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동화 '빨간모자' 이야기를 재구성한 애니메이션.
고전동화의 이야기를 재구성했다고 해서, 나는 일전에 히트를 쳣던 '슈렉' 같은류의 상상을 했다.
하지만, '슈렉' 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슈렉은, 딱히 고전동화 하나의 이야기를 하는건 아니고, 몇가지 이야기가 혼재되어 있으며, 풍자와 해학의 미를 가지고 있어 히트를 친바 있다.
일반적인 고정관념인 왕자와 공주의 이미지.
멋있는 왕자의 이미지와 아름다운 공주의 이미지를 뿌리채 흔든.
한국의 '춘향전' 에서 춘향이가 원래는 추녀였다는 이야기와 흡사하다.
이 영화 '빨간모자' 이야기를 재구성한 빨간모자의 진실도 원래 이야기의 고정관념을 깨는듯 해 보였지만, 실은 좀 실망스럽다.
빨간모자 이야기의 고정관념을 깨기 보다는 몇몇 실사 영화의 패러디인듯 하다.
또한 아이들이 보기에는 다소 이해하기 힘든 유머들이 많고, 대체적으로 성인을 위한 코미디가 된듯 하다.
관람등급은 '전체관람가' 이지만, 아이들이 보아서는 다소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
가장 주요 테마가 되는 패러디는 '트리플엑스' 를 흉내낸 '트리플지(G)' 이다.
원래 빨간모자 이야기는, 빨간모자를 쓴 아이가 아파서 누워있는 할머니께 쿠키를 가져다 드리러 갔다가 늑대에게 잡아먹히고, 이 늑대를 사냥꾼이 잡아서 그 배를 갈라서 빨간모자를 구한다...
뭐 대충 기억이 잘 나진 않지만 그런 내용이었던것 같은데, 이 영화는 전혀 딴 내용이다.
앞부분은 비슷하다.
동네에서 쿠키배달을 하는 빨간모자는 최근들어 맛있는 쿠키 만드는 비법이 담긴 책들이 없어지는 사건이 발생하자 할머니의 비법책을 보호하려 한다.
그러나, 비법책을 노린 악당들이 빨간모자를 추격한다.
우여곡절끝에 할머니의 집에 다다른 빨간모자.
그러나 빨간모자를 기다리고 있는것은 원래의 동화이야기 처럼 할머니 가면을 쓴 늑대였다.
때마침 온몸이 묶여있던 할머니가 벽장에서 뛰쳐나오고 창문을 부수고 등장한 도끼를 든 사나이.
대체 무슨일인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경찰이 등장한다.
자초지정을 들어보니, 늑대는 동네에서 비법책이 도난당하는 사건을 취재중인 기자이고, 창문을 부수고 들이닥친 도끼를 든 사나이는 목수역을 연습중인 배우였다.
개구리 경관은 추리끝에 동네를 휘젓고 다니던 토끼가 범인이라고 지목한다.
빨간모자의 할머니는 보기처럼 나약한 할머니가 아니라 목뒤에 트리플지(G) 문신을 한, 트리플 엑스처럼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만능스포츠맨 이었다.
할머니와 친구들의 활약으로 악당 토끼를 잡게된 빨간모자.
사건을 해결한 할머니와 빨간모자, 친구들은 개구리 경관에서 비밀요원으로서 함께 일하자는 제의를 받는다...
풍자나 해학의 미를 기대하긴 힘들다.
단지, 우리가 알고 있던 동화의 내용이 아니라, 다른 속사정(?)을 가진 새로운 이야기로 재탄생 시켰을뿐, 패러디로 인해 웃음을 지을순 있지만, 참신하다거나 흥미진진한 느낌을 받지 못했다.
아이들이 봐도 무난한 웃음과 재미를 줄 정도는 되지만, 그렇다고 아이들 대상의 유머로 보기에는 다소 어른을 대상으로 만든듯한 유머가 난무하고..
가장 큰 아쉬움은, 물론 슈렉도 매트릭스의 발차기 장면을 패러디 하는등, 패러디에서 완전 자유롭다고 할 순 없지만, 이 영화는 전체적으로 '트리플엑스'를 패러디 했다는 점에서 별로 신선함을 느낄 수 없다.
또한, 억지로 설정된 유머들 외에 딱히 재미를 느낄 만한 것은 없는것 같다.
무난하긴 하지만, 별로 새로울것도 없는 영화.
재미없다고 할 순 없지만,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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