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존재 합니다)
액션영화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멋진 장면들
왠지 일리가 있어 보이는 '시간여행'의 과학적 해명(핵심이 되는 소재인만큼 나름 중요)
보면서 머리싸매고 이야기를 짜맞추게 만드는 흥미로운 구성
+ 배우들의 연기력, 여주인공(?), 뛰어난 연출 등등...
지금까지 본 것 중에 가장 '재미있었던' 영화를 꼽으라면
단연 '나비효과'랑 '데자뷰'를 꼽을 것 같습니다.
(분명 가장 '감동적이었던', 또는 가장 '인상깊었던' 영화는 아니었지만요 ㅎ)
그냥 액션영화만을 원하고 보신다면
영화 중반부만 재미있으실 테구요(중반 추격신 진짜 최고)
여러가지로 생각하고 맞춰보면서 보는걸 좋아하시는 분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흠뻑 빠져서 보실 듯 합니다.
두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실거에요.
(스포일러) 안보신 분들은 여기까지만 ㅎㅎ
영화의 전체적인 줄거리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고 싶습니다.
이 영화의 구조는 얼마전 최강의 인터넷 만화였던
강풀작가의 '타이밍'과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예 거의 똑같습니다 제생각에는;
개략적인 구성을 보면 -
* 주인공이 어떤 특정 사건을 보고(주로 끔찍한 걸로)
그것을 막기 위해서 과거로 돌아가게 되고
* 여기서 사건을 막지 못하여
또 다시 사건을 보게 되고,
그것을 막기 위해 과거로 돌아가고
이런 행동을
사건이 해결될때 까지 '무한번' 반복하는것이죠.
(사건이 해결이 안되면 계속 계속 계속 ...)
매회 반복할때마다 조금씩 다른 노력들을 하면서 -
(어떤 사건이 일어날지 미리 보았기 때문에)
그 변화가 모여 사건이 해결되고 나서야
이런 반복이 종결되고
비로소 시간이 '미래'로 순행하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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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구성을 영화에 적용해보면 -
대형 사건이 일어나고
더그는 특별수사팀에 소속되어(원래 ATF소속이었죠)
어떤 타임머신(가칭)을 통해 사건 이전의 '과거'를 보고
과거으로 돌아가 문제를 해결하려고 합니다.
이것이 실패하여 과거로 돌아간 더그는 죽고,
대형 사건이 일어나고,
원래 과거에서 존재하던 더그는 또 다시 ATF를 나와 특별 수사팀에 소속되어
타임머신을 통해 과거를 보고
또다시 자신이 과거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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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과정이 무한히 반복되는 것이죠.
이 반복을 끝낼 수 있는 키는 바로
'대형사건'을 막는 것입니다.
만약 대형사건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더그가 ATF를 나와 특별수사팀에 소속되는일 따위는 없을테고
그럼 더그와 타임머신의 만남도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죠.
당연히 과거로의 여행도 이루어지지 않을테고...
제 생각에는 영화가 의도한 스토리는 위와 같은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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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영화를 보면서 '데자뷰'가 언제 나오나 하고 계속 기다렸는데
영화 종반에서야 잠시 나오더군요.
(더그가 여주인공을 보고 묘한 표정을 짓는 장면;)
'데자뷰'는... 어떤 일을 겪었을때
'과거에도 이런일이 있었던것 같다!'
하고 느끼는 것이라고 합니다.
영화 종반에서 더그는 여주인공을 처음 본 것이었죠;
하지만 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수천, 수만번 여주인공을 구하기 위해 시간여행을 했고
그런 무한한 반복속에서
실제로는'기억나서는 안될 기억'이 그의 머릿속에 각인된것이 아니었을까...하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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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에게 '데자뷰'의 소재는 그다지 참신하지는 않습니다.
강풀의 인터넷 만화 '타이밍'의 구조와는 거의 판박이고
'과거의 작은 변화가 현재를 바꾼다'라는 설정에서는
'나비효과'라든가 '백 투더 퓨처' 같은 영화
'시간여행의 무한한 반복'이라는 소재에 있어서는
좀 오래된 대작 RPG시리즈 '창세기전' 등과 유사합니다.
그만큼 '시간여행'이라는 주제가 흔히 여러 영화나 만화에서 자주 사용된
조금은 진부한 소재이기도 하지만
영화 '데자뷰'는
뛰어난 구성과 치밀한 스토리로 다시 태어난
'시간 여행'에 대한 또 하나의 대작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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