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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는 항상 저한테 숙제를 줘요 <친정엄마와 2박 3일> <마더> 전미선
2009년 7월 22일 수요일 | 김도형 기자 이메일


연극배우로의 완벽 변신

데뷔 15년 차. 하지만 대중적인 스타도 아니고, 잘 나가는 주연 배우도 아니다. 연기를 못해서가 아니다. 꾸준히 연기를 해왔지만, 어떤 순간마다 다른 일로 인해 연기에 전념하지 못했다. 데뷔는 빨랐다. 20대 초반 데뷔한 전미선은 처음에는 연기자의 삶을 살게 될 것이라고 쉽게 생각하지 못 했다. 하지만 6~7년 전 <번지 점프를 하다> <살인의 추억> <인어 아가씨> 등을 거치면서 연기의 소중함을 알았다. 한창 연기에 열을 올리던 시절에 결혼을 하고 임신을 하면서 시기를 놓치긴 했지만, 연기 잘하는 배우에게 타이밍이란 없다. 연기를 하겠다고 마음먹은 그 때가 바로 타이밍이다.

<친정엄마와 2박 3일>은 거의 처음으로 도전하는 연극이다. 데뷔 초인 20대 초반에 연극을 경험한 적이 있었지만, 당시에는 연기에 대한 욕구가 강했던 것도 아니고, 연극을 해야겠다는 의지도 크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친정엄마와 2박 3일>은 그가 ‘연극 연기’라는 인식을 갖고 참여한 첫 번째 작품인 셈이다. 초연을 할 때는 “한 번 해보자”는 욕심이 컸지만 스스로 미흡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래서 앵콜 무대에는 좀 더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전미선은 이번 연극을 통해 “딸을 향한 엄마의 사랑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크지만, 딸 역시도 엄마를 생각하고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연기에 임하는 마음을 밝혔다. 그리고 원작의 쌀쌀맞고 차가운 캐릭터에 평소 자신의 모습을 투영해 내면 깊이 슬픔을 간직한 캐릭터로 재창조했다. 관객의 눈물은 그에게 힘이 됐다. 보편적이고 진부한 소재였지만 모두의 공감을 이끌어냈고, 남들 앞에서 펑펑 울지 않는 한국인의 정서를 뒤집는 쾌감도 선사했다.

엄마와 딸은 특별한 관계다. 오랜만에 만나도 5분은 친하지만 이내 또 싸운다. 싸우다가도 헤어지는 마지막 5분은 또 애틋하고 사랑스러워진다.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됐지만, 엄마 앞에서는 그저 딸일 뿐이다. 요즘은 일이 있어 엄마와 함께 살고 있지만, 연극이 끝날 때마다 조금 더 잘해드려야겠다고 마음먹는다. 엄마를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해보다 더 큰 건 엄마에게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는 <친정엄마와 2박 3일>이 해외에서도 공연되기를 바랐다.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는 분들에게 이 연극은 더 강한 카타르시스를 줄 거예요. 역시 내 가족, 내 부모 하면서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동기를 줄 거예요.”

방송과 영화를 넘나드는 연기 베테랑

많은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소개된 전미선은 주연보다는 조연이 많았다. <연애>에서 장현성과 함께 주연을 맡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작품에서는 그렇지 못 했다. 하지만 출연 시간에 비해 기억에 남는 시간은 훨씬 길었다. 강렬한 캐릭터보다는 조용히 왔다가는 역할이 많았지만, 슬픔을 간직하거나 비밀을 안고 있는 묘한 분위기를 풍겼다. 감정을 분출하기보다 절제하며 스스로 아파했고, 발랄하게 웃기보다는 작게 미소 짓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스스로 복이라고 말한다. 꾸준히 얼굴을 알릴 수 있는 기회였고,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공연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

전미선은 최근 작품들에서 든든한 선배들과 함께했다. <에덴의 동쪽>의 이미숙, <마더>의 김혜자, <친정엄마와 2박 3일>의 강부자 등과 함께하며 새로운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이미숙으로부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을 배웠고, 김혜자로부터 연기의 디테일을 배웠고, 강부자로부터는 전체적인 모든 것을 배웠다. “강부자 선생님은 너무 높은 분이죠. 처음부터 끝까지 배우는 것 같아요. 특별히 말씀을 해주시지는 않지만 함께 지내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주세요.” 연기를 곧잘 하는 배우의 입에서 나오는 말치곤 겸손하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연기를 할 힘을 얻는다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부분이다.
일찍이 봉준호 감독은 이러한 그의 능력을 알고 있었다. <살인의 추억> <마더>에 출연시키며 조용하지만 믿음을 주는 연기를 선보이게 했다. 봉준호 감독은 그에게 항상 힘을 줬다. 연기를 잘하라는 독려가 아니라 연기자가 가장 좋은 컨디션에서 연기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꼼꼼하고 디테일한 연기를 요구하는 봉준호 감독이 선호하는 연기자인 것 같다는 질문에 “짧게만 나와서 그런가봐요. 길게 나오면 힘들어 질지도 모르죠.”라며 웃는다.

전미선은 방송보다는 영화와 연극을 선호한다. 준비할 것도 많고 연기에도 더 신경 써야 하지만, 자신이 생각하고 준비한 것을 보여줄 수 있어서 좋단다. 반면 방송은 너무 빨라 벅찬 감이 있다. 하지만 적응하는 방법에 따라 세 가지 맛이 다 다르니 어느 하나를 고르긴 힘들단다. 매체를 가리기보다 꾸준히 작업하는 것이 중요하다. 체력이 허락하는 한 연기에 욕심을 내겠단다. “연기를 하다 안 하니 안 늘더라구요. 더 좋은 연기를 위해서는 쉬지 않고 연기해야 해요.” 그는 현재 송윤아와 함께 영화 <웨딩드레스>의 촬영을 시작했다.

2009년 7월 22일 수요일 | 글_김도형 기자(무비스트)
2009년 7월 22일 수요일 | 사진_권영탕 기자(무비스트)

16 )
rnrbrn
드라마나 영화나 항상 기억에 남는 연기를 보여주시네요 ^^   
2009-07-24 19:27
wnsdl3
미인이네요..   
2009-07-23 22:42
hyeoni7
멋잇어요~~언니~~   
2009-07-23 14:47
keykym
항상 좋은 연기하는 배우..   
2009-07-23 09:34
shelby8318
좋아하는 연기자.   
2009-07-23 01:55
ooyyrr1004
숙제를 잘하시네요 ㅋㅋ   
2009-07-22 21:54
ldk209
어느 역을 맡든지 자신만의 향기를 남기는 연기자죠...   
2009-07-22 20:23
bjmaximus
전미선,다부진 연기자   
2009-07-22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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