하려고 노력하지만 드문드문 드러나는 폭력적인 기질 때문에 주인공 ‘미카미‘에 오롯이 이입하기 어려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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