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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의 신화를 전면에서 부정하는 (오락성 7 작품성 8)
나의 피투성이 연인 | 2023년 11월 14일 화요일 | 이금용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이금용 기자]
감독: 유지영
배우: 한해인, 이한주, 오만석, 최희진, 박미현
장르: 드라마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155분
개봉: 11월 15일

간단평
이제 막 주목 받기 시작한 신인 작가 ‘재이’(한해인)와 지방대 출신이지만 성실하게 일하며 신임 받고 있는 영어 강사 ‘건우’(이한주)는 비혼, 비출산 커플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임신이라는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고, 결혼하고 안정된 삶을 살길 원하는 ‘건우’와 달리 ‘재이’는 출산도, 결혼도 달가워하지 않는다. ‘재이’는 임신으로 인해 점점 더 피폐해져 가고, 가장으로서 최선을 다하려던 ‘건우’ 역시 뜻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린다.

흔히 생명을 잉태하는 걸 ‘축복’이라고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저주’가 될 수도 있다. 데뷔작 <수성못>으로 주목 받았던 유지영 감독의 사적인 경험에서 시작된 <나의 피투성이 연인>은 임신이 저주가 되어버린 한 커플의 비극을 내밀하게 좇는다. 글쓰기에만 매진하고 싶었던 신인 작가 ‘재이’는 임신을 달가워하지 않는 것을 떠나 뱃속 아이를 혐오하는 지경에 이르고, 이기적이라는 비난을 듣기도 한다. ‘재이’의 선택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임신은 결코 낭만적으로 그려지지 않는다. 임신으로 인한 신체와 정신적인 변화는 놀랍도록 현실적으로 묘사되고, 그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실력을 증명해내야 하는 ‘재이’의 압박감이 2시간을 훌쩍 넘는 러닝타임을 치밀하게 채운다. ‘재이’ 역을 맡은 신인 배우 한해인의 잘 벼려진 칼날처럼 예리한 연기가 캐릭터와 스토리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만연하고 견고한 모성의 신화를 전면에서 부정하는 영화는 임신을 거부하는 여성을 철저하게 옹호한다거나 모두에게 공감을 요하는 작품은 아니다. 다만 여성이 남성과 더불어 경제적 주체로 활동하고 있는 지금 이 시대, 임신이라는 일생일대의 변화를 겪었거나 앞둔 여성들이 해봤을 법한 고민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눈 여겨 볼 만하다. 부산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서울독립영화제,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파리한국영화제, 마리끌레르영화제 등 국내 유수 영화제에 진출했으며 동유럽 최고의 영화제인 체코 카를로비바리 국제영화제에서 프록시마 그랑프리(대상)를 수상했다.

[mail:geumyong@movist.com글_이금용 기자(geumyong@movist.com 무비스트)[/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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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치 않는 임신이 어떻게 비극이 될 수 있는지 섬세하고 현실적으로 그린 작품
-어떻게 엄마가 아이를 미워할 수가? 모성애는 타고난 거라고 생각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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