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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렬의 영화칼럼
'스파이게임' vs '2009로스트 메모리즈' | 2002년 1월 24일 목요일 | 정성렬 이메일

로버트 레드포드, 브래드 피트 주연의 <스파이 게임>은 전형적인 미국 스타일의 영화다. 해결이 불가능 할 것 같은 사건을 하나 던져주고 남자간의 의리와 사랑이 곁에 붙으며 미국인의 자존심을 걸고 스스로 자신들을 지켜나간다. 뻔한 결말이라고 할 수도 있는, 다들 예상 했겠지만 결국엔 어려움을 극복하고 사랑도 다시 얻는다. 주인공인 로버트 레드포드는 못하는 것이 없는 전형적인 미국 만능인의 모습을 보여주며 극의 중심에서 이야기를 끌어 나간다. 하지만 나이도 비켜 간듯한 그의 열정적인 모습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탄성을 터뜨리게 할 만한 특별함이 분명 존재한다.

장동건, 나카무라 토오루 주연의 한국형 블록버스터 <2009로스트 메모리즈>가 드디어 공개되었다. 영화는 돈을 어디다가 썼는지 명확히 보일 정도로 엄청난 물량과 특수효과로 넋을 잃게 만든다. 한국영화도 돈 있으면 못할게 없구나 하는 생각이 머리 속에 퍼뜩 떠오른다. 영화가 특이한 점은 한국인의 정서에 부합하는 일제시대의 앙금에 대해 이야기 한다는 것이다. 물론 소문과 같은 친일 성격의 영화는 절대로 아니다.

많은 이들이 <스파이 게임>이 ‘재미는 있다’고 하면서 역시나 지나치게 미국적인 냄새가 많이 난다고 투덜거린다. 여전히 미국이라는 나라는 자신들이 세계 최강국임을 자부하며 그 안에 존재하는 영웅심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평이다. 하지만 이 영화가 미국영화가 아니라 한국에서 만들어 진 영화라도 그런 평이 나왔을까? 만약, 로버트 레드포드 대신 안성기를 투입하고 브래드 피트 대신 이정재를 대입했다면 너무 미국적이란 아쉬움을 소리가 나왔을까 하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영화를 보기 전에 이미 '미국'이라는 나라에 색안경을 끼고 보기 때문에 영화의 재미를 떠나 어설픈 의미 찾기와 만들어진 나라의 구획나누기를 하려는 경향이 있어 보인다.

<2009 로스트 메모리즈>는 특수효과나 액션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저리 가라 일 정도로 화려하고 눈부시다. 영화 속 대부분의 대사들이 일본어로 처리되어 있고, 기모노를 비롯 온통 일본적인 색채로 가득하지만 영화는 여전히 ‘한국적’인 정서에 부합하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 영화는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기존 미국영화와 마찬가지로 장동건이라는 홀홀 단신의 한국인이 극의 흐름을 이끌며, 결국에는 그 한 사람이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는 전형적인 할리우드식 영웅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시사회장에선 박수소리가 뜨거웠다지만 한국영화라는 타이틀이 붙지 않은 할리우드 영화 혹은 일본 대작 영화라는 수식어로 바뀐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영화에 대해 손을 들어 줄 지는 미지수다.

별 다섯 혹은 별 넷을 붙여줘야 할 만큼 완성도를 자랑하는 영화들은 아니지만 <스파이 게임>이나 <2009 로스트 메모리즈> 등은 나름대로의 재미와 의미를 담고 있는 꽤 괜찮은 영화들임에는 틀림이 없다. 중요한 것은 영화를 볼 때 지나치게 영화 외적인 관점으로 편견의 시선을 가지지 말자는 것이다. 미국영화가 미국적인 것은 당연한 이치가 아닐까? 한국영화를 두고 지나치게 한국적이라고 욕한다면 그 역시 듣기가 썩 좋지는 않을 거란 생각이다. 그네만의 색깔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어쩌면 그만큼 영화에 대한 힘을 증명하는 또 다른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미국에서 영웅주의가 판을 치는 것을 뭐라고 하기 전에 그네들의 정서를 파악하는 자세가 필요하고, 그만큼 그네들 나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을 찾는 것은 어떨까 싶다. 자꾸만 비판에 비판을 거듭하다 보면 발전하기는커녕 불평불만만 늘어 퇴행의 길을 걷게 되지 않을까. 개인적인 생각이다.

2 )
soaring2
로스트 메모리즈 별로였어요;;   
2005-02-13 18:07
cko27
로스트메모리즈. 공간이동하는 장면에서..좀 황당-_-;;   
2005-02-0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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