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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를 보고서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fts2k

2002-09-24 오후 2:24:00

1935

[11]

달랑 3일밖에 안되는 추석연휴-소일거리를 찾아
거금 7000원으로 2시간을 알차게보낼 생각에
조심스럽게 표를끊고 영화관에 앉았으니..
아차~ 그영화 제목은 성소재림 되겠다~

첨부터 광고문구에 장자사상이나 카오스이론,금강경등에 관심있는 분들만 보세여 했음 눈물을 흘리진않을것을..
예고편만보고 부담없는 오락영화인줄알고봤다가
액션씬 나오는동안에도 저게 무슨 의미일까를 한참 고뇌해야했으니.. 한마디로 관객에게 부담 팍팍주는 영화되겠다.
후회와 고뇌속에 옆에 같이간 걸프렌드의 하품소리를 들으면 문득 깨달은 바가 있어 영화에 대해 몇자적는다.

아바론이나 매트릭스에선 가상현실이 티나게 표현되었다.
사람이 총맞으면 유리처럼깨지고 사람이 붕붕 날아다니고..
하지만 성소에선 첨부터 게임속배경으로 시작되는데 정말 현실같았다...단 겜이란 걸 알수있는것은 촌티나는 그래픽으로 넣은 능력치니 레벨업이니 하는 글자들뿐..
차라리 후반에 많이 나오는 CG를 초반에 배치해놨으면
더욱 겜이란 느낌이 강했을것같기도하다.
극내내 유지되는 오바스러움과 촌티와 어디서 본듯한 장면들...
니들이 패러디를 알아?
니들이 키치를 알아?
라고 말한다면 할말없겠다.
근데 다 인정해도 그게 키치고 패러디든 오마주든..
머 어쨌다는거니? 라고 반말까고 싶다.
문제는 재미가 없다는건데... 제발 키치든 머든 다 동원해도 좋으니까 최소한의 재미만 7000원반카이해서 3500원 정도의 재미라도 있어줘야하는게 아닌가?(이론 흥분했군)

극후반 결정적장면이 도사리고 있었으니...주인공이 겜오바되고 피시방에 앉아 담배꼬나무는 장면이있다.
그순간 경악하고말았다. 최첨단 가상현실게임을 하고 있던 현실의 장소가 오늘날 우리가 살고있는 시대의 변두리피씨방스러운 곳이었단 말인가?
최소한 가상현실 고글이나 센서정도는 착용하고 겜하고잇겠지하는 내 기대는 깨지고 말았다.
정말 웃긴장면이었다. 감독이 야 그게 촌스러움의 미학에야..라고 말한다면 제작비딸려서 피씨방에서 찍은건 아니구요? 라고 묻고싶다.
겜을 소재로 호접몽을 설명하려면 너무 많은것을 얘기하려했던것같다. 스타크래프트를 하며 우리가 마린의 꿈을꾸는것인가 마린이 우리의 꿈을 꾸는것이라고 말하며 철학을 논하는 사람은 없다.
감독이 의도한 메세지가 있기야하겠지만 그것을 담는 그릇이나 방법이 잘못된듯하다고 감히 말하겠다.
오락영화를 가장해 심오한 뜻을 전하려했지만 오히려 심오한 사상에 상업주의의 옷을 입힌것아닌지..

이영화 참패후 감독은 "그래도 100억짜리 보시한셈이라고..
그래도 관객들에게 금강경을 알려주진않았냐" 고 장자적 너털웃음과 함께 속이 씨꺼메진 제작사측에 말했다고한다.
이런 감독의 유아독존적인 시각이 관객의 취향을 제대로 파고들지못했던것같다. 그리고 그런 메세지를 전하는데 100억원의 돈과 수많은 사람의 시간죽이기가 필요했는지 묻고싶다.
이영화를 재미없다고 욕하는 사람들을 쥐뿔 철학도 모르는 인간들도 몰수가있을지...벌거벗은임금님처럼 입고있지도 않고있는 옷을 멋있다고 말할순 없지않은가..

그리고 신문기사에서 본건데 감독의 인터뷰또한 걸작이다.
아바론은 너무 칙칙한거 같고 매트릭스에서 정신력만으로 숟가락을 구부리는것은 건방진생각이라고 했다...관객들이 안보면 손해보는것이다... 흥행에 실패하면 내가 너무 수준을 높였나라고 생각될것이다라고했다..
난 SF걸작들을 마치 3류만화보듯하고 관객들이 자신에게 맞추어야한다는 감독의 그런 오만스런 개념이 이영화의 치명적약점으로 작용하지않았나싶다.
걸작이 모두 흥행하는건 아니다.
하지만 흥행이 실패한 영화가 졸작일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