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스기이 기사부로 목소리 나카무라 시도우 / 나리미야 히로키 장르 애니메이션 등급 전체 관람가 시간 107 분 개봉 2006-02-09 국가 일본
늑대와 양
영화는 늑대와 양이라는 먹고 먹히는, 다소 엽기적인 설정을 깔면서 시작한다. 늑대와 양의 우정이라는 설정을 보고 사람들은 생각한다. '아.. 이 영화 진부한 애들 교육용 애니구나'
그들의 우정은 진부한 것일까. 진한 것일까.
폭풍우 치는 밤에 번지점프를 하다(?)
'폭풍우 치는 밤에'는 우리영화 '번지점프를 하다'를 떠올리게 한다.(절대로 두 주인공(늑대와 양)이 폭풍우 치는 밤에 번지점프를 하지 않는다.) 인우(이병헌)는 태희(故이은주)를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외워질 수 밖에 없는 멋진 구절) 메이(양)와 가브(늑대)가 서로 사랑했다는 것이 아니다. 인우와 태희가 서로를 그 자체로 바라 보았 듯, 메이와 가브 역시 서로를 서로 그 자체로 보았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흔히들 하는 말. '사람의 겉을 보지 말고 그 내면을 보아라' 이게 과연 옳은 말일까? 그 사람의 외면도 외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되는 거고, 내면은 또 내면대로 받아 들이면 되는 것이 진짜 옳은 말 아닌가?
가브와 메이는 애써 서로의 '내면'만을 보려 하지 않았다.
가브는 끝도 없이 메이를 꿀꺽 하고 싶은 본능과 싸워야 했다. (영화를 본 사람은 알겠지만 사람인 내가 봐도 메이의 엉덩이는 정말 포동포동 귀엽고 맛있게 생겼다.) 그런 가브는 '메이는 양이 아니야! 나의 소중한 친구야!'라고 도리질 치지 않았다. '메이는 (맛있는)양이되, 나의 소중한 친구이다.' 라는 식으로 받아들였을 뿐.
반면, 메이의 태도는 태평스러울 정도로 가브에 대한 적개심이 없는데. 아마도 태생이 순둥이스러워서 그런 듯 싶다.(오빠 믿지? 하면 두말 없이 '응 믿어' 라고 대답하는 스타일)
늑대와 양의 우정이라는, 어쩌면 영화 전체 내용이 한 눈에 읽힐 수도 있는 약점을 지녔지만.. 역시 뚜껑은 열어 봐야 한다. 단순히 둘의 우정만을 다룬 것이 아니라, 두 동물의 특성도 잘 반영 하였고, 두 캐릭터 외에 볼거리도 상당히 많다.(푸른 초원... 새하얀 눈...)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다. 자녀를 가진 부모님들께는 꼭 권하고 싶고, 개념 있는 '척' 하는 개념 없는 사람들에게는 꼭 봐야만 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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