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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배우로 성장시킨 또 한 편의 영화 <밤임에도 불구하고> 록산느 메스퀴다
2016년 5월 24일 화요일 | 최정인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최정인 기자]
<팻 걸>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록산느 메스퀴다는 카트린느 브레야 감독 덕에 진정한 배우가 되었다고 말했다. 영화를 대하는 태도와 안목, 그리고 매 순간 진실하게 연기하는 법을 배웠다고 회상했다. 그리고 카트린느 브레야 감독처럼 본인을 배우로 성장시킨 감독을 <팻 걸> 이후로 만나기 힘들었다 고백했다. 하지만 <밤임에도 불구하고>로 만나게 된 필립 그랑드리외 감독은 록산느의 연기 지평을 상상한 것 이상으로 넓혀 주었다. 록산느는 <팻 걸>과 <밤임에도 불구하고>가 자신의 연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두 편의 영화라고 선언했다.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된 <밤임에도 불구하고>는 어떤 영화인가.
마들렌이라는 여자를 찾고 있는 한 남자에 관한 이야기다. 남자는 마들렌을 찾는 과정에서 두 여자를 만나게 되는데, 한 여자는 삶에 대한 애착이 없고 다른 여자는 자신의 삶을 매우 사랑한다. 나는 영화에서 인생을 사랑하는 여자를 연기했다. 그런데 겉보기에는 두 여자가 매우 달라 보이지만 사실 두 여자는 거울처럼 서로 닮아 있다. 그래서 두 여자의 삶에 대한 태도는 남자를 만나면서 완전히 뒤바뀌게 된다. 삶에 애착이 없는 여자는 인생에서 매우 끔찍한 일을 겪었기 때문에 스스로를 파괴하고 죽고 싶어 한다. 그런데 남자를 만나고 나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게 되는 거다. 내가 연기한 캐릭터는 여가수다. 그래서 처음으로 영화에서 노래도 했다. 여하튼 내 캐릭터는 친구도 많고 인기가 많은 여자인데 남자를 만나고 나서 그에게 집착하게 된다. 그리고 그에게 또 다른 여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며 점점 미쳐가게 된다.

무엇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나.
최대한 솔직하고 진실되게 연기하려고 노력했을 뿐이다. 연기학교를 다닌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래서인지 영화를 특별한 무언가로 생각하기보다는 삶과 비슷한 형태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신을 연기하는 데 있어 단 한가지의 옳은 방법이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연기할 때는 각각의 신 속에 담긴 핵심을 찾아내서 진실되게 연기한다면 그게 무엇이든 솔직하고 좋은 연기가 될 거라고 믿는다. 슬픈 신을 연출하기 위해 무작정 우는 장면을 싫어한다. 그런 장면은 지루하다고 생각한다. 슬퍼도 웃을 수 있는 거고, 반대로 웃으면서도 그 속에 많은 슬픔이 담겨 있을 수 있지 않나. 역설적으로 그녀가 슬픔을 이겨내기 위해 얼마나 힘들게 노력하는지를 보여줄 수도 있다. 그런 식으로 연기하는 게 훨씬 더 장면을 재미있게 만든다. 그래서 이번 <밤임에도 불구하고>를 촬영할 때 특별히 염두에 둔 부분은 없었다. 사실 연기를 할 때 가장 큰 영감을 주는 건 예술이다.

예술이라면?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게 굉장히 추상적으로 들린다는 것은 알지만 예술작품을 접할 때 느끼는 감정이 나에게 깊은 자극을 준다는 말이다. 그래서 영화도 예술영화를 많이 하려고 한다. 카트린느 브레야 감독의 영화도 그래서 좋다. 특히 회화를 좋아하는데 필립 그랑드리외 감독도 회화를 좋아해서 서로 잘 맞았다. 개인적으로 인상주의파 화가들을 굉장히 좋아한다. 그런데 재미난 건 어떤 배우를 특별히 좋아해 본 적은 없다는 거다.
연출가는 어떤가?
많다. 좋아하는 감독이 생기면 굉장한 호기심이 생겨서 그의 영화를 모조리 챙겨 보려고 한다. 어떻게 해서 이런 작품을 만들게 됐는지, 어떤 인생과 사회생활을 해 왔는지 궁금해진다. 영화는 예술의 한 형태라고 믿는다. 요즘은 자본이 관여해서 영화를 예술로 만들기가 매우 어려워졌지만 말이다. 다들 영화로 돈을 벌려고 하지 않나. 그래서 영화가 예술임을 잊지 않는 감독들과 일하는 것이 좋다.

좋아하는 감독은?
너무 많다. 한국영화도 굉장히 좋아한다. 김기덕 감독 영화들을 좋아하는데 그의 영화는 굉장히 시적이라고 생각한다. 예술영화 감독들은 대체적으로 좋아하는 것 같다. 그 외에는 멕시코 감독 카를로스 레이가다스, 오스트리아 감독 울리히 사히들, 프랑스 감독 브루노 뒤몽을 좋아한다. 블록버스터 영화도 물론 즐긴다. 하지만 결국 이런 감독들의 영화가 더 마음에 남는다.

매우 국제적인 취향이다(웃음).
노력하는 편이다. 사실 LA로 이사한 것도 그 때문이다. LA는 세계 각국의 감독들이 모두 모이는 곳이지 않나. 프랑스에도 굉장히 흥미롭고 멋진 사람들이 많지만 조금 더 새롭고 국제적인 사람들과 만나길 바랐다. 프랑스는 정말 많은 영화를 만드는 나라지만 세계에 비해서는 굉장히 작지 않나.
20대 중반에 홀연 프랑스에서 LA로 떠났다. 연기는 언어를 통해 하는 작업이기도 한데 적응이 힘들지는 않았나.
솔직히 말하면 그런 부분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웃음).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제정신이 아니었던 거다(웃음). 2007년 칸에서 <미스트리스>를 상영했는데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래서 LA의 ‘틴 보그’에서 화보 촬영을 하고 싶다는 연락이 왔다. 매년 그 해의 라이징 스타를 촬영하는 기획이었는데 그때 LA를 처음 가게 됐다. 그곳에서 모든 해외 인사들을 만났는데 너무 친절하더라. 그리고 신기하게 LA와 사랑에 빠졌다. 촬영에 초대된 사람들 중 내가 유일한 프랑스인이었는데 이상하게도 내가 고향에 와 있다는 느낌이 들고 자유를 느꼈다. 전 세계 곳곳을 돌아다녔는데도 그렇게 느낀 건 LA가 처음이었다. LA에 대해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데 말이다. 촬영이 끝난 뒤, 그렉 아라키 감독이 LA에서 영화를 찍자고 하길래 기르던 고양이를 데리고 다시 LA로 갔다. 1년 동안 있으면서 상황을 볼 생각이었는데 계속해서 LA에서 일하게 됐다. 그런 뒤에는 모든 것이 굉장히 순조롭게 진행됐다. 어떤 면으로는 파리에 있는 것보다 더 쉬웠다.

일적인 면에서도 LA가 파리보다 더 편했다는 말인가?
내 경우에는 그랬다. 솔직히 난 오디션보다 일상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서 더 많은 커리어를 쌓았다. 사람들이 내 전작을 본 뒤에 나와 함께 일하고 싶다고 연락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힘든 점은 없었나?
당시 LA에서 활동하는 프랑스인을 거의 보지 못했다. 가끔 촬영 때문에 오는 배우들이 있기는 했지만 주거지는 여전히 파리에 둔 채로 왔다 갔다 할 뿐이었다. 그래서 경쟁에서는 오히려 힘들다는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당신 말대로 당시에는 사람들이 나더러 프랑스에서 힘겹게 쌓은 커리어를 두고LA로 가는 건 가장 끔찍한 생각이라고 이야기했다. 아주 힘들 거라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실제로 그렇지는 않았다. 너무나 흥미롭고 국제적인 감독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감사한 기회를 얻었다. 프랑스 내에서만 소비되는 영화가 아니라 세계 각국의 관객을 만날 수 있는 작품을 할 수 있었다. 실제로 해외의 관객들도 내 작품을 알고 있더라. 사실 프랑스에서는 카트린느 브레야 감독이 크게 사랑 받지 못한다. 그래서 프랑스에서 누가 나에게 <팻 것>을 봤다면서 말을 걸어오는 건 굉장히 드문 일다. 그런데 LA에서는 카트린느 브레야 감독의 영화를 너무 좋아한다면서 나에게 <팻 걸>을 잘 봤다고 말해 줘서 정말 신기했다.
색다른 시선을 제공한 셈이다.
맞다. 심지어 미국드라마 ‘가십걸’의 기획자는 내게 그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가 <팻 걸>이라고 했다. 카트린느 브레야 감독을 너무 좋아한다면서 그녀에게 엄청난 영감을 받았다고 했다. 신기하지 않나. 세상에게 가장 유명한 텔레비젼 쇼 중 하나인 ‘가십걸’ 현장에서 카트린느 브레야 감독을 좋아하는 사람을 만난다는 게(웃음). 정작 프랑스에서는 카트린느 브레야 감독이 인정받지 못하는데 해외에서는 제작자들이 모두 그녀를 알고 있는 거다. 그게 너무 충격적이었다.

나도 당신을 <팻 걸>을 통해 처음 알게 됐다.
프랑스에서는 <팻 걸>을 영화를 좋아한다는 사람이 드물었다. 다들 카트린느 브레야 감독을 너무 싫어했는데 난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녀 덕분에 새로운 세상을 경험했고 영화에 대한 안목이 생겼다. 그 전에는 예술에 대해서는 애정이 많았지만 영화는 잘 알지 못했다. 극장도 없는 프랑스의 굉장히 조그만 도시에서 살았는데 예술전문 학교에 가게 되면서 회화에 관심을 가진 게 전부였다. 그러다 어느 날 길을 지나가는 나를 본 감독에게 발탁돼서 자연스럽게 배우가 된 거다. 카트린느 브레야 감독 덕분에 국제적인 영화를 좋아하게 되기도 했다. 그녀는 한국, 일본과 같은 아시아의 영화를 굉장히 좋아한다.

<팻 걸>을 어릴 때 출연한 걸로 아는데 파격적인 내용이라 출연에 두려움은 없었나?
17에 촬영했는데 노출보다는 카트린느 브레야 감독과 함께 일했다는 사실이 나를 힘들게 했다. 왜냐하면 프랑스에는 카트린느 브레야 감독의 안티가 너무 많아서 그녀와 한 번 일하고 난 다음부터는 아무도 나와 일하려 하지 않더라. 정말 이상했다. <팻 걸> 이후 수많은 감독들을 만났는데 한 번은 미팅 자체가 카트린느 브레야 감독이 어떤 사람인지, 나에게 어떻게 대했는지를 묻는 내용이었다. 그녀는 나에게 너무 친절했다. 그래서 그녀와 세 편의 영화를 함께 한 거다. 어쨌든 성적인 면만 부각되는 배우로 기억됐다기 보다 카트린느 브레야 감독과 함께 한 배우라는 게 나를 더 힘들게 했다(웃음). 노출은 사실 전혀 걱정되지 않았다. 대부분의 프랑스 영화에는 섹스신이 들어가기 때문에(웃음).
카트린느 브레야 감독과 함께 한 게 당신에게 장애물로 작용하다니! 전혀 예상할 수 없던 일이다.
그 다음 영화를 만들기가 힘들었다. 정말 너무 답답한 일이다. 카트린느 브레야 감독이 여성 감독이라 그런 면도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가장 따뜻한 색, 블루>를 연출한 여배우들은 압델라티프 케시시 감독이 남자라서 다음 작품을 얻는 게 전혀 어렵지 않았다.

한국에도 여성 감독이 많지는 않은 편이다. 할리우드도 마찬가지고 전 세계적인 현상인 것 같다.
지금은 분명 여성 감독보다 남성 감독이 많지만 상황이 곧 보다 평등해질 거라고 믿는다. <워터 릴리스>와 <톰 보이>를 연출한 셀린 사아마 감독도 프랑스에서 매우 성공적인 여성 감독이다. 어린 여성 감독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나도 나의 첫 번째 단편 영화를 얼마 전 연출했다. 최근 편집을 마쳤는데 영화제에 출품할 계획이다. 결과가 어떤지는 지켜봐야지(웃음).

축하한다. 무슨 내용인가?
아기를 가질지 말지를 논의하는 커플에 관한 내용이다.
연출은 오랫동안 꿈꿔왔던 일인가?
오랫동안 연출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대본도 쓰고 오랫동안 연구하며 제작도 해 왔다. 처음부터 장편을 연출할 수는 없으니 단편부터 시작해야 했는데 단편은 장편과 정말 다른 것 같다. 장편의 이야기를 단편으로 축소해 만들 수 없다. 그럼 끔찍하고 재미없는 영화가 된다. 내가 좋아하는 단편 이야기는 순간에 집중하는 영화들이다. 그 동안 50편 정도의 단편을 썼는데 만족하지 못했다. 계속해서 15분 안에 너무 많은 이야기를 집어 넣으려는 실수를 번복하게 되더라. 친구 두 명과 함께 그룹을 결성해서 시나리오를 쓰고 기획, 제작, 연출을 했다. 보통은 내가 그들의 영화를 제작했는데 하루는 친구들이 이번에는 내 차례라며 주말 안에 영화를 하나 만들라고 하더라. 겁을 엄청 먹었지만 친구들이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말고 그냥 만들라고 했다. 그래서 평소 생각해 둔 아이디어를 가지고 촬영 하루 전 시나리오를 써서 다음날 바로 촬영했다.

연기도 했나?
했다. 사실은 다른 배우들을 연출하고 싶었다. 영화 속에 있는 내 자신을 연출하고 싶지 않거든. 연출하는 걸 정말 좋아한다. 창조하는 것! 모니터링을 하면서 화면 속에 무엇이 담기는지를 보는 걸 좋아한다. 그러면서 신 속의 감정을 느낀다. 하지만 내가 직접 신에 등장하면 그런 부분을 느끼기 힘들다. 연기를 하면서 자꾸 영상을 봐야 하니 리듬이 깨트려지더라. 지금은 장편영화 시나리오를 하나 쓰고 있는데 절대 내가 연기하고 싶지 않다.

영어를 정말 잘 한다.
영미권 친구를 사귀게 됐는데 프랑스어를 하나도 못해서 내가 영어를 배울 수밖에 없었다. 정말 하루가 멀다 하고 싸웠는데 왜 싸우는지 그때는 알 길이 없었다(웃음). 정말 흥미로운 게 사람들은 프랑스와 미국이 굉장히 유사한 문화라고 생각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프랑스인은 굉장히 전통적이고 보수적인데 반면 미국인들은 법칙에 구애 받지 않고 훨씬 더 자유스럽다. 프랑스인은 언제나 식탁에서 온 가족이 함께 식사해야 하고 모든 사람이 식사를 끝마치기 전까지는 아무도 일어날 수가 없다. 그런데 미국은 각자 자신의 음식을 들고 여기저기서 먹을 수 있더라. 미국인 친구와 정말 매일 싸웠다. 영어로 싸우는 법을 알게 된 거지!
스스로는 누구라고 생각하나?
난 1/2 스패니시 혈통, 1/4 이탈리언 혈통, 1/4프렌치 혈통이다. 어쩌면 내가 스스로를 단순하게 프랑스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이유일 수도 있다. 다양한 문화를 너무 사랑하고 알고 있는 것에만 머무르고 싶지 않다. 그래서 스스로를 프랑스인이라고 간단히 규정짓고 싶지 않다. 배우는 이미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의 영혼에 끊임없이 영양분을 줘야 하기 때문이다. 안전하게만 지내면 재미없고 지루한 배우가 될지 모른다.

이번에 방문한 한국 문화는 어떻나.
한국에 올 때 정말 기대를 많이 했다. 왜냐하면 한국인 친구들도 많은 데다가 한국 음식을 너무 좋아한다. LA 한인타운에 있는 갤러리아 마켓에 항상 가서 김치를 산다. 그래서 너무 흥분됐다. 그런데 기대가 너무 높으면 실망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여행은 정말 기대만큼 멋진 여행이 됐다. 정말 너무 행복했다. 한국에서 영화를 만들어야 될 것 같다니까! 만일 한국영화 감독이 나와 함께 일하고 싶다고 하면 너무나 기쁠 것 같다. 외국배우들이 한국영화에 종종 출연하기도 하나?

점차 늘어나는 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외국인이 주요 인물로 등장한 영화가 많지는 않다.
<다른나라에서>! 이자벨 위페르가 한국에 와서 문화적인 충격을 경험하는 이야기지 않나. <밤과 낮>도 프랑스에서 촬영한 거지 않나. 홍상수 감독이 프랑스를 좋아하는 것 같다(웃음).
출연작 중 가장 인상 깊은 영화는 무엇인가.
<팻 걸>은 나를 ‘배우’로 만든 영화다.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전혀 몰랐던 세계를 알게 됐고 진실하게 연기하는 법을 배웠다. 그때의 경험이 절대 잊혀지지 않는다. <팻 걸> 이후로는 <밤임에도 불구하고>에서 필립 그랑드리외 감독과 만나기까지 그런 경험을 다시 하지 못했다. 필립 그랑드리외 감독은 카트린느 브리야만큼이나 멋진 사람을 만난 것 같았다. 카트린느 브리야와는 다른 면으로 배우로서 나를 성장시켰다. 굉장히 이상하다. 필립 그랑드리외 감독의 영화는 사실 관객에게 친절한 영화는 아닌데 촬영할 때는 굉장히 안정적이고 진실된 경험을 준다. 단순히 세트에서 연기하는 것 이상의 경험이다. 감정이 굉장히 격해지더라. 그 두 작품이 내 연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이다. ‘가십걸’도 신기했다. TV는 처음이었는데 뉴욕에서 촬영했다. 파파라치가 너무 많아 힘들고 스트레스도 심했다. 재밌고 즐거웠지만 전혀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았다. 하지만 정말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한국 관객에게도 미국드라마 ‘가십걸’의 당신의 모습이 가장 익숙할 거다.
놀랐다. 20대 초반의 친구들도 나를 안다고 하더라(웃음). <팻 걸>도 봤다면서 내가 출연한 영화들을 줄줄이 언급했다. 내 영화를 그렇게 많이 본 사람들이 많아 없었는데 정말 반가웠다.

최근 행복했던 일이 있었다면 무언인가.
전주 영화제! 정말 즐거웠다. 칸 영화제, 베를린 영화제, 모두 가 봤는데 전주 영화제가 방문한 영화제 중 가장 좋았다. 칸과 베를린도 너무나 멋진 영화제지만 규모가 너무 커서 초청받은 사람들끼리 서로 알게 되기가 쉽지 않더라. 다양한 사람이 모이는 데도 모두가 각자의 일로 너무 바빴다. 그런데 전주국제영화제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 않아 모두 한 호텔에서 묶었다. 그래서 상하이, 뉴욕, 인도, 아르헨티나 등 세계 각국에서 온 감독과 연기자와 모두 친해졌다. 함께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내가 방이 가장 좋았다!

2016년 5월 24일 화요일 | 글_최정인 기자(jeongin@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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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이종훈 실장(ULTRA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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