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웨슬리 스나입스 영화를 접한다.
블레이드 시리즈 이후 뚜렷한 활동을 보지 못했던것 같은데, 2류와 1류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배우.
1류라고 하기에는 뭔가 부족하고 2류로 치부하기엔 지명도가 나름대로 있는..
오랜만에 그가 들고온 영화는 낯설면서도 그 구성이나 스타일이 굉장히 낯익다.
그것은, 한때 영화의 단골소재가 됐던 '저격' 과 옛날 대단한 이슈가 되었던 '레옹' 의 '마틸다' 의 이미지 이다.
단순 과격한 액션이 아니라, 조금은 감상적이고 조용하면서도 머리로 하는 연기를 보여주는듯 웨슬리 스나입스의 연기스타일은 많이 바뀌어 있지만, 그가 선택한 영화는 독자적인 스타일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어딘선가 본듯한 포맷들이 많다는 점이 아쉽다.
나뿐만이 아니라, 몇몇 사람들도 이미, 이 영화가 '레옹' 을 흉내내고 있음을 직감하고 있는듯 하다.
레옹의 경우, 장르노가 킬러로 나왔던 반면, 이 영화에서의 슈터(저격수, 포수, 사냥꾼)는 특수요원이라는 점.
즉, 불법 범죄자가 아니라 나쁜일을 하는(?) 공인된 사람(?) 이라는 의미에서 레옹의 마틸다가 레옹에서 빠져들었던 약간은 어두운 의미들이 이 영화에서의 소녀의 사랑은 비슷하면서도 조금은 더 적절한(?) 모습으로 비춰진다랄까.
2007년(같은시기)에 나온 영화 더블타겟(Shooter,2007) 과 이 영화 역시 원 미국제목이 The Shooter 라는 점에서,
분명 국내 개봉에는 문제의 소지가 있었던듯 하다.
재미로만 봤을때 역시 더블타겟이 더욱 스릴넘치고 흥미진진하기에 경쟁에서 밀렸을테고,
이 영화의 경우, 레옹의 그것이 바로 떠오른다는 단점이 크게 작용하지 않았을까?
특별히 이야기가 꼬이거나 복잡하게 전개되지는 않는다.
저격수로써 특수요원 교육을 받은 한 사나이가, 어느날 의뢰를 받고 저격을 하게되지만, 그 뒤에 다른 음모가 있었다는 정도의 단순한 구조이고 그 음모조차 그다지 흥미롭거나 기대되지도 않지만, 영화는 그 보다는 저격수와 소녀의 묘한 관계와 감정들에 치중하고 있으며, 소녀의 보살핌이 다소 의아스럽긴 하지만, 부모가 죽고 삶이 권태스러운 영국소녀가 낯선 남자에게 흥미를 갖고 사랑(에로스라기 보다는 플라토닉쪽의)을 갈구하는듯한 상황들.
웨슬리 스나입스 특유의 강렬한 액션속의 매력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잔잔한 흐름이 그런대로 볼만했다.
P.S.
아.. 빼먹은것이 있군.
영국 총경(?)의 딸로 나오는 경위가 사라코너 연대기에서의 사라코너 역의 레디 헤나이다.
예쁘긴 한데, 뭔가 딴세상에서 연기하는 듯한 안어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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