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이 리뷰를 작성함에 있어 약간의 스포는 있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신앙심이 투철하다고 볼 수는 없으나, 기독교인이며 매주 교회에 출석하는 사람입니다.
전제적으로 이걸 말씀드리는 것은 단순히 이 영화의 주제가 민감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의 내용은 인터넷 상에서 몇 분은 보셨을 법한
무신론자 교수와 신앙심 가득한 대학생의
'신은 존재하는가에 대한 토론'입니다.
여기서 부터는 편하게 쓰겠습니다...
영화는 시작,
성실하고 착하며 신앙심이 가득한 대학생 새내기가
무신론자 교수와의 다툼에서 벌어진다.
다툼의 원인.
내(교수) 강의를 듣고, 원만히 이수하기 위해서는
종이에 교수가 내뱉는 말과 자기 자신의 서명을 적어 내야만 했다.
'신은 죽었다'
그저 좋은 성적을 원하고자 했던 학생들에게
종이 쪼가리에 그저 '신은 죽었다'라고 쓰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였다.
하지만 단 한 학생.
독실한 크리스찬인 주인공은 이내 머뭇거리다
자신의 종교적인 신념으로 인해
글쓰기를 포기하였다.
이 때 부터 영화는 주인공과 교수의 공방전이 이루어진다.
교수는 앞으로 3번의 강의 동안 마지막 20분을 학생에게 위임하고,
신이 존재함을 증명해야만 이 학생의 낙제를 면죄해 주겠다라는 것이였다.
여기서부터 막장 롤러코스터가 시작된다.
분명 이 영화를 접하게 되는 대다수의 관람객은
이 민감한 주제로 어떻게 토론논방을 벌일것인지에 초점을 두고
영화를 관람하지 않았을까 싶다.
한데, 이 영화는 너무나도 단적이다.
하느님을 믿는 크리스찬 주인공은 마냥 착하고, 어떻게 더 착하게 보일지
포장을 못해서 감독이 안달이 났다.
이에 반해...
무신론자 교수는 총이나 칼만 들고 있지 않을 뿐,
마냥 나쁜놈이다.
무엇보다 초점이 되고자 했던 신의 존재유무의 논쟁은,
논쟁이라기 보다 크리스챤 주인공이 게시물을 올리면
무신론자 교수가 악플 올리다 역관광 당하기만 하는 순환이다.
그런데 딱 이 두 사람만 그러느냐....
그것도 절대 아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크리스챤과 반 크리스챤들의 성격.
그리고 그들의 미래가 너무 단적으로 상이해진다.
믿어라, 그럼 구원받을 것이라!
딱 이 구절이 어울리지 않을까 싶다.
신을 믿는 배역들에게는 밝은 미래와 희망이 가득하다.
이에 반해 신을 믿지 않는 배역들은 뜬금없이 불행만 가득해진다.
결국 영화는 종착지에 다가서며,
'여러분, 하느님을 믿지 않으면 이렇게 될테니 조심하세요.'
라고 경고하는 듯한 느낌마저 들어 황당하게까지 느껴졌다.
결국 이 영화는 완벽하게
기독교인에 의한, 기독교인을 위한, 기독교인들의 영화이다.
무엇보다 하나의 불만을 더 가미하자면,
제목 '신(God)은 죽지 않았다'에서 신(God)은 기독교의 신 예루살렘의 절대적 존칭이 아니다.
물론 성경에 '나 이외에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라는
절대적 유일신이 성경에 포함된 성언이나...
영화 중간에 알라신을 섬기는 이슬람 캐릭터도 등장한다.
이슬람 신봉자인 가족이 있는데, 큰 딸은 보수적인 아버지에게 반기를 들고
기독교로 개종하다 들켜버리고 만다.
물론 풀스윙으로 뺨을 맞고 집에서 쫓겨나지만...
하느님이 있기에 그녀는 영화 마지막에 마냥 신나보였다 -_-
이건 완벽하게 이슬람 문화를 깨알같이 저격한걸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감독이 무슨 생각인지는 몰라도 이 영화의 제목은
'신은 죽지 않았다'가 아니라 '예루살렘은 죽지 않았다'가 맞다.
일전에 수많은 영화들이 천국을 보여주고, 지옥도 보여주며
기적을 이행하는 모습과 연출을 너무나 환상적이게 보여왔으나...
이 영화는 그런 영화도 아니고 논쟁을 볼만한 영화도 아니다.
이성을 버리고 맹신하는 기독교인이 보기에는
가히 팬티 속이 장마철이 될 법한 영화였으나,
이건 그냥 기독교 전용 채널 특별 제작 드라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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