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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를 통한 성장 <내 심장을 쏴라> 여진구
2015년 1월 28일 수요일 | 안석현 기자 이메일

<내 심장을 쏴라>를 본 소감이 어떤가요?
떨려서 제대로 못 봤어요(웃음). 다시 한 번 자세하게 봐야할 것 같아요.

수명이 승민에 대해 말하는 마지막 장면을 못 보고 이민기는 군에 입대했어요(웃음).
민기형이 워낙 예상을 뛰어넘는 사람이라서 어떻게 봤을지 모르겠네요. 민기형에게 물어봐야겠어요(웃음).

시사회 때 자리에 없는 이민기를 많이 그리워하더라고요. 친하게 지냈던 것 같아요.
굉장히 친했어요. 민기형과 친구처럼 지냈어요. 요즘 인터뷰 할 때마다 생각나요. 촬영장에서 민기형과 웃고 떠들던 생각이 많이 나더라고요. 안 그럴 줄 알았는데(웃음).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는 아버지 같은 배우들과 연기했는데 <내 심장을 쏴라>에서 친구 같은 이민기와 연기하니 어떻던가요?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에서 아버지들과 어렵거나 불편하지는 않았는데 <내 심장을 쏴라>는 느낌이 많이 달랐죠. 정말 친한 친구를 옆에 두고 촬영하는 느낌이었어요.
촬영장 분위기는 편했어도 수명을 표현하기는 녹록치 않았을 것 같아요.
수명 캐릭터가 예상보다 어려웠어요. 수명을 알기위한 정보들을 의외로 찾기 힘들더라고요. <내 심장을 쏴라>는 감독님이 모든 배우들에게 편히 연기해줬으면 좋겠다고 했고, 특별한 지시사항이 없었어요. <내 심장을 쏴라>에서 처음으로 캐릭터를 혼자 만드니 당황스러웠죠. 감독님이 제게는 일부러 말을 더 아꼈어요. 배우로서 좀 더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취지였던 것 같아요.

정신병원이라는 특수한 배경에서 벌어지는 일이라 고민이 많았겠네요.
수명을 이해하려고 폐쇄병동을 알아봤는데 출입이 힘들더라고요. 한번 들어가면 마음대로 못 나온대요(웃음). 인터넷에서 자료를 살펴봐도 없었어요. 소재가 비슷한 다른 작품을 찾아봤는데 딱히 참고할만한 캐릭터도 없었고요. 그렇다고 수명을 상상만으로 구축하는 건 추측일 뿐이라 한계가 있었어요. 그래서 소설 속 수명을 더 열심히 분석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소설 속 수명에 얽매였고 연기에 자신감이 없어졌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저에게 수명과 같은 모습이 있다는 걸 깨우쳤어요. 제가 수명이라는 역할에 겁먹고 제대로 상대하지 못하는 모습이 수명과 비슷했어요. 그때부터 한번 부딪혀보자는 생각을 했어요. 사실 그전까지도 제가 준비했던 연기가 생각처럼 되지 않았거든요. 준비한대로 감정이 올라올 때도 있었지만 때로는 정반대의 감정이 생기기도 했어요. 촬영 중반부터 수명이 겪는 감정을 미리 생각 안하고 즉흥적으로 반응했어요. 감독님이 <내 심장을 쏴라>를 통해 배우에게 필요한 즉흥성을 남겨준 것 같아요.
원작이 잘 알려진 소설이라 그 부분에 부담은 없었나요?
소설을 읽은 분들에게 실망을 끼쳐드리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그런 생각 때문에 소설에 얽매인 것은 아니에요. 감독님이 제 감정을 온전히 전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주셨고, 그래서 저도 모르게 소설을 분석했어요. 한동안 소설 안에 머물렀던 것 같아요. 초반에는 진짜로 느끼는 것보다 소설 속 수명을 그대로 가져와서 재현하는 느낌이 강했어요.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의 화이와 <내 심장을 쏴라>의 수명은 둘 다 심적 고통을 겪지만 나아가는 방향이 달라요. 수명을 표현할 때 화이와 어떤 차이가 있던가요?
<내 심장을 쏴라>를 촬영하면서 화이의 상태가 정신병일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화이에게 환영이 보인거니 정신병일 수도 있죠. 수명이 병에 걸리는 과정이 화이와 비슷해요. 심적으로 충격을 받고 트라우마가 생긴 이후 정신병이 찾아왔다고 이해했거든요. 그런데 수명을 표현하는 방식은 화이와 전혀 달랐어요. 화이는 자신의 상태를 받아들이지 않고 맞서 싸우잖아요. <내 심장을 쏴라>의 승민과 같은 행동을 취해요. 그런데 수명은 자신의 상태에 맞서 싸우지 않고 완전히 지배당했어요. 수명의 행동이 화이보다 현실에 가깝다고 생각했어요. 사람들은 대부분 그런 상황에서 화이처럼 맞서 싸우기보다 수명처럼 지배당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수명은 화이와 달리 스스로 병을 받아들였어요. 엄한 데 힘을 빼면서 현실에 맞서기보다 다가오는 운명을 받아들이자는 심리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화이를 표현할 때는 감정을 밖으로 꺼냈던 반면 수명을 표현할 때는 감정을 안으로 집어넣었어요. 무엇보다 수명을 현실적인 환자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정신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에게 자문도 구했어요.
고민의 성과인지 수명이 다른 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전형적인 정신병자가 아닌 평범한 청춘 같아요. <내 심장을 쏴라>는 두 청춘의 이야기라서 그런지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보다 훨씬 즐기면서 연기한다는 느낌도 들었고요. 특히 보트를 타는 장면에서 굉장히 신나보였어요(웃음).
진짜로 신났어요(웃음). 날씨도 정말 더웠는데 보트타고 달리는 풍경이 정말 좋더라고요. 민기형도 ‘진짜 좋지 않냐?’며 감탄했어요(웃음). 촬영한 장면을 확인하고 다시 보트를 타러 나갈 때마다 민기형과 ‘나가자, 나가자’하면서 뛰쳐나갔어요. 보트를 타고 달리는데 가슴이 뻥 뚫리더라고요. 보트 사이를 지나가는 장면에서는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는데 나중에 하도 소리를 질러서 목이 쉬었어요(웃음).

마지막 시퀀스에서 승민을 떠나보낼 때도 신났나요?
그때는 축하해주는 느낌이었어요. 승민이 수명을 이끌어주다가 어느새 수명이 승민의 꿈을 도와주는 입장으로 바뀌잖아요. 함께 주저앉을 줄 알았던 수명이 다리 힘이 풀린 승민을 이끌었어요. 지금껏 함께 했던 승민을 먼저 보내고 마음속에 항상 간직한다는 느낌이었어요. 미련 없이 시원하게 보냈지만 그리움은 많이 남겠죠. 무엇보다 마지막에 했던 말이 기억에 남아요. ‘승민의 생사는 당사자만이 아는 것이고, 그가 나한테 선물해준 현재를 그냥 보낼 수 없다.’

지금 이민기의 실제 상황과 비슷한 느낌인가요? (웃음)
(웃음) 제가 데려다주지는 않았으니까요(웃음).
본인은 수명과 승민 중 누구처럼 살아온 것 같나요?
저는 승민처럼 살아온 것 같아요. 어차피 어떤 배역이든 할 때마다 시간이 많이 필요하니 안전한 선택보다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하면 도전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처음에 수명의 모습과 멀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스스로가 승민에 가깝다고 생각을 했는데 마음 한구석에 수명이 있더라고요. 제 안의 수명을 발견하면서 놀랐지만 은근히 기뻤어요. 저도 그랬듯이 관객들도 마음 속 어딘가에서 수명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내 심장을 쏴라>의 영화적 메시지도 좋았지만 개인적인 바람은 관객들이 극장에서 자기 안에 숨어있는 수명이나 승민의 모습을 찾았으면 좋겠어요. 저에게는 영향을 굉장히 많이 끼치더라고요. 앞으로 연기할 때 큰 자양분이 될 것 같아요. 제 안의 수명과 승민이라는 극단적인 모습을 외면하지 않으려고요.

영화의 제목처럼 과감한 결심이네요(웃음).
<내 심장을 쏴라>는 청춘을 대변할 수 있는 최고의 문장이 아닌가싶어요. 내 심장을 쏘라고 할 만큼 자신감과 패기로 도전하는 용기. 사람들에게 ‘내 심장을 쏴!’라고 하면서 자신의 삶을 상대하는 멋있는 말 같아요.
수명은 마지막에 ‘저에게도 활공장이 필요했습니다’라고 말하잖아요. 본인의 활공장은 무엇인가요?
활공장이라는 것이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곳이잖아요. 저에게는 연기이자 역할인 것 같아요. 어떠한 역할에 빠져 연기할 때 제 꿈을 향해 다가가면서 날고 있는 느낌이 들어요.

<내 심장을 쏴라>가 아역 배우에서 벗어나는 비행이었나요?
<내 심장을 쏴라>가 아역 배우를 넘기 위한 작품은 전혀 아니에요. 아역 배우에서 벗어나려고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신경써봤자 압박감만 생겨서 좋을 것이 없다고 생각해요. 제가 억지로 벗어나려고 노력한다 해도 관객들에게 자연스럽게 수용되는 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그냥 편하게 맡겨두는 편이에요. 수명이라는 친구가 너무 좋아서 선택을 한 작품이에요. 세월이 흐르면 뱀의 허물처럼 자연스럽게 벗겨지는 것이 아닐까싶어요.

배우로서 목표가 있다면요.
올해 <내 심장을 쏴라>로 이미 엄청난 경험을 했어요. 앞으로도 작품이나 다른 경험을 통해 제 안에 무엇이든 쌓아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하루하루 쌓아가면서 허투루 보내는 시간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2015년 1월 28일 수요일 | 글_안석현 기자(무비스트)
사진_권영탕 기자

2 )
janghy94
여진구의 소년스러운 매력에 빠져있던 것이 바로 엊그제 같은데, 역시 국민 '오빠'답게 남성미가 물씬 느껴지는 사진이네요. 인터뷰도 질문 하나하나에 진중하게 답변하는 것 같아 깊은 생각이 엿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화이'에서의 굵직한 연기를 좋아했었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기대가 많이 됩니다~ 시간나는 대로 얼른 보고 싶네요ㅠㅠ   
2015-02-06 00:33
masakiaiba
동안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남성미가 확 느껴지는 이미지가 아니었는데 앞머리를 올리니 남성적인 모습이 보이네요. 이목구비도 뚜렷해보이고 시원해보여 멋집니다^^ 점점 발전하는 모습이 다음을 기대하게 하네요^^   
2015-02-03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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