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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정기2’ 강은비, 이지훈과의 키득키득 수다틱 인터뷰!
인터뷰 | 2005년 1월 13일 목요일 | 심수진 기자 이메일

성(性)은 우리내 삶에서 뗄레야 뗄 수 없는 긴요한 부분이다. 남자든 여자든 심장을 쿵쾅거리게 하고, 다리를 후들거리게 할만큼 섹시한 몸매를 보게 됐을때 신경줄을 타고 흐르는 그 미묘한 전율이란! 단추 하나 끄른 옷깃 사이로 슬며시 엿보이는 속살을 보노라면, 마른 침이 꿀떡 삼켜지고, 마치 다나베 세이코의 소설 속 주인공처럼 내 애인도 아닌데, 거참 묘하게 두근거리게 된다.

<아메리칸 파이> 시리즈처럼 기어코 속편까지 나오게 된 <몽정기> 시리즈는 이런 우리들의‘주체할 수 없는 성적 호기심에 달떠 있는 시기’를 예리하게 포착, 꼼꼼한 통계분석을 통해 흥미롭게 구성한 성적 에피소드들로 웃음을 선사한다. 전편 <몽정기>가 15살 중딩 소년들의 성적 호기심을 다뤘다면, 이번 <몽정기2>는 17살 고딩 소녀들의 앙큼솔직한 성적 일화를 쫘악 엮어낸다.

여성 관객들은 키스, 섹스, 남자 등등 알고 싶은 것이 넘넘 많았던 자신들의 소녀적(혹은 현재!) 얘기를 이 영화가 얼마나 공감어리게 풀어냈는지 궁금할 터이고, 남자 관객들은 과연 여자들은 어떤 호기심을 갖고 지냈나(혹은 지내나) 눈을 번뜩이며 지켜볼 것.

웃고 즐기면 땡인 단순한 나열에 불과하느냐, 혹은 그 속에 놓치면 아까운 사색(?)의 건덕지를 남기고있느냐 하는 판단은 순전히 여러분들의 몫일 듯. 에로틱 분위기의 괜찮은 멜로 영화가 왠지 보고 싶어지던 오후, 기자는 <몽정기2>의 여자 주인공 강은비와 꽃밭(!)에 둘러싸여 행복한 비명을 질렀을 남자 주인공 이지훈을 만나보았다.

에필로그식으로 느낌을 살짝 공개하자면, 마치 친한 동생들과 짧지만 알차게 수다를 나눈 기분이랄까. 외모 못지않게 목소리의 귀여움도 장난이 아닌, 수줍은 소녀 강은비와 재치있는 장난기로 분위기 상승에 애써준 꽃미남 이지훈과의 인터뷰 현장으로 여러분을 안내한다.

와아, 만나서 반갑습니다~
이지훈, 강은비-(예쁜 하모니로) 안녕하세요~

원래 인터뷰가 작년 말에 잡혔었잖아요. 근데 이지훈씨가 아프셔서 해가 싹 바뀌구 연초에 하게 돼서 기분이 묘하다고 할까 그런 느낌이 드는데. ^^ 그때 많이 아프셨어요? 감기몸살?
아뇨. 급체요. 다음날까지 많이 고생했죠.

흠, 올해 가장 이루고 싶은 소망이 뭔지부터 여쭤볼게요.
이지훈-영화를 계속 찍어서 영화배우로 거듭나고 싶어요. 음, 배우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한해가 됐으면 좋겠어요.

강은비-전 좋은 선배님들과 다른 영화에서 다시 만나서 연기를 하고 싶어요.

어, 벌써 차기작을 선택하셨어요?
강은비-아니요, 아직요. 근데 좋은 선배님들 계신 영화에....헤헤.

<몽정기2> 언론 시사때 다들 영화를 처음 보셨나요?
이지훈-은비씨는 먼저 봤잖아요?

강은비-네, 블로그 시사회라구요. 그때 먼저 봤어요.

이지훈-그날 제가 아픈 날! (웃음) 전 그래서 못 보러 갔죠.

음, 어떠셨어요? 언론 시사회때? 떨리셨나요?

이지훈-음, 아직 두 편 밖에 안했지만 첫 번째보다는...왜 기자 시사는 냉랭하잖아요? 그래서 영화 보는 내내 저희 배우들끼리 쫙 앉아서 봤는데, 저는 재밌더라구요. 많이 웃구. 우리끼리 다른 사람들 안 웃는 씬에서 킥킥대고 웃고 얘기하고 그랬어요. 그러면서도 물론 많이 떨리긴 했죠.

강은비-저는 그렇게 많은 카메라가 온게 처음이어가지구요, 저는 원래 고현정 언니같은 분들한테만 그렇게 하는 줄 알아가지구 되게 놀랐었어요. (일동 웃음) 영화를 볼때 딱 자리에 앉는데 갑자기 카메라가 많이 오셔가지구 긴장을 한 상태로 영화를 봤는데, 제 얼굴밖엔 안 보이더라구요. (일동 웃음) 챙피해가지구...

이지훈-(강은비를 보며) 원래 자기만 봐. 그룹샷이 나오면 전체적으로 보면서 대사를 치고 있는 연기자를 봐야 하는데 나는 뭐하고 있나~ 자기 모습만 보구 그래. (일동 웃음)

근데 이지훈씨는 <여선생 VS 여제자>도 그렇고 왜 그렇게 선생님 역할만 맡으세요? (웃음)

이지훈-음, 선생님 역할 좋잖아요. 가르치는 것도 좋아하고, 제가 애들을 되게 좋아해요. 조카가 셋인데, 만나면 씨름하면서 싸우고 노느라구 정신이 없어요.

아, 그러시구나. ^^ 그렇잖아도 <여선생 VS 여제자> 때 염정아씨를 인터뷰했었는데 이지훈씨 칭찬이 자자했거든요. 연기잘해, 잘생겼어, 담백해 등등. (웃음)
이지훈-누나가 저를 예뻐라 해 주셨죠. 저는 따라라 했고. 누나랑 영화 찍고 나서 되게 많이 가까워 졌어요. 누나가 동생들을 잘 챙겨주시는 편이라서...

강은비씨는 오디션에서 무려 3500:1의 경쟁률을 뚫고 여주인공 오성은 역을 맡으셨어요. 그 경쟁률을 뚫으셨다니 정말 대단하단 생각이 들거든요.
강은비-아, 헤헤.

이지훈-(장난스럽게) 진짜야?

그렇게 은비씨가 어마어마한 경쟁률을 뚫고 뽑힌 매력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강은비-저요? 글쎄...

이지훈-(장난스럽게) 속살을 보여준거야? (웃음)

강은비-(웃으며) 아니요. 음, 3,500명 중에 최종으로 20명이 뽑혔었거든요. 제가 그 20명의 이름, 나이, 키 이런 걸 다 조사했었어요. 음, 경쟁 상대를 알아야 된다 그런 마음이었는데...감독님이 탁 그런 질문을 하셨어요. 오디션 본 사람 중에 아는 사람이 있냐구 해서 다 아는데요 하니까 그 모습이 성실해 보였다구. 감독님이 얘는 영화하면 열심히 하겠구나 생각하셨대요.

이지훈-인터넷 통해서 오디션 했잖아요. (장난스럽게) 제가 궁금해서 봤는데 은비씨 얼굴을 못 봤거든요. 안 나왔어요. 그래가지구 처음 대면했을때, 그때가 연습할 때였는데 은비씨가 뽑혔다구 그러는 거에요.‘아, 왜 난 못 봤지?’ 그랬거든요.

아, 이렇게 예쁜데 왜 못봤을까 그런 마음이요? ^^
어, 아뇨. (웃음) 거기 리스트에 올라온 친구 중에서 다른 친구가 정말 잘 하는 친구가 있었어요. 그래서 ‘아, 얘가 되겠구나’ 생각했었는데 거기서 안 나왔던 친구가 나와갖구 약간 놀란거죠. (웃음)

강은비-(귀엽게 투덜거리는 말투로) 지훈 오빠 왜 그러지. 오늘 왜 그러지 진짜. 참...

이지훈-아, 근데 이번 연기보면서 깜짝 놀라실거에요. 노력도 굉장히 많이 하는 친구고...

은비씨가 맡은 ‘성은’역할은 성장발육이 늦은 캐릭터잖아요. 근데 보니까 은비씨도 상당한 동안이세요! 그런 말 들으세요?

강은비-네에, 제가 편의점 가서 커피를 딱 사가지고 나오면 ‘왜 이렇게 어린 애가 커피를 마시냐구’ 그런 소리 하시거든요. 저도 나름대로 스무살 다가가는데...

이지훈-(장난스럽게) 어, 진짜? 나름대로 빠르네...

강은비-(귀엽게) 오빠 좀 말려줘요~

두 분은 영화찍으면서 많이 친해지신 거죠?
이지훈-그쵸. 처음에는 은비씨가 워낙 쑥스러워해서 다가오지 못했는데. 저는 동생들이랑 빨리 친해지구 싶어하고 되게 개방형이에요. 음, 그런 편이라서 사람들도 금방 생기구 헤어지구...(웃음)

강은비-오빠랑 친해지게 된게 연기를 막 직접 보여주시구요. 부담없이 말을 해 주세요. 어려운 장면에서도 웃긴 농담하시구. 되게 편안해서 오빠가 참 좋은 사람이구나 느꼈죠.

이지훈-성격 자체가 꽉 막힌 걸 싫어해요. 트러블없이 지내려고 노력하는데, 은비씨 말고도 다른 친구들하고도 스스럼없이 지내는 편이에요. 극중에서 워낙 안 좋은 점을 다 보여주기 때문에...(웃음)

사실 그렇게 서로 친한게 연기하는데 도움이 되셨을 것 같아요. 민망한 장면도 있고 하니까 ...(웃음)
강은비-네, 처음에는 민망해서 오빠 눈도 잘 못쳐다봤어요. 느끼해서. 근데 나중에 좀 친해지니까 자연스럽게 연기하게 되더라구요. 그 단계가 보여가지구 좋았어요.

전작 <몽정기>는 보셨죠? 이지훈씨 같은 경우는 아무래도 <몽정기2>보다 더 많이 공감했을 것 같은데? (웃음)
이지훈-음, 저는 그렇죠. 공감대 형성은 당연히 그쪽으로 많이 쏠리게 되는데, 사실 여자들은 과연 어떤 상상, 어떤 호기심을 갖고 생활할까라는 남자들의 호기심이 있을 거에요. 남자들이라면 모두 그런 생각 갖고 있을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몽정기2>는 그런 부분들을 많이 보여줬기 때문에 남자분들도 좋아하시지 않을까 생각해요. <몽정기>에서 그런 장면이 많이 나오잖아요. 남자 친구들끼리. 전 행동으로는 안해봤구 얘기로는 많이 들어봤는데...

에이~(웃음)

그럼 은비씨는 어떠셨어요? 여자로서 많이 공감하셨어요?
강은비-네, 많이 있었어요. 특히 친구들끼리 모여서 예쁜 애들 따 시키구‘우리가 꼭 해야돼’ 이런건 진짜 똑같았구. 화장실가서 고민털어놓구 그런 것도 똑같구. 왜 여자들은 화장실 가서 고민털어놓구 그러잖아요.

이지훈-단체로 몰려가구!

강은비-(맞장구치며) 네. 화장실 가서 많이 싸우기도 하구. (웃음) 그런 부분에서 많이 공감했구, 또 몸매 좋은 친구들이 몸매 안 좋은 친구들 무시하는 것두 있잖아요? (웃음)

이지훈-은비씨는 당하는?

강은비-네에, 무시당하는 불쌍한...흐흐. 그런 쪽에서 공감을 많이 느꼈어요.

지훈씨는 아무래도 코믹연기를 처음 시도해보는거라서 이런저런 힘든 부분이 많았을 것 같은데요? 부담감도 있었을 것 같구.
이지훈-시나리오를 받고 읽어봤을때, 어떤 장치적인게 코믹한 거지 캐릭터 자체는 코믹적인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떤 불치병으로 인해서 코믹적인 상황이 만들어지고, 그게 배가 되는. 그래서 오히려 연기하는데 오버해서 억지로 웃긴다고 하면, 조금 유치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감독님은 큰 느낌을 요구했었는데, 무덤덤하게 무표정으로 가면 더 웃기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하구...
그래서 전반적으로 보면 오버돼서 표현된 부분도 있는 것 같구, 적정선인 것도 있는 것 같구, 모자라는 부분도 있구. 그런 부분이 적당한 폼을 잡지 못해서 그런 것 같아서 약간 아쉽기도 하구 그래요. 근데 저는 굳이 코믹적으로 하려고 하진 않았어요.

은비씨는 ‘2004 대한민국 얼짱전’에서 대상을 수상하셨잖아요. 지금 ‘얼짱’ 출신 여배우들이 어느새 상당히 많아진 편인데, 보면 사람들이 더 냉정한 연기 평가를 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거든요. 그에 대한 부담은 없나요?
강은비-음, 네. 역시나 영화를 찍기 전에 걱정했던 부분이 이번에 나왔어요. ‘얼짱’을 주인공으로 쓰다니 쩜쩜쩜 이런 식으로 기사가 나왔더라구요. 근데 전 단 한번도 제 자신을 얼짱이라고 생각해본적도 없구, 되고 싶었던 적도 없거든요. 물론 네티즌 여러분들한텐 상당히 감사한데...

이지훈-누가 원서 냈는데?

강은비-친구가요.

강은비-‘얼짱’이라는 타이틀 바꿀려고 이름까지 바꿨고, 연기도 노력한다구 했는데 얼짱 타이틀을 벗기엔 아직 이른가봐요. 그치만 더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 드리면, 언젠가는 배우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지훈-저 역시 가수라는 타이틀을 벗기가 쉽지 않았어요. 새로운 이미지가 들어차기엔 오래전부터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근데 연기는 여러가지를 보여줄 수 있으니까 그 속도는 상대적으로 빠른 것 같아요.

지훈씨는 두 번째 영화인데, 처음 영화를 찍었을때와 스스로 달라진 부분이 있다고 느끼나요? 마음가짐이랄지.
이지훈-글쎄요. 그냥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했는데, 우선 아직은 느낌 자체가 내츄럴한 부분인 거 같아요. 임펙트를 아직까지 찾아볼 순 없는 것 같구, 저 역시 준비가 덜됐구, 아직 그 정도의 재량을 가진 것 같진 않아요. 아직 제 속에 있는 뭔가를 끄집어내기에는 시간적인 부분도 더 필요한 것 같구, 작품 외적인 부분으로도 경험을 더 쌓아야 하고...끄집어내려면 더 열심히 해야죠.

근데, 지훈씨가 맡은 교생 ‘강봉구’는 섹시한 여자만 보면, 참 괴로운 병에 시달리잖아요. ^^ 어떠세요? 실제로 지훈씨는 섹시과 여자들에게 약하나요? 아님 청순하고 귀여운 과에 약하나요?
이지훈-아~얼마전까지만 해도 ‘섹시’ 쪽에 눈길이 갔던 것 같아요. 치마 짧게 입고 망사 스타킹 신구 그러면 자극받구.

헉, 진짜요?
네, 근데 지금은 청순쪽인데, 그게 시시때때 바뀌더라구요. 지금은 편안한 사랑을 하고 싶어서 그런지 귀엽고 청순하고 다소곳한 여자요.

은비씨는 어떠실 거 같아요? 학창시절에 만약 이지훈씨 같이 잘생긴 사람이 오면 이번 영화처럼 좋아했을 거 같아요?
강은비-네~근데요, 불행하게도 교생 선생님들 중에서 잘생긴 분들은 안 오세요. 전 현대 무용 선생님 좋아했는데, 그분은 얼굴이 지훈 오빠같이 잘생기신 분이 아니라 몸매가 매력있는 분이셨어요.

이지훈-허벅지 근육이 예술이라며?

강은비-네, 허벅지 근육이 멋진 분이여가지구요. 그분을 많이 좋아했어요. 만약에 지훈 오빠같이 잘 생긴 분이면...(웃음)

이번 <몽정기2>는 은비씨를 비롯해 전혜빈, 박슬기, 신주아씨 등 엇비슷한(?) 나이의 연기자들이 모였기 때문에 촬영하면서 재밌는 일이 많았을 것 같거든요. 어땠어요? 지훈씨는 여자들만 있어서 약간 외톨이였을 것 같은데...(웃음)
이지훈-네, 진짜 외톨이였어요. 자기네들끼리 놀구 자기네들끼리 농담하구 그러다 자기들도 서로 왕따당해요. 여자들은 아무리 작은 부분이라도 덜 보여주는 것같은 느낌이 들면 더하려고 하는 욕심들이 있는 거 같아요. 진짜 그런 부분에 대해서 욕심이 많은 거 같아요. 그래서 티격태격했던 부분들도 있구...

어, 티격태격이요?
강은비-네, 특히 배역에 너무 집중하다 보니까 주아 언니랑 다툼이 좀 있었고 오해가 좀 있었던 거 같아요.

이지훈-은비 울구...

강은비-네에...

이지훈-그거 보면서 솔직히 귀엽고 재밌었어요.

강은비-네, 사실 말실수 하나 때문에 다투고...지금은 다 좋게 풀려가지구요. 아, 재밌는 거는요, 주아 언니가 아이스크림을 먹는 장면이 있었어요. 그때 제 옆에 지훈 오빠랑 감독님이 계셨어요. 근데 모니터를 보시구 쓰러지시는 거에요.

(웃으며) 오호, 왜요?
강은비-글쎄 제가 왜 쓰러지시는 걸까 계속 쳐다보고 있었거든요. 근데 그냥 주아 언니한테 계속 집중하시는 거에요. 그게 무척 초창기 촬영이었거든요. 그래서 ‘아, 지훈 오빠는 역시 주아 언니같은 타입을 좋아하는구나. 그렇구나~~’ 생각했죠. (일동 웃음) 그때 재밌었어요.

이지훈-(장난스럽게 받아치며) 에, 그 연기가 굉장히 어려운 연기였기 때문에 어떻게 가면 더 섹시한 모습으로 보여질 수 있을까 상의한 거죠.

강은비-(장난스럽게) 지훈 오빠는 섹시하게 보여질 필요 없는 장면이었는데...(일동 웃음)

지훈씨는 특별히 재밌는 일 없었나요?
이지훈-음, 전 두 달이 참 빨리빨리 지나갔던 것 같은데...은비씨랑 찍은 장면 중 달리기 장면이 있었거든요. 은비씨가 달리기를 쭉 하다가 저한테 달려오는 장면인데, 제가 손으로 딱 잡고 막는 장면인데 되게 쑥스러워하는거에요. 그니까 저두 못하겠는 거에요. 자기 몸을 다 뺏긴 것 같은 느낌으로 막 안절부절 못해 하구, 촬영도 힘들어하니까. 결국 끝나긴 했는데 그러고 나서 눈물 글썽글썽거리는 모습 보니까 괜히 제가 미안하기두 하구 그랬었어요.

은비씨는 그 장면이 가장 민망했던 거에요?
강은비-네, 오빠랑 같이 찍었을때는 진짜 민망했어요. 근데 민망한건 둘째치고 어떻게 달려가야할지 모르겠는 거에요. 특히 촬영하기 전에 테스트 촬영을 하잖아요...

이지훈-그때 슛이 딱 들어갔는데, (옆구리 부위쪽을 가리키며) 여기를 잡게 된 거에요.

강은비-네에, 그래서 너무 아팠어요. 손이 되게 크잖아요.

이지훈-오니까 나도 모르게 피해지더라구.

진짜 그런 장면처럼, 영화 속에 민망한 장면들이 적지 않은데 처음에 시나리오 받고 ‘아, 내가 정말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 안 하셨어요?
이지훈-전 베드씬이 있어서 참 어려웠어요. 처음에 시나리오상으론 ‘아, 요 정도 이렇게 이렇게 해서 시시식 하면 금방 끝나겠네’하면서, 어느 정도 수위냐면 탈의를 하지 않는, 그런 정도로 밖에 생각 안했거든요. 근데 콘티가 나오고 보니까 적나라하게 다 표현이 되어있더라구요. (절망적인 한숨투로) 아~~다른 친구들은 미리 연습도 하구 MT도 갔다 오고 한 시기에 전 일본에서 활동이 있어서 잠깐 가는 바람에 초반에는 참석을 많이 못했거든요. 그런 대화를 많이 못 나누고 시작을 해서 걱정이 많이 됐었는데, 역시 편집이 예술이더라구요. 그때는 걱정했지만 보니까 스피디하구 재밌구 그래요. 그거 빼고는 다른 부분들은 무난하게...

강은비-저는 시나리오 읽으면서 이해 안 되는 부분이 몇 가지 있었어요. 아예 모르겠는 부분이 있는 거에요. 샤워씬도, 샤워실에 들어간다→샤워기를 튼다→샤워를 한다 이 정도로 끝이니까 그렇구나 하구 넘겼거든요. 근데 콘티를 보니까 웬 말이에요. 난 너무 놀란거에요. 감독님한테 “전 속았다구, 이런 게 어딨냐구, 말은 안 써있는데 왜 이러냐구” 제가 막 그랬거든요. 감독님이 “촬영날짜 잡혔다” 딱 이러는 거에요. 그때 진짜 눈앞이 캄캄해서...(쩝, 요 대답을 할때 전반적으로 목소리가 어찌나 귀엽던지!!)

이지훈-그때 많이 울었지?

강은비-네에, 저 찍으면서도 계속 울고 있었거든요. N.G 났던게 눈물 닦는게 보여서 N.G 나구, 울어가지구 어깨가 들썩거리는게 찍혀서 N.G 나구...

코믹 영화 중에서, 특히 <몽정기> 1,2처럼 청소년들의 성을 다룬 코믹 영화 중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영화가 있다면요?
이지훈-전 <색즉시공>이요.

강은비-저는...

이지훈-<아메리칸 파이> 봤어?

강은비-<아메리칸 파이>요? <아메리칸 파이 2>는 봤어요.

이지훈-(장난스럽게) 왜 1편은 안 보구?

강은비-아이~케이블에서 해주잖아요. (일동 웃음)

음, 본받고 싶고 존경하는(?) 배우들을 꼽는다면요?
강은비-(문)근영이 언니랑요, 심은하 언니요.

이지훈-우리나라 배우 중에 정말 내노라하는, 누구나 다 닮고 싶어하는 최민식 선배님, 송강호 선배님, 설경구 선배님. 또 전 (장)동건이형 되게 좋아해요.

강은비-나도 좋아하는데! (일동 웃음)

이지훈-동건이형은 연기생활 오래하셨고, 주연도 하셨는데 정말 내면에 있는 걸 보여주시는 것 같아요...저도 내공을 많이 쌓아야죠.

지훈씨가 생각하시기에 가수 활동 하다가 연기 하니까 장단점이라고 할까, 그런 점이 있다면 뭐라고 생각하세요?
이지훈-전 개인적으로, 단점은 없다고 생각해요. 자기한테 주어진 재능이 있다면 얼마든지 충분히 할 수 있는 거라구 생각하거든요. 다만 시청자들이나 관객들에게 기존 이미지를 얼마나 덮을 수 있을까. 과연 가수때 이미지를 얼마나 벗고, 연기자로서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느냐 그게 재량이고, 재능이죠. 노래만 할 것이지, 혹은 연기만 할 것이지 그런 얘기들이 많이 나오는데, 전 할 수 있으면 다 하자는 주의에요. 능력이 된다면 말이죠.

은비씨는 연기자로만 활동할 생각인가요?
강은비-네, 영화배우로만요.

아. 드라마는요?
강은비-단막극까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직 드라마 할 순발력이 부족해요. 작품에 대해서 끝까지 이해하구, 배역에 대해서 제가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됐을때, 그때 드라마를 하고 싶구요. 왜 영화는 시나리오 보고서, 최고로 노력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잖아요. 그런 영화배우 노력을 다 하고 나서 드라마를 하고 싶어요.

<몽정기>가 흥행이 잘 돼서 이번 <몽정기2> 흥행이 많이 부담될 것 같은데, 어떠세요?
이지훈-네, 좀 그래요. 요즘 극장가에 사람들의 발걸음이 뜸한 것 같아서...제가 영화를 보러가도 예전만큼 사람들이 많지 않은 것 같구 그래서 약간 걱정이 되긴 하지만, 방학이라 서...한 5천만? (웃음) 농담이구요, 그냥 <몽정기> 정도로만 됐으면 정말 좋겠어요.

음, 솔직히 자신 있으세요? ‘정말, 내가 봐도 재밌는데 관객들도 재밌어할거야’ 그런 생각 하나요?
이지훈-(망설임없이) 네.

강은비-(여전히 귀여운 말투로) 전, 흥행은 잘 모르겠어요.

이지훈-(강은비를 보며) 재밌어!

강은비-(이지훈을 보며) 저는 제 얼굴 밖에 못 봐서...

이지훈-세 번을 봤는데 그걸 못봐?

강은비-크크크. 재밌어요. 재밌어서 웃는데 그게 지훈 오빠 땜에 거의 웃어요. 지훈 오빠 연기 땜에 거의 웃는데, 영화적인 재미 그런 것도 있지만, 찍으면서 추억들이 너무 많아서 그것 땜에 웃게 되더라구요. 아직 실감을 못하겠어요.

음, 이번에 같이 작업하면서 지훈씨가 은비씨를 배우로서 평가한다면요?
이지훈-나날이 늘어가는 배우요. 본인의 정점, 한계점이 어디일지 모르겠지만, 그 선까지 꾸준히 상승 곡선을 타고 있다고 생각해요. 처음 할때보단 마지막 크랭크업할 때 연기가 좋았구. 감독님도 그러시더라구요, 많이 좋아졌다고. 제가 뭘 평가할 위치는 아니겠지만...(웃음)

지훈씨가 많이 가르쳐주시기도 했나요?
이지훈-저는 그렇게 많이 안 가르쳐주고, 감독님이 많이 가르쳐주셨죠. 저는 감독님한테 가르쳐드리구여. (웃음) 감독님이 많이 지치구 힘들어하실 때 이런 느낌으로 한번 가보자구 그러기도 하고...

감독님이 “강은비는 귀엽고 앳된 마스크를 지니고 있어 성적 호기심이 왕성한 17살 여고생을 소화하기에 가장 적합하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 등 기대가 무지 컸던 걸로 알고 있거든요.
강은비-아, 헤헤. 많이 이뻐해주셨어요. 근데 제가 못할때는 진짜 선생님처럼 많이 혼내주셨어요.

이지훈-감독님이 직설적인 편이라 맘에 안 들면 그 자리에서 다 얘기를 하세요. 근데 그게 나쁜 맘으로 그러시는게 아니라는걸 아니까.

강은비-처음에 감독님이 저 때문에 걱정을 많이 하셨어요. 카메라가 어딨는지도 못 찾아서 헤매구 에구. (웃음) 근데 감독님께서 되게 많이 도움을 주셨어요.

새해에는 어떤 연기자로 거듭나고 싶으세요?
이지훈-글쎄요, 워낙 광범위한 질문이라서...

엇, 그래요? 그럼 되기 싫은 배우의 상이 있다면요?
이지훈-음, 제가 영화를 두 편 했는데, 그런 쪽으로 흘러가진 않을까라는 우려가 들긴 해요. 외모에 갇혀서...

흠, 잘생긴 분들의 넘어야 할 벽이죠. (웃음)
강은비-잘생기셨어요! (일동 웃음)

강은비-전 노력하는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나비효과>에서 여자배우가 다 다른 분인줄 알았는데 한 분 이시더라구요. 그만큼 연기의 폭이 넓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는 거에요. 그거 보면서 어떻게 그렇게 다른 사람의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런 감동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몽정기2>를 재밌는 느낌, 팍팍 나게 소개한다면요?
이지훈-음, <몽정기2>! 밝고, 즐겁고, 명랑하고, 쾌활하게 찍었습니다. 굉장히 분위기가 좋은데 그런 분위기가 담겨진 만큼 여러분께 웃음을 전달해 드리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강은비-저희 영화가 1월 13일 개봉이에요. 많이 보시구요. 새해 즐겁게 시작하시기 바랄게요.

취재: 심수진 기자
촬영: 이한욱
사진: 이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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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oy
강은비 첫 데뷔해서, 여러모로 주목을 받았는데, 그 다음 작품이 궁금해 집니다.   
2005-02-10 10:28
cko27
ㅎㅎ 결국엔 흥행이 안되긴 했지만. 열연하신것 수고하셨습니다.   
2005-02-09 17:09
nara1022
강은비, 얼짱이라고 하기엔 다소 부족해보임   
2005-02-09 00:47
nara1022
이지훈, 선생님으로 마니 나오네 ㅋ   
2005-02-09 00:47
real3mong
햐``` 예뿌네... 영화는 별루지만...ㅋ   
2005-02-06 21:58
soaring2
몽정기 영화 별로죠..;;;   
2005-02-05 03:05
khjhero
몽정기2.....봐도 될지..고민이네요^^;;   
2005-02-02 19:07
akalekd
솔직히 이겨 좀 그렇다;;   
2005-02-02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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