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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현지인터뷰] '묵공'의 두 카리스마! 안성기, 유덕화를 만나다.
2005년 12월 23일 금요일 | 이희승 기자 이메일


안성기는 누가 뭐라 해도 ‘국민배우’다. 그 이름 앞에 붙는 ‘~~친선대사’, ‘~~심사위원’같은 수많은 수식어 중에서 가장 ‘안성기’다운 건 단연코 ‘배우’아닐까 싶다. 솔직해 지자. 배우를 만나는 일은 직업을 떠나서 무척 떨리는 입장하지만 중국까지 날라가서 북경에서 3시간이나 달려 도착한 바오딩시 이시엔 근처에서 만나본 안성기는 흡사 친 오라비 같은 존재감으로 다가왔다.

산해진미도 끼니마다 먹으면 질리는 법. 인터뷰 전 연이어 계속된 기름진 식사를 빗대어 “음식은 입에 맞으시나요?”라고 말을 건네니 “그럼요. 너무 맛있지. 촬영하면서는 음식 못 먹어요. 끝나고 와서 먹으면 얼마나 맛있는데. 그리고 항상 ‘중국 요리’먹는데 얼마나 좋아.”라며 농담을 하는 모습이 친근하다. 그가 연기하는 조나라 대장군 ‘항엄장’은 평화를 위하여 전쟁을 추구하는 전장의 신으로 묵가의 제자인 혁리(유덕화)에게 복수를 꿈꾸는 인물이다.

<무간도> 시리즈를 통해서 스타의 이미지에서 ‘영화 배우’로 각인된 유덕화는 또 어떤가. 한국 나이로 40대 중반인 그는 여전히 늙지 않는 ‘소년’의 모습으로 한중일 합작 영화 <묵공>에서 허름하지만 평화의 뜻을 가슴에 품고 혈혈단신 성민 들을 지키려 나서는 ‘혁리’로 변신했다. 홍콩 느와르의 터프한모습을 벗어 던진 유덕화는 실제로 만나보니 카리스마를 넘어선 부드러움을 지니고 있었다. 어깨의 힘을 잔뜩 빼고 박애사상으로 똘똘 뭉친 유덕화의 모습은 쉽게 상상이 가지 않지만 안성기와 나란히 앉아서 언어를 초월한 유대관계를 보이다가도 ‘연기’에 있어서 만큼은 순간적으로 몰입해 대답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자니 100여편의 영화를 찍은 그의 내공에 믿음이 갔다.

“예전부터 안선생님(안성기에 대한 호칭을 ‘선생님’이라고 불렀다)에 대한 얘기는 많이 들었다. 실제 여러 작품도 봤었고. 대사가 거의 중국어라서 대사 외우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그걸 모두 외워서 오셨더라. 그런데 촬영 전날 대사가 대폭 수정이 됐다.(웃음) 사실 같이 연기하는 건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현실에서는 이 영화를 통해 친구가 되고 싶었다.”며 안성기의 준비성과 열정에 감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모습을 본 안성기는 “사실 영화 속 대사가 현재 중국인들도 하기 어려운 고대 왕실언어가 많아 본격적인 촬영이 들어가기 전 대대적인 수정에 들어갔는데 막상 대사가 바뀌어서 즐기면서 연기하진 못했다.”며 겸손해 했다.

현장에서도 언어적인 어려움은 느낌으로 넘어간다고 말한 안성기는 이번 영화 <묵공>을 통해서 연기 인생 첫 악역에 도전한다. 사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서 보여준 냉혹한 킬러의 모습은 피할 수 없는 싸움에 모든 것을 거는 백전노장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전초전이었다. 권력의 욕구와 전쟁의 의식에 있어서 평화를 위해 천하통일을 꿈꾸는 모습은 분명 전작들의 모습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이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장지량 감독과 유덕화는 동기동창생으로 장 감독 속의 기억에 학생 유덕화는 쾌활하고 재능이 많은 소년으로 기억돼있다. “장 감독님은 공부를 많이 하신 분이다. 그런대도 감독이 될 기회가 없었다. 그의<마지막 패왕>이란 시나리오를 너무 좋아한다. 애석하게도 그 영화의 촬영 때 스케줄상 머리를 자를 수 없었고, 결국 출연이 무산되었다. 그래서 머리를 안 자르는 역할이라도 잠깐이라도 좋으니 출연해 달라고 졸랐더니 16년 만에야 나를 기억하고 이번 영화에 출연시킨 것 같다. (웃음)이 역할을 맡고서는 되려 자르지 말라고 하더라. 수염도 무서운데 머리까지 밀면 더 무섭다고 해서.”라며 감독으로서의 능력을 높이 샀다. 안성기도 “ 감독이 보는 시각은 여러 면에서 다른 것 같다. 내가 보기에 장감독임은 굉장히 섬세하고 인간의 곧은 심성을 좋아하시는 분이다. 그래서 전쟁보다는 인간을 다루는 영화라 출연을 하게 됐다.”며 출연동기를 밝혔다.

사실 두 배우가 영화 <묵공>에 대한 신뢰와 믿음은 여느 영화와 무척 달랐다. 전쟁을 다룬 영화지만 ‘싸움’보다는 ‘지략’을 다룬 것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으며, 인터뷰 당일 언론에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벌판에서의 촬영장면이 협소한 방에서 이뤄진 직후라 둘만의 많은 교감이 오간 듯 했다. 단도직입적으로 서로의 연기 패턴을 알고 나서 알게 된 다른 점과 매력을 물어봤다. “사실 오늘이 둘이 찍은 첫 신은 아니다. 나는 성 위에 있고 유덕화가 말에서 나를 쳐다보는 장면이 첫 대면해서 찍은 장면이다. 그걸 찍으면서 시선을 마주치는 게 참 좋았다. 그 시선을 받으면서 나도 쳐다볼 수도 있었고 서로 교감을 하며 감정을 잡아 갈수 있었다.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나 할까. 그 장면을 촬영하면서 역할의 상승효과가 있었다.”는 안성기와 달리 유덕화는 “어제 그 신이 나오자 마자 안선생님과 나는 적이 돼버렸다. 처음엔 형님 같은 이미지였는데.(웃음) 실제 관계가 영화에 잘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성기가 가지고 있는 포용력은 극중 수하장군으로 나오는 홍천조의 표현대로 ‘부드럽고 조용하지만 큼 힘이 느껴지는 배우’ 그대로 실제 개구진 성격의 유덕화를 감싸 안으면서도 적당히 조율하는 연륜을 엿볼 수 있었다.


얼마 전 와이어 촬영 당시 크게 다쳐서 아직 안전대를 하고 있는 유덕화가 다행히 좋은 의사선생님을 만나 완치했다고 말하자 “저는 장군 중에서도 대장군이라 액션이 별로 없다. 오늘 ‘혁리’한테 칼 대는 장면이 나의 유일한 액션 장면이었다.(웃음)하지만 굉장히 사실적인 액션이 녹아 있는 영화로 앞으로 어떻게 영화가 나올지 무척이나 기대하고 있다.”면서 실제 촬영장에서의 에피소드를 밝혔다.

아시아 합작 영화인 만큼 위험천만의 액션씬은 자칫 무술영화로 보여진다는 걸 염려해서인지 “이 영화는 ‘전쟁영화’다. 바둑을 두며 지략을 다투고 사람들 간의 지혜대결을 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사실적인 액션보다는 ‘왜 전쟁을 하는지?’부하를 왜 이런 일 때문에 목숨을 잃게 만드는지?’를 고민하는 장면이 많은 영화다.”라고 표현하는 유덕화를 보면서 한국어로 질문하는 기자들과 상대배우의 대답을 통역해달라고 부탁하고 인터뷰 전체적인 분위기를 아우르는 그의 프로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건 <영웅본색>의 장국영을 본 뒤로 그가 <천장지구>에서 코피를 닦으며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 할 때도 <지존무상>에서 포커 패를 쥐고 독주를 마시는 모습에도 흔들이지 않고 마음에 담지 않으리라 다짐했던 지난 날의 결심들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영화 <묵공>속 두 배우의 연기는 내년 12월에나 확인할 수 있겠지만 그 기다림이 지루하지 않을 만큼 두 배우들의 카리스마는 검은 墨光(묵광)처럼 그렇게 가슴에 각인됐다.

중국_ 이희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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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y77
유덕화!!영원하라!! <묵공>기사 단신으로만 나왔었는데 이렇게 길게 나오니 너무 쪼아!!무비스트는 이런맛에 들어오는듯. 그에 비해 안성기가 되며 '혁리'역에 잘 어울리는데 개봉하면 봐야 겠군!
  
2005-12-26 15:59
paksj14
유덕화! 중학교때 부터 좋아했었는데. 최근 기사보니 감회가 새롭당   
2005-12-2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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