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화의 큰 공백은 매력적인 악당이 부재하다는 것이다. 대통령 암살을 기도하는 무리는 존재하지만 그 무리의 정체성은 희박하다. 그들이 과거 KGB의 잔당들이라는 사실이외에 대통령 암살의 명분은 미미하다. 마치 영화의 스토리상 소모될 수 밖에 없는 존재로써의 악당은 이 영화가 내세우는 음모의 스케일조차도 미미한 무게감을 느끼게 한다. 또한 음모의 가운데에서 고민하는 추격자와 도망자 사이의 심리적인 구도에 더욱 입체감을 낼 수 있었음이 간과되었다는 것도 아쉽다.
물론 이영화는 다양한 코드를 바탕으로 정석적인 플레이를 펼친다. 특히나 대통령을 경호하는 요원들의 철두철미한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이영화를 통한 색다른 재미이다. 또한 정석적인 이야기로부터 느껴지는 안주되는 재미가 이 영화가 지닌 그리 나쁘지만은 않은 인상이다. 또한 대통령의 암살이라는 코드는 초반 레이건 대통령 저격 사건과 오버랩되며 실제적인 리얼리티와도 상충되는 것만 같다. 최근 국제정세를 살펴보아도 그리 비현실적인 이야기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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