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내 딸은 웃는 모습이 예쁜데…” 티빙 <피라미드 게임> 류다인 배우
2024년 4월 11일 목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매달 실시하는 인기투표로 A부터 F까지 등급이 결정되는 현실 피라미드의 축소판인 교실! 이 기이한 룰을 홀로 거부하고 F를 자처하는 한 학생이 있다. ‘명자은’(류다인), 자기의 배신으로 친구가 괴물이 되어 버렸다는 죄책감과 마음을 주었던 친구에게 배신당한 상처를 오롯이 혼자서 감내하는 인물이다. 드라마 <일타 스캔들>에서 밝고 쾌활한 의리녀 ‘장단지’로 시청자에게 눈도장 찍은 류다인이 정반대의 분위기인 ‘명자은’으로 다시 인사한다. ‘사람을 좋아하지만, 어쩔 수 없이 사람을 기피하게 된 친구’라고 캐릭터를 소개하며, “내 딸은 웃는 모습이 예쁜데, 한 번도 웃지 않아 가슴이 아팠다”는 엄마의 반응을 전한다. 극 중 자은과는 달리 잘 웃고 통통 튀는 면을 자칭 매력 포인트로 꼽는다.

호평 속에 <피라미드 게임>이 종영했다.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근황을 들려준다면.
재미있다는 평이 많아 너무 감사할 뿐이다. 원래 하던 대로 꾸준히 운동하며 다음 작품을 준비 중이다. 복싱과 PT를 주로 하는데 특히 복싱은 스트레스 푸는데 아주 좋다.

이 작품에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
제작 소식을 듣고 원작 팬이라 오디션을 보러 갔다. 당시 학생물이라 메이크업도 하지 않고 추레하게, 털레털레 갔었다.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라 질문에도 네 혹은 아니오로 대답하고, 또 목소리 톤도 낮아서 그런지 더욱더 말수가 없어 보였던 것 같다. 이런 모습이 자은과 닮았다고 생각하셨는지, 나오는데 뒤에서 ‘됐다!’ 하는 소리가 들리더라. 당시에는 캐스팅을 확신하지 못했는데, 2차 오디션에서 ‘자은’역이라고 하셔서 ‘그 됐다’가 ‘이 됐다’구나 싶더라. (웃음)

팬클럽 ‘다인소’와 활발한 소통으로 유명한데, 이번에 팬들의 반응은 어떤가.
정말 고맙고 기분 좋은 무게감이 실리는 것 같다. 이번에 팬들에게 혹시 만나게 되면 (내게) 안기라고 했는데, 정말 냅다 안기시더라. 너무 좋았다. (웃음)

‘예림’역의 강나언 배우와는 드라마 <일타 스캔들>에 이어 또다시 호흡을 맞췄다.
캐스팅 보드에 ‘나언’의 이름을 보고 전화하니, ‘언니, 나 <피게>(<피라미드 게임>)에 들어가게 됐어’ 하는 거다. 그래서 ‘알고 전화했다고, ‘수아’(강나언)와 ‘단지’(류다인)가 이렇게 다시 만나는구나!’ 했었다. 이번이 두 번째라 아무래도 편안했고, 이번에 2학년 5반 학생으로 출연한 배우들이 대부분 신인이라 촬영 때 다들 의욕이 넘쳤다. 한쪽에서는 카메라가 돌아가고, 다른 한쪽에서는 잠도 자고, V로그를 찍기도 하는 등 정말 고등학교 교실 속으로 들어간 것 같았다. 또 ‘수지’(김지연) 역의 지연 언니에게 정말 많이 배웠다. 제일 경험이 많아 우리가 미처 캐치하지 못한 부분을 알려줬고, 극 중 자은이 유일하게 소통하는 친구라 어떻게 하면 둘의 관계를 잘 보일지 꽁냥꽁냥 이야기 나눴었다.

<일타 스캔들>에서 절친이었던 ‘선재’역의 이채민 배우와 공개 연애를 선언했는데 부담감은 없나.
이런 질문을 많이 받았고 그때마다 없다고 말씀드렸는데 정말 부담감이 없다. (웃음) 연애는 연애고, 일은 일이라는 생각이라 그렇다. 내 딴에는 최대한 숨긴다고 숨기면서 만나왔는데, 솔직히 저에게 이렇게 관심이 많은 줄 몰랐다. 이왕 공개된 만큼 예쁘게 잘 만나보자는 마음이다. 항상 ‘나는 나니까’라는 건방진 혹은 스물네 살의 어린 치기심으로 사는 것 같다.

<피라미드 게임> 초반, F 등급으로 가혹한 학폭에 시달리는데 연기하며 힘들지는 않던가.
미리 액션합을 맞추고 들어가서 물리적으로 어려운 점은 없었다. 오히려 후반부에 ‘하린’(장다아)이 행하는 정신적인 학대가 문제였다. 하린이 자은의 엄마를 언급하며 협박하고, 또 ‘넌 나한테 그러면 안 된다’고 과거 자은이 잘못한 부분을 되새기는 부분에서 심리적으로 힘들었다. 이런 장면을 촬영할 때는 컷 소리가 나면 서로 안고 울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너무나 재미난 현장이었다. 사실 1화와 2화를 보고 엄마가 놀랄 것 같아 미리 경고드렸는데 의외의 반응을 주셨다. 학폭 당하는 장면은 연기라는 걸 알아서 괜찮았는데, ‘내 딸은 웃는 모습이 예쁜데 한 번도 나오지 않아 가슴이 아팠다’고 하시는 거다. 항상 무표정에 사연이 있는 어두운 모습이라 마음 아팠다고… 그럼에도 엄마뿐 아니라 주변에서도 너무 잘 보고 있다고 하셔서 다행이다 싶었다.

자은 캐릭터를 잘 표현하기 위해 내·외적으로 신경 쓴 부분은.
자은은 표정의 변화가 많이 없는 친구라 눈에 여러 감정을 담으려 했다. 사람을 좋아하지만, 어쩔 수 없이 기피하게 된 아픔이 많은 캐릭터라서 이런 면을, 눈을 통해 표현하려 했었다. 또 자은은 아파도 아프다고 표현하지 않는 인물인데, 내가 그동안 겪은 아픔을 떠올리며 접근해 나갔었다. 사회생활하며 또 인간관계에서 오는 고충이나 힘들 때 어떤 감정을 느꼈었는지를 생각했었다.

자은의 스타일링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의견을 냈었다. 자은에게 ‘컬러’를 뺀 무채색을 기본으로 가져갔다. 전체적으로 부스스하게, 그러면서 앞머리는 무겁게 내려 이마를 덮도록 했고, 피부는 톤다운한 후 흉터나 얼룩을 추가했다. 당시 그냥 자다 일어나서 가면 되겠다 싶을 정도였다! (웃음) 사실 감독님은 처음에는 증량을 말씀하셨지만, 반대로 5킬로 정도 감량했고 덕분에 좀 더 버석버석한 느낌을 잘 살린 것 같다.

자은과 닮은 면이 있는지.
공통점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웃음) 원작부터 팬으로, 그때도 만약 연기할 수 있다면 ‘자은’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아마 정반대라 더 끌렸던 것 같다. 자은은 답답하기도 하지만, 인내심이 강하고 심지가 너무 올곧은 인물 아닌가. 그래서 많이 부러지기도 하지만,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일에 대한 결과물, 그것이 좋든 나쁘든 수긍하는 단단함을 가진 인물이라 좋았다. 원하던 캐릭터를 하게 되어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만족도는 어떤가.
최선을 다했지만, 아직 불안정하고 배울 것이 많은 입장이라 당연히 아쉬운 점도 있다. 내가 두 살만 더 먹고 이 역할을 했다면, 좀 더 깊이 있게 감정을 표현했겠다 싶은 마음이 생기더라.

원작팬으로써 달라진 부분, 특히 결말에 대해 아쉬움은 없나.
아쉬운 부분은 없고 지금의 결말도 마음에 든다. 다행히 반응도 좋고 무엇보다 자은과 친구들의 서사도 그렇고, 25명 같은 반 학생들의 개성이 잘 드러난 것 같다.

자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행복해라! 명자은, 부디 너에게 많은 행복이 오길!” 맑은 친구가 어떤 일로 인해 어두워졌지만, 다시 맑음을 회복하길 바란다.

JTBC 드라마 <18어게인>(2020)으로 데뷔해 <일타스캔들>로 눈도장 찍은 후, 이번 <피라미드 게임>에서는 주연 롤을 맡았는데 어떤 변화를 체감하는지. 또 배우의 꿈은 언제부터였나.
역할이 커지다 보니 확실히 마음가짐이 달라지더라. 기분 좋은 책임감으로 어깨가 무거웠고, 앞으로 더욱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다. 연기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기억도 잘 안 나지만, 옛날부터 꿈이었다.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상경해서 모델일을 먼저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내가 서고 싶은 카메라가 이 카메라가 아니라는 걸 알았다. 그래서 계약기간 종료 후 배우로, 연기에만 집중해 왔다.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장르나 역할은 무얼까.
평소 장르물을 좋아해서 진한 누아르, 아니면 정통 로맨스를 해보고 싶다. 넷플릭스 시리즈 <마이 네임>의 한소희 선배 캐릭터나 혹은 사이코 살인마 같은 역할도 좋을 것 같다. 비록 배스킨라빈스에 가면 늘 같은 맛만 먹지만, 그럼에도 도전을 좋아한다. (웃음)

‘류다인’ 앞에 붙이고 싶은 수식어가 있다면.
‘믿고 보는 배우’ 다. 시간 투자가 아깝지 않고 일단 끌린다는 반응을 끌어내고 싶다. 이를 위해 부단히 노력할 것이고 그 첫 발판이 ‘자은’이라고 생각한다.


사진제공. 티빙

2024년 4월 11일 목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무비스트 페이스북(www.facebook.com/imovist)

0 )
1

 

1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