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여행.
한동안 붐이 일었던 시간여행 소재의 영화들이 뜸하다가, 오랜만에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영화가 나왔다.
이 영화에 대한 사전 정보가 부족했던 탓에, 시간여행이 소재라고는 미쳐 생각지 못했기에, 더 재미있게 본것 같다.
영화는 이전까지 늘상 있었던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다.
그러나, 그 이전에 독특한 장치가 등장하는데,
그것은, 직접 과거로 가는것이 아니라, 과거의 상황을 훔쳐 볼 수 있는 장치가 개발된 것이다.
이 장치는, 직접 과거로 가는 것이 아니라, 어떤 장치를 이용하여 과거의 상황을 동영상 보듯이 여러 각도에서 돌려보고, 확대하는 등의 기능을 한다.
이하 스포일러성.
어느날, 해군의 행사가 있던 날, 배가 폭발하여 500여명의 사망자가 생기는 테러가 발생한다.
이를 조사중이던 ATF 직원 덕은, 이 폭발사고가 발생하기전의 상황을 마치 'CCTV' 로 보듯이 탐색하고 있는 수수께끼의 기관에 합류하게 된다.
비디오 조사중, 자신의 절친한 동료가 테러범에게 살해되고, 한 여자가 이 사건에 개입 되었음을 알게된다.
그 여자에게서 이상한 연민을 느끼게 된 덕.
비디오 탐문을 통한 조사는 여자에게 촛점을 맞춰 진행된다.
조사가 진행될수록, CCTV로 보기에는 이상한 이 화면들에 의문을 가진 덕은, 화면에 레이져포인터를 쏴본다.
이내 시스템이 다운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이 조사가 단순히 CCTV 화면을 재분석 하는것이 아니라, 과거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수많은 희생자를 발생시킨 이 사건을 막아보려는 덕.
과거의 자신의 사무실에 메모를 남기려는 시도를 한다.
하지만, 타이밍이 늦어, 자신은 메모를 보지 못하고, 마침 자신과 크게 다툰 파트너가 그 메모를 보게 된다.
테러범을 막기위해 출동한 자신의 파트너는 테러범에게 살해되고, 사건은 좀처럼 막기 힘들어 보인다.
고민끝에 직접 과거로 가기로 결심한 덕.
하지만, 이전의 실험에서 실험쥐는 죽었다고 하니, 생명체가 이 기계를 통해 과거로 가는 것이 안전한지 아무도 알 수 없다.
대형 참사를 막기 위한, 아니 그보다는 그 여자에게 연민을 느끼며, 이제 아무것도 잃을것이 없는 수사관 덕은 과감한 결단을 내린다.
어렵사리 과거로 가게된 덕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 한다.
그러나, 마치 짜여진 운명은 거스를 수 없다는 듯, 모든 상황들은, 자신이 보았던 상황 그대로 재현되고, 마치 원래 그렇게 되기로 되어있었던 듯 꼬여만 가는데..
영화 후반부.
생각지 못했던 것이, 덕이 과거로 시간여행을 하는 부분이다.
나름대로 반전이라면 반전이랄까?
하지만, 진짜 반전 스러운 것은 그 이후이다.
덕은 과거로 어렵사리 돌아갔고, 덕이 화면을 통해 조사했던 과거의 장면들은,
그것을 뒤바꿔 보려해도(그 여자가 살행될당시 입었던 옷을 그녀가 갈아입고 나오길래, 옷을 바꿔입으라고 소리치지만, 덕을 의심한 그녀는 덕에게 총을 겨누고, 결과적으로 그녀는 옷도 갈아입지 않는다.), 결국 자신이 보았던 상황 그대로 진행 되어 버리는 과거속의 상황들.
이것을 보면서,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시리즈에서 보여줬던, '결코 바꿀수 없는 운명의 굴레' 같은 느낌이 들었다.
즉, 누가 살해되고, 어떤 사건이 발생되는 것을 우연히 미리 알게되어 막아보려고 노력하지만, 결코 그 운명을 거스르지 못한체 그대로 운명적으로 발생되는 사건들.
이 영화의 후반부도 마치 그런 느낌을 주며 숨가쁘게 진행된다.
그러나, 영화의 막판, 덕은 여자도 구하고,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대형참사도 막아낸다.
하지만, 덕은 물속에 빠진 차에서 빠져나오지 못한체 폭발로 사망한다.
대형참사를 피한 사람들이 배에서 내리고, 죽음의 굴레에서 벗어난 그녀 또한 부두에서 숨을 돌리고 있다.
이어, 그녀를 찾아온 덕.
그렇다.
덕이 만약 차에서 빠져나와 살게 된다면, 과거의 덕과, 미래에서 온 덕이 만나게 되는 아찔한 상황?
숭고한 희생을 한 덕의 아름다움과, 과거와 미래가 조우하게 되는 혼란을 피하는 2가지 해결책.
그것은, 덕의 죽음이다.
꿈만 같은 상황을 빠져나온 그녀.
그녀는 덕과의 만남을 기뻐한다.
새로운 사랑이 싹틀것을 느끼게 해주는 마지막 씬.
영화는, 기존의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영화들과 나름대로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긴 하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과거로 떠나는 사람들.
'빽투더 퓨쳐'의 경우, 우연하게 과거로 간 것이지만, 그 후속편에서는 자신의 가족에게 일어난 상황때문에 시간여행을 하는 소재였고,
'타임머신'의 경우, 자신의 연인이 자신앞에서 죽는 모습에 충격을 받아 타임머신을 개발하였고, 기타 타임머신이 소재가 된 여행들은 대부분 이런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이 영화 또한, 그 여자에 대한 연민으로 덕이 과감한 결단을 내린다는 설정은 유사하지만, 그 이야기를 풀어가는 재주는 남다르다.
중간에 과거에 있었던 자동차의 질주를 쫒아가는 장면에서는 긴박감도 주고 있으며, 로맨스, 희생정신등의 이야기를 복합적으로 담아내고, 스릴넘치지는 않지만, 결코 지루하지 않게 아기자기 하게 이야기를 끌어내고 있으며, 덴젤 워싱턴의 잔잔한 연기가 매력적이다.
발킬머의 등장은, 반갑긴 하지만, 별다른 역할을 하고 있진 않다.
솔직히, 대단히 감동스럽거나, 생각할 무언가를 준다고 하기에는 부족하지만, 잔잔한 여운이 남고, 기분이 좋아지며, 지루하지 않게 감상할 수 있는 영화다.
이 정도면 꽤 잘 만들어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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