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며 흰 티에 빨간 바지를 입은 블레이크가 숲을 걸어간다. 계곡으로 내려온 블레이크는 흰 티와 빨간 바지를 벗고 물 건너편으로 건너가서 소변을 본다. 밤이 되어 모닥불을 피우고 앉아있는데, 멀리서 비행기 소리가 들리고 소리를 지른다. 그의 소리에 화답하듯 개들이 짖는다. 아침이 되어 블레이크는 숲의 늪지대를 걸어가고 뒤에 고속열차가 지나간다. 숲의 흙길을 걷는 블레이크의 뒷모습. 길이 두갈래로 갈라지나 잠시 멈춰서서 생각하다가 왼편으로 이동한다. 현대적이지 않고 고전적인 느낌의 석조성을 향해 걸어가, 그 성의 아치를 통과한다. 이때 시끄러운 엔진음을 내는 차가 출발하여 질주하는 소리가 나고 종소리, 예배드리는 소리가 난다. 마치 이 성이 성당이라는 착각을 일으키도록 말이다. 오두막 같이 생긴 온실로 향하는 그의 뒷모습. 카메라는 그를 따라가던 것을 멈춰 그를 지켜본다. 더 이상 그를 따라가지 않겠다는 듯이 보인다. 이런 이미지는 엘리펀트에서 ‘엘리제를 위하여’가 흐르는 가운데 럭비 연습을 하던 나탄이 학교 성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카메라가 쫓아가다가 멈춰서 지켜보는 것과 비슷하다. 나탄은 결국 학교성 안에서 죽는다. 그런 엘리펀트의 환영을 여기로 끌어온다면 사운드의 효과와 이미지가 비슷하므로 블레이크의 죽음이 예고된다. 온실 안으로 들어온 블레이크. 심리에서 들리는 또는 환청인 종소리는 더욱 커지고, 안에서 왔다갔다하며 삽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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