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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넷플릭스 <피지컬:100 시즌2-언더그라운드> 장호기 PD
2024년 4월 18일 목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최강 피지컬을 자부하는 100인이 모여 최고의 ‘몸’에 도전한다! 한국 논스트립트 콘텐츠의 경쟁력을 입증한 넷플릭스 <피지컬: 100>이 시즌2로 돌아왔다. 공개 1주 차에 2년 연속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비영어 TV쇼 부문 1위에 오른 <피지컬: 100 시즌2-언더그라운드>(이하 <피지컬: 100>)가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크게 호평받고 있다. 지하광산 세계관 아래 한층 커진 스케일과 업그레이드된 퀘스트, 박진감 넘치는 승부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시즌1에 이어 메가폰을 잡은 장호기 PD를 만났다. 오롯이 콘텐츠에 집중하고 더 잘 만들고 싶은 마음에 MBC 퇴사를 결정한 그가 꿈꾸는 <피지컬: 100>의 청사진을 들어본다.

성별 나이 인종에 구분 없는 최고의 피지컬을 찾는 걸 목표로 한다지만, 여성 출연자의 물리적 한계를 보완할 퀘스트가 부재하다는 지적이다. 어떻게 생각하나.
시즌1이 보여준 것과 같이 <피지컬: 100>은 단순히 근육맨을 위한 프로그램은 아니다. 각기 다른 신체능력을 가진 분이 활약하도록 다양하게 게임을 고안하고 배치했다. 예를 들어, 사전 퀘스트인 무동력 트레드밀이나 장애물이 있는 경기장 같은 설계는 빠르고 민첩한 분이 유리하도록 했다. 다만 이번 출연자 중 피지컬이 압도적인 분이 여럿이고, 이 분들이 팀장으로 팀을 이끌다 보니 이 부분이 좀 더 부각된 것 같다. 경기 역시 힘의 대결처럼 보이게끔 흘러간 양상이 있다. 체격의 차이나 성별의 차이로 접근한 부분은 개인적으로 아쉽지만, 시즌1 대비 더욱 강력한 피지컬과 새로운 서사를 보여줬다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언제쯤 여성 우승자가 나올 수 있을까? (웃음)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힘센 사람이 우승자가 된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끔 시즌3 제작이 확정된다면 이를 안배할 생각이다.

우승자의 상금이 무려 3억 원인데 이런 승자독식 구조는 계속되는 건가.
처음 기획할 때는 잔혹한 서바이벌을 표방해서 우승자에게 상금을 몰방하는 식으로 갔는데, 시즌이 거듭되면서 다양한 베네핏과 상금 쉐어에 대해서도 고려하고 있다.

시즌1의 경우 결승전에서 벌어진 게임 중단과 재개 과정에서 공정성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이런 논란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특히 신경 쓴 지점은.
일단 경기 중 중단하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말 많은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진짜 말도 안 되는 별별 상황까지 다 상상했음에도 불구하고 끈이 꼬이면서 한 차례 중단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때는 사전에 준비한 매뉴얼대로 따르면서, 이 과정을 시청자에게 그대로 중계해서 어떤 상황인지 납득하고 설득하고자 노력했다. 온갖 변수를 고려했음에도 출연자분들의 퍼포먼스와 능력이 발산되며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하곤 하더라. 이런 경험을 다음 시즌에 반영하려 한다.

<피지컬: 100>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부분은. 또 어느 정도 보여줬는지 자평한다면.
<피지컬: 100>은 단순하게 몸이 좋고 힘이 센 것을 떠나 완벽한 피지컬이란 무엇인지 탐구하고 의문을 던지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시즌1에 이어 이번에도 많은 관심을 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새로운 주제로 어디에도 없는 콘텐츠를 이어가고 싶은 바람이다. 이번 시즌은 규모 면에서 훨씬 커졌고, 이에 맞춰 준비하고 노력할 부분이 많았다. 광산의 경우 소요된 모래가 3백~4백 톤에, 미로 길이만 해도 6킬로에 육박한다. 출연자에게는 마치 광산에 끌려온 것 같은(웃음) 몰입감을 주고 싶어, 카메라에는 잡히지 않았지만 구석구석 거미줄과 녹슨 망치 등 소품을 활용해서 세세하게 분위기를 조성했다. 개인적으로 진짜 같은 느낌은 어느 정도 달성했다고 생각한다.

게임(퀘스트) 고안은 어떻게 했나.
개인적으로 지양하는 건 게임을 위한 게임이다. 세계관에 기반한 퀘스트를 세팅하려 하고, 이번에는 ‘언더그라운드’라는 부제에 따라 지하세계에서 일어날 법한 일을 스터디했었다. 광산이라는 컨셉에 따라 광차와 고공 레일 같은 장비를 활용해 다양한 지표에 따라 게임을 준비했다. 외양은 무언가 일어날 법한 그럴싸한 느낌이 들도록, 내실은 피지컬적인 능력이 있어야 퀘스트를 수행하게끔 세팅했다. 체력과 안전 면에 있어서 전직 특수부대 출신, 국대대표 관리자 같은 전문가 집단에 자문을 구했고, 세팅 후에는 실제로 테스팅하는 등 시간 투자를 많이 했다.

100인 캐스팅 기준은. 또 스턴건 ‘김동현’과 배우 ‘이재윤’은 어떻게 섭외하게 됐는지.
기획 의도에 맞게 카테고리를 구분했고, 각 분야에서 경지에 오른 분을 서칭한 후 방송에 문제가 되는 부분이 없는지 확인하고 제안 드리는 식이었다. 대체로 도전에 대한 욕구가 큰 분들이라 스케줄만 맞는다면 대부분 수락해 주셨다. 김동현, 이재윤 두 출연자는 시즌1 때 많은 분이 왜 섭외하지 않았냐고 말씀 주신 분이었다. 그래서 시즌2를 준비하면서 제일 먼저 떠올렸고, 바로 연락 드렸다. 즐겁게 도전해 멋진 모습을 보여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다.

▲왼쪽부터) 장호기 피디, 'TOP 3' 안드레진 아모띠 홍범석

시즌1에 이어 이번 시즌도 해외 반응이 좋다. 한국 콘텐츠가 드라마에 비해 예능은 해외 인기가 떨어지는 면이 있는데, 인기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글로벌 시청자를 의식적으로 겨냥한 부분도 있다. 자막이나 배경지식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승부와 게임에 집중했는데, 이런 시도가 어느 정도 역할하지 않았나 싶다. 또 홍보와 더빙도 주요했다. 이번에는 훨씬 다양한 언어로 더빙과 자막을 넣었고, 예능 콘텐츠에 특화된 자막 덕분에 글로벌 시청자가 많이 유입된 것 같다. 특히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 쪽에서 연락을 많이 받았다. 시즌1때 너무 작은 사람끼리 경쟁하는 것 아니냐는 해외 쪽의 피드백이 살짝 있어서, 이번에는 어디에 내놔도 꿀리지 않을 피지컬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의도대로 된 것 같다. 이 부분에 자부심이 크다. (웃음)

시즌1은 MBC 소속으로 연출을 맡았다면, 이번에는 회사를 나와 따로 자체적으로 제작했다. 주로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만들다가 이런 예능 서바이벌로 선회한 것도 의외라면 의외다.
시즌1이 끝나고 많이 접한 반응 중 하나다. 다큐멘터리 팀에 있다가 왜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게 됐냐는 건데 개인적으로 큰 맥락에서는 방향성이 같다고 하겠다. 이미 유명하고 누구나 다 아는 거대한 서사보다 작은 이야기를 다루고 싶어서 다큐멘터리나 탐사 프로그램을 했던 건데 시대의 변화에 따라 기왕이면 많은 분이 볼 프로그램을 만들되 그 안에 내 가치를 담고 싶었다. <피지컬: 100>은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은 인물이나 우리가 잘 몰랐던 분야를 다루고 있다고 생각한다. 장르적으로 예능에 가까울 수 있으나 다큐멘터리 혹은 시사·교양의 연장이라는 생각이다. 이 콘텐츠에 좀 더 집중하고 잘 만들고 싶어서 MBC 퇴사를 결정했고, 그만큼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MBC에서 함께 일했던 선후배분들과는 지금도 원활하게 연락하고 소통하고 있고, 좋은 시너지를 내는 관계를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다.

넷플릭스와의 협업은 어땠나.
두 번밖에 경험하지 않은 입장에서 조심스러운 의견일 수 있으나, 넷플릭스와 협업의 장점은 콘텐츠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상파 작업은 예산의 한계가 크고, 또 연출자가 일정 부분 예산을 채워야 하는 부분이 있다 보니,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와 해야 할 이야기를 어쩔 수 없이 섞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런데 지금은 오롯이 하고 싶은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다. 협찬을 받겠다고 해도 오히려 ‘콘텐츠에 집중하라’고 할 정도다. (웃음) 자본과 한계에 구애받지 않고 내가 그린 그림을 실현할 수 있다는 점이 최대 장점이라 하겠다.

이미 시즌3도 구상하고 있을 것 같은데, 아닌가. (웃음)
아직 제작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구상은 하고 있다. (웃음) 처음의 기획처럼 여러 국가에서 참여하는 국제적인 행사의 모습과 가까워진다고 할지… 시청자들은 익숙하면서도 완전히 새로운 걸 기대한다고 생각하는데 시즌2를 해보니 아주 어려운 일이더라. 바꾸는 것도 힘들지만, 바꾸지 않는 건 더 힘드니! 욕심 같아서는 ‘짝수 시즌은 완성도, 홀수 시즌은 혁신’의 마음으로 만들고 싶다. 시즌3이 확정된다면 완전히 새로운 프로 같은 느낌이 들도록 하고 싶다.

이른 감이 있지만, 시즌3을 위한 러브콜을 보낸다면.
음… 상상이니까! 파퀴아오(필리핀의 복싱영웅), 일본 스모 요코즈나(스모 선수 중 최고 지위) 등등이다.


사진제공. 넷플릭스

2024년 4월 18일 목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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