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타임의 시나리오가 잘 살아있는 스릴러.
고등학교 과학교사인 제시카 마틴(킴 베이싱어)은 갑자기 들이닥친 다섯명의 괴한에 의해 납치되어 죽음의 위기에 놓인다. 그녀는 납치되어 있는 곳이 어디인지도 모른채 박살난 전화기를 조립해 아무번호에나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한다. 전화를 받은 사람은 팔팔한 청년 라이언(크리스 에반스). 그는 처음엔 그녀의 납치사실을 믿지 않았지만 곧 믿게 되고 그녀를 도와주려고 애쓰게 된다.
이 영화의 각본은 <폰부스>의 각본을 맡았던 레리 코헨이다. <폰부스>는 공중전화 박스라는 굉장히 제한적인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을 리얼타임 스릴러로 그려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셀룰러>도 역시 셀룰러 폰이라는 전화기를 소재로 한 스릴러 영화다. 제한적인 공간은 아니지만 전화통화의 특성상 인물들의 주고받는 대화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면서 스릴러 영화의 특징인 시간의 촉박함을 상대적으로 더 상승 시키는 효과를 얻었다. 이는 분명 스릴러 영화의 긴박감을 최대로 상승 시킬 수 있는 최고의 방법중 하나다.
라이언이 제시카의 전화를 받고 그녀의 납치사실을 알고난 후 자기의 목숨을 내놓으면서 까지 그녀를 구하려 하는 대목은 약간 개연성이 떨어져 보이지만 만일 그가 정의감에 불타는 청년이었다면 조금은 이해가 가는 설정이기도 하다. 공권력의 부패를 소재삼았는데 이는 스릴러 영화의 단골 소재라 좀 진부하긴 하다. 부패한 경찰과 정의감에 불타는 경찰. 이런 구도는 어느 스릴러 영화에서도 흔하게 보는 소재이다.
그러나 극적 긴박감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니 러닝타임도 그리 길지 않게 느껴진다. 계속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주인공만 따라가다 보면 영화를 보는 자신도 지칠정도다. 셀룰러 폰의 스릴러적 장점은 잘 살렸지만 소재의 진부함이 선사하는 식상함은 어쩔 수가 없다. 그래도 긴박감 때문에 영화는 볼만한 스릴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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