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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로서 자신만의 모습을 찾아가는 임은경
'여고생 시집가기' 평강이 임은경 인터뷰 | 2004년 12월 23일 목요일 | 최동규 기자 이메일


기분이 우울할 때 보면 즐거운 배우가 있다. 코믹배우라서가 아니라 그 배우의 이미지가 밝아서 덩달아 기분 좋아지는 배우가 있다. CF의 차가운 신비소녀에서 영화를 통해 이제 친근하고 편한 배우로 찾아온 임은경 그녀가 바로 그런 배우 중 한명이다.

화려한 모습은 아니지만 변신에 노력한 그녀가 선택한 <여고생 시집가기>의 개봉을 앞두고 교보문고에서 짧은 인터뷰를 가졌다. 이제는 밝은 분위기를 찾으려 노력한다는 임은경은 영화의 내용처럼 여고생 같은 순수함이 느껴지는 인터뷰 자리였다. 서서히 배우로서의 자신의 모습을 만들고 찾아가는 임은경과의 대화를 통해 시집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들어보자.

<여고생 시집가기>는 어떤 영화인가?
많은 사람들이 다 아는 평강공주와 바보온달 이야기다.
그 이야기를 현대판으로 옮긴 것이다. 그대로 사용한 건 아니고 다시 재구성하고 다르게 해석해서 이야기를 만들었다. 우선은 무척 재미있고 전에 해왔던 이미지와는 완전히 다르다. 여고생이 시집을 가기 위해서 한 남자한테 울고 매달리는 그런 이야기인데 평강이라는 애가 옛날이야기처럼 눈물을 아주 자주 흘려서 자꾸 울면 바보온달한테 시집보낸다고 하면 딱 그쳐서 너무 이상해서 점집에 점을 보러 갔는데 무당이 하는 말이 만 16살에 꼭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아야 평강이가 살 수 있다고 말을 해준다.

근데 정말 만 16살이 되니깐 자꾸 위험천만한 목숨이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그런 일들이 계속 생기니까 스스로도 불안해 져서 ‘정말 남자를 찾아야 하는 것일까?’ 하고 고민을 하게 된다. 그때 갑자기 학교에 온달이라는 아이가 전학을 오고 보는 순간 혹시 ‘저 아이가 나의님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데 나중에는 그게 맞아 떨어져서 온달을 잡으려 고군분투 한다는 그런 이야기다.

평강이라는 캐릭터가 본인하고 잘 어울리는가?
영화상에서는 남자처럼 무척 거칠게 나온다. 잘 모르겠다. 나와는 좀 상반된 이미지인 것 같다.

‘평강’ 캐릭터 이름과 성격이 참 독특하다. 이런 역할은 처음이다. 부담스럽지는 않은가?
상당히 부담된다. 전에는 그저 인형 같은 이미지였기 때문에 걱정도 된다. 또 문제는 나한테 예전의 그런 이미지를 원하는 팬들도 분명히 있고 또 어떤 분들은 맨 날 똑같아서 지루하다 지겹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기 때문에 고민이 많이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조금은 가깝게 다가가기 어렵다는 느낌이 든다고들 했다. 그래서 부담감은 솔직하게 많이 있었다. 근데 평강이라는 인물이 전에 해왔던 그런 캐릭터와는 너무도 다르기 때문에 모든 것을 다 떠나서 저한테는 도전을 해볼 만한 것이었고 그래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럼 옛날이야기와 캐릭터들이 일치하는 부분이 있나?
아니다. 설정만 가져왔기 때문에 캐릭터들은 오히려 정반대다. 온달을 맡은 은지원은 정말 똑똑하고 부자고 멋있고 그런데 평강이는 오히려 못살고 공부도 못하고 싸움만 잘하는 그런 성격이다. 그러니까 설정은 바뀌고 분위기나 이런 것만 가져가는 거다.

<품행제로>에서 역할이 어울린다고 생각했었다.
실제성격과 가장 비슷한 캐릭터였다. 사실은 <시실리 2km>에서도 무척 잘 어울렸다고 생각하고 있다.

신비소녀에서 이제는 여러 가지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는데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역할은 어떤 것이라 생각하는가?
아직 나이가 많지가 않다. 그리고 전에는 남성적인 이미지나 인형 같은 이미지 같은 고정된 이미지가 강해서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도 ‘저런 거 말고는 안 어울리는 것 같다’고 라고 단정을 지어버리니까 쉽지만은 않다. 그래서 이번 평강이를 택하게 된 거다. 내가 하고 싶고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은 역할은 지금 제 나이에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여고생이라든지 말괄량이 소녀라든지. 그런 역할들이 지금 나에게는 어울릴 것 같다.

이전 작품들에서 연기력 있는 배우들과 연기를 했다. 류승범, 임창정, 김유미 등 이번에 은지원과 함께 했는데 연기로만 보면 임은경씨가 선배일 것 같다. 둘의 연기 호흡은 어땠나?
이런 질문 나올 줄 알았다. 근데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지원씨가 온달이라는 역할이 진짜 잘 어울린다. 사람들이 다들 가수니깐 그런 오해들을 많이 한다. 근데 진짜 어울리고 무엇보다 진짜 열심히 하시는 거 보고 하니깐 잘 어울리는 것 같아 또 감독님 의도를 잘 캐치한다. 금방금방 알아채고 알아서 해서 좋다.

두 배우 말고 어떤 배우들이 나오나? 재미있는 캐릭터들이 있을 것 같은데...
많다. 학교이야기다 보니깐 자살하는 친구도 나오고 공부의 압박이나 왕따 이런 여러 모습들을 가진 캐릭터들이 많이 나온다. 평강이는 주위 사람들을 신경을 안 쓰고 오로지 혼자만 생각하고 살아가는 캐릭터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을 무시한다거나 그런 성격은 아니다. 유선과 혜숙이라는 친구와 어울려 다니면서도 놀고 그러는데 조금은 방관하는 스타일이다. 그런 평강이 주위에는 학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캐릭터를 가진 사람들이 많아서 재미있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다양한 많은 사람들이 나올 것 같은데 관객들에게 알리고 싶은 재미있는 캐릭터는 누구인가?
친구로 나오는 유선이가 제격이다. 엉뚱하다. 요즘은 생뚱맞다고 하는데 정말 엉뚱한 캐릭터다. 항상 생각하는 것 자체가 엉뚱하고 완전한 뒷북이다. 친구들하고 이야기하다가 보면 호흡이 잘 맞게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그 친구는 꼭 엉뚱한 말 혹은 지나간 말들을 한다. 그러니까 가끔은 그런 엉뚱한 면을 보면 밉지만 절대로 미워할 수 없고 귀여운 친구 그런 캐릭터다.

어떻게 보면 흔한 영화 같기도 하고 어린신부도 생각이 나고 그놈도 생각이 난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런 건 아니다.

그렇다면 <여고생 시집가기>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은 무엇인가?
많이 알고 있어서 다 알 것 같은 이야기가 전혀 다른 소재로 사용되었다는 게 재미있다. 흔히 학교에서 볼 수 없었던 모습들과 반대로 흔한 모습들이 잘 조화 되어있다. 그게 매력이다. 또 흔한 모습들 사이에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는 것 그건 보면 알게 된다.

이야기 하고자 하는 주제가 있을 것 같은데?
감독님이 캐스팅 때부터 이야기 하던 게 있는데 그냥 가벼운 이야기는 아니다. 감독님을 처음 만났을 때도 뉴스에서 수능 때문에 자살하고 그런 기사가 나오고 그럴 때였다. 또 왕따 문제도 꽤 많았었다. 영화상에서도 자살하는 친구가 나오는데 체구가 크다. 반에서 있는지 없는지 조용하게 지내는 항상 소외되는 그런 친구들의 모습을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 같다. 학교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가벼운 터치로 그려내고 있지만 그 안에서 묻혀 가는 그런 일들을 노출 시키고 싶어 하셨다.

<인형사>로 부천 영화제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았는데 영화 촬영도 끝나고 요즘은 어떻게 지내나?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
오랜만에 집에서 놀았다. 집에서 비디오도 보고 친구들도 만나고 놀러 다니고 책도 일고 그렇게 지냈다. 밖에 막 돌아다니지는 않고 집에서 여가 생활하고 엄마랑 이야기도 하고 그랬다. 재미있게 본 디비디는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좋게 봤다. 그리고 좀 시간이 여유 있고 나른해 지는 것 같으면 밝은 분위기의 로맨틱 코미디를 자주 본다. 왠지 스스로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좋다. 최근에 본 영화는 <나비효과>하고 <이프 온리>를 봤는데 <이프온리>가 더 잘 맞는 것 같다.

신비소녀 모델이었을 때와 지금의 영화배우로서의 자신이 다를 것 같은데 차이점과 혹 그때의 매력과 지금의 자신의 매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그때는 가장 큰 이미지가 말이 없는 거였다. 다가서기 어려운 외모의 성격 이런 게 많이 비쳐졌다. 전혀 임은경이라는 아이와 관계없이 성격에 관계없이 이루어졌었던 거라서 만들어 졌던 인위적인 모습의 모델이었다. 그래서 지금은 그때와는 좀 많이 달라졌다. 자꾸 어둡게 가니깐 어두워지는 것 같고 지금은 밝게 가니깐 점점 밝아져서 좋아지는 것 같다. 매력은 사람들 이야기처럼 지금의 순수함 같다. 있는 그대로의 나만의 자유로움 같은 것 말이다.

여러 작품을 하면서 정말 호흡이 잘 맞았다고 생각하는 배우가 있는가?
창정 오빠다. 호흡이 잘 맞았다고 하기보다 많이 배웠다. 즉흥적으로 무엇인가를 진행 했을 때 진짜 빨리 캐치를 하고 대응을 하니깐 배울 점이 많았다. 또 친하게 잘 해 주셨다. <시실리2km> 촬영 때 진짜 많이 편했다. 챙겨주고 잘해 줘서 재미있게 작업했다.

본격적으로 영화배우의 길로 들어섰는데 이런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배우는?
자주 듣는 질문이다. 솔직하게 말씀 드려서 <시실리2km> 끝나고 나서 뭘 느꼈냐하면 나의 배역을 존중하고 사랑하자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전에는 그냥 맡은 역에 빠져서 억지로 몰입하려고 하기만 했지 그 역할을 캐릭터를 나 자신인양 사랑할 줄은 몰랐던 것 같다. 근데 그 작품을 마치고 나서 불현듯 내가 지금 하고 있는 모든 것은 소중한 것이고 내가 하는 이 역할도 나 자신처럼 존중하고 사랑해 주어야 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진실 되고 솔직한 배우, 자신의 역할을 사랑할 줄 아는 배우가 되었으면 좋겠다.

마지막 인사말 부탁
크리스마스 때 굉장히 큰 영화들이 많다. 솔직히 <여고생 시집가기>는 작은 영화다. 하지만 굉장히 밝고 즐겁고 크리스마스와 어울릴 만한 영화다. 재미있고 경쾌하다. 만약 지금 우울하고 그것을 탈출 하고 싶다면 <여고생 시집가기>를 보면 그런 마음이 드는 영화일 꺼다. 크리스마스 같은 영화 많이 사랑해 주세요.

취재: 최동규 기자
촬영: 이영선

17 )
sweetybug
흠.. 임은경이 밝은 이미지인가?? 난 어두운 이미지인데..   
2005-02-16 12:10
ffoy
임은경 "스무살TXX"할 때가 떠오르지가 않는다 ㅠㅠ 그 때는 풋풋했는데,,, 지금돈가?   
2005-02-10 10:32
cko27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가는건 좋은데. 조금 더 신중하고 좋은쪽의 색깔로 찾아가시길.   
2005-02-09 17:13
nara1022
임은경양 뭔가 아쉬움이 남는 배우~   
2005-02-09 01:01
nara1022
너무 작품선택을 잘못하는듯,,;;;;   
2005-02-09 01:00
real3mong
미소녀에서 아가씨 다됐네요...ㅋ   
2005-02-06 22:38
soaring2
예전의 신비소녀이미지에서 지금은 멋진 숙녀로 탈바꿈한 그녀~ 그녀의 연기를 기대해봅니다~   
2005-02-05 03:10
khjhero
진짜...좋은 작품 만나시길 바랍니다..임은경씨..   
2005-02-02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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