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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한 칼날’로 돌아온, 디즈니 <메이드 인 코리아> 원지안 배우
2026년 2월 24일 화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님이 저를 처음 보셨을 때 차갑고 서늘한 칼날 같은 이미지를 느끼셨대요. 그 말씀을 듣고 야쿠자라는 낯선 인물의 외피 속에 기민함과 강렬한 욕망을 채워보고 싶었습니다.” 원지안은 현재 대한민국 콘텐츠 씬에서 가장 뜨거운 이름 중 하나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2>와 디즈니+ <북극성> 등 글로벌 OTT 대작들에 연이어 출연하며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최근 방영된 로맨스 드라마 <경도를 기다리며>에서는 처연한 ‘유리 멘탈’의 서지우로 분해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증명했다. 그런 그가 우민호 감독의 신작 <메이드 인 코리아>에서 핏한 수트를 입고 서늘한 눈빛을 내뿜는 야쿠자 실세 ‘이케다 유지’로 변신했다. 장르를 가로지르며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그를 만나 이케다 유지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들었다.

◆ 서늘한 칼날의 이미지, 야쿠자 최유지를 구축하다

우민호 감독은 원지안에게서 ‘서늘한 칼날’을 보았다. 원지안은 “처음 맡아보는 야쿠자 캐릭터라 부담이 컸지만, 감독님의 확신을 듣고 열심히 해보자고 다짐했다”며 캐릭터 구축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인물의 전형성을 확보하기 위해 디즈니+ <쇼군> 등 예전 야쿠자 드라마들을 참고하며 자세와 제스처를 연구했다. 외형적인 도움도 컸다. 원지안은 “각 잡힌 정장과 구두, 깔끔하게 넘긴 헤어 스타일이 캐릭터의 축을 잡는 데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그가 집중한 것은 ‘욕망’의 결이었다. 원지안은 “유지는 권력에 대한 욕망이 엄청나게 강한 인물이다. 야쿠자가 가진 거친 모습 속에 그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갖추게 된 예민함과 기민함이 어우러지길 바랐다”며 매 장면 고심했던 흔적을 내비쳤다. 극 중 현빈(백기태 역)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칼날 대 칼날이 부딪히는 컨셉이었다. 현빈 선배님은 살아있는 백기태 그 자체라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연기가 됐다”며 상대 배우가 뿜어내는 에너지에 공을 돌렸다.

◆ 우민호 감독의 현장에서 배운 ‘유연함’과 ‘비언어적 소통’

여성 캐릭터가 드문 우민호 감독의 작품 세계에서 원지안은 ‘전시된 꽃’이 아닌 ‘가시 돋친 존재’로 자리 잡아야 했다. 우 감독은 어린 나이의 원지안이 느낄 부담감을 먼저 캐치해 “한번 재밌게 놀아봐,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봐”라며 판을 깔아주었다. 원지안은 “처음 경험하는 유동적인 현장이었다. 대본에만 갇히지 않고 동선, 조명, 미술 등을 융통성 있게 활용하는 법을 배우며 연기에 제약을 두지 않는 재미를 느꼈다”고 전했다.

흥미로운 지점은 한국어와 일본어를 섞어 쓰는 설정이다. 원지안은 “감독님께서 두 인물이 진심 아닌 진심을 말할 때 일본어를 쓰게 함으로써 관계의 해석 여지를 열어두셨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버지(릴리 프랭키 분)를 대할 때와 부하, 혹은 기태를 대할 때의 일어 호흡에 미세한 차이를 두고자 했다. 특히 유지는 재일교포 여성이자 어린 나이에 조직의 실세가 된 만큼, 그 설정 자체에서 오는 출중한 능력을 믿고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 욕망의 끝에서 마주한 ‘도화지’ 같은 얼굴, 지우와 유지 사이

원지안이 해석한 유지의 욕망은 ‘안전’이라는 실존적인 지점을 향해 있다. 그는 “유지의 욕망은 결국 안전을 향해 있다. 조직의 우두머리를 곁에서 지켜보며 생존을 위해 일인자가 되어야만 스스로 안전할 수 있다고 믿게 된 것”이라 분석했다. 시즌 1에서 유지는 겹겹이 쌓인 ‘척’ 뒤에 진실을 숨겼지만, 시즌 2에서는 장검 액션 등 더 역동적인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이러한 내밀한 욕망은 원지안의 상반된 얼굴을 통해 구현된다. 비슷한 시기 공개된 <경도를 기다리며>의 서지우와 <메이드 인 코리아>의 이케다 유지는 극과 극의 성격을 지녔다. 원지안은 “지우는 살짝 유리 멘탈에 감정이 잘 드러나는 인물이라면, 유지는 단단한 철 같은 인물이다. 두 작품의 성격이 너무 달라 처음엔 혼란스러웠지만 동시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민호 감독이 그에게 해준 “도화지 같은 면이 있다”는 말은 그에게 가장 기분 좋은 칭찬으로 남았다. “작품마다 나이대도, 이미지도 다르게 봐주시는 게 배우로서 정말 기쁘다”는 소회도 밝혔다.

◆16살에 품은 꿈, ‘다음이 궁금한 배우’를 향한 정진

배우를 꿈꾸기 시작한 것은 중학교 3학년, 16살 무렵이었다. 원지안은 “그 당시 스무 살쯤에는 매체 연기를 경험하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했다. 무대 연기를 주로 배우다 보니 매체 연기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고, 매년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지 스스로 묻게 된다”고 되돌아봤다.

데뷔작 < D.P. > 이후 쉼 없이 달려온 그는 “원하던 대로 열일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운이 좋았다고 느낀다. 저를 옆에서 도와준 주변 분들께 너무 고맙다”며 감사를 전했다.

앞으로 도달하고 싶은 지점은 명확하다. 원지안은 “<경도를 기다리며>와 <메이드 인 코리아>까지 마치면서, 좀 더 보고 싶은 배우, 무언가를 한다고 할 때 궁금한 배우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장르에 한계를 두고 싶지 않다. 차기작은 아직 고민 중이지만, 근 몇 년간 안 쉬고 일했으니 <메이드 인 코리아>를 잘 마무리하고 ‘잘 사는 것’이 지금의 목표”라며 담백한 인사를 덧붙였다.




사진제공. 흰엔터테인먼트


2026년 2월 24일 화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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