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로얄] 어라.. 이 영화 장난 아니네...
오래 전 이 영화의 정보를 처음 접했을 때, 그저 뻔한 하이틴 공포물 정도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서 기발한 상상력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현실과의 적합성이라는 얘기들이 흘러나오면서 나에겐 언젠가 꼭 봐야할 영화로 선정되었지만, 이미 관심에서 멀어진 영화를 다시 찾아 보게 된다는 건 생각보다 쉬운 건 아니었다.
어쨌든 개봉한 지 꽤 시간이 지나서야 영화를 보게 되었고, 장난스럽게 시작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나도 모르게 몰입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어라.. 이 영화 장난 아니네..."
가까운 미래의 일본이라는 현실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어른들이 주도한 BR법의 제정과 아이들을 사지로 몰아 넣는 어른들의 파시즘적 광기는 어쩌면 현실의 대한민국과 일본을 상징하는 것같아 꽤 섬뜩했다. 섬에서 탈출하는 장면이 좀 어이없기는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볼 때, 유례없는 입시 전쟁을 치루는 한국과 일본의 아이들. 어른들은 매년 아이들을 전쟁터로 몰아 넣는다. 왜? 바로 너 자신을 위해. 그리고 이 사회를 위해서라는 입증되지 않는 주장을 위해. 이 때문에 매년 죽는 아이들이 나오고, 그 때마다 '미안하다, 반성한다' '제도를 고쳐야 한다' 말들은 많지만 어른들이 만든 전쟁터는 결코 사라질 줄 모른다. 이젠 아예 그 전쟁터를 한국을 넘어 세계화시키려고 노력 중이다.
이 영화는 어른들에 의해 원치않는 전쟁터로 내 몰린 아이들의 다양한 대응을 보여준다. 친구를 죽였다는 괴로움에 자살하는 아이들도 있고, 자신이 살기 위해 친구를 죽이는 아이(낫들고 설치던 시바사키 코우), 평화적으로 해결해 보려고 시도하는 아이, 조직적으로 어른들이 만든 체제를 부수려고 노력하는 아이 등등.
끝까지 살아남은 2명의 아이들(후지와라 타츠야, 마에다 아키)이 특별히 살아 남을 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 같지는 않다. 실수를 제외하고는 단 한 명의 친구들도 죽이지 않았고, 죽일 생각도 없었다고는 하지만, 2명만 그랬던 건 아니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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