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분들이 어떻게 느끼셨는지는 몰라도, 또 원작이 어떠했는지 감독이 무슨 생각으로 만들었는지는 몰라도

제가 보기엔 이영화에 상징과 복선들이 은근히 많이 쓰인 것 같습니다.

첫 부분에서 주인공이 구걸하는 에스키모인을 잠시 쳐다보다가 밀친 것, 그가 들고 있던 그림을 밟은 것

등은 앞으로 닥쳐올 불행과 에스키모인들과의 관계를 암시한 것 같더군요.

또한 하얀 부엉이는 에스키모 소녀의 다른 모습 즉, 자연의 모신의 형상(제생각입니다.)인듯 합니다.

만약 주인공이 에스키모 가족을 만나지 않고서 물건을 버리고 그냥 출발 했어도

비행기는 아마 추락 했을것이고요.. 주인공은 영화 중간에 나오는 또 다른 추락한 비행기의 파일럿과 같이

비참하게 죽었을 겁니다. 허나 에스키모 가족들을 만나게 되고 결론적으로 그의 구세주였던

소녀까지도 만나게 되지요.. 이런 생각을 해보면 결국 아무도 없는 초원에서

자신이 세상에 태어난 날 약혼녀와 결혼도 올리지 못하고 죽을 운명이었던 주인공을,

자연의 손길이 구원해주고 나아가 참된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게 해준 것 같습니다.

(소녀를 구해주는 댓가로 지불되었던 값비싼 상아-그야말로 문명인의 찌든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었던 것-

마저도 결국은 소녀를 위해 쓰이게 되었죠)

이런 관점에서 영화 후반부에 소녀 앞에 다카로 상징되는 듯한 까마귀가 날라왔었을 때

소녀가 한 말은. 자신을 살려달라는 말이 아니라 주인공을 살려달라(혹은 인간으로서

이 사람과 있을 시간을 조금만 더 달라고 하는)고 하는 애원이었다고 볼 수 있겠죠..

곧바로 이어서 나오는 달빛 아래 앉아있는 소녀의 모습과 멀리서 속삭이는듯이

들려오는 배경음은 주인공을 살리기 위해 소녀가 기도하는 모습들을 묘사한 것 같구요..

어떻게 보면 소녀는 자연의 모신 밑에 있는 천사 정도(혹은 진짜 부엉이..--;) 로서

인간으로 부활할 기회를 얻었던 존재인지도 모르죠.. 그러나 가여운 주인공을 만나서 그를 살려 주고

보너스로 깨달음 까지 준 뒤  자신이 대신해서 인간으로서의 죽음을 택하고 다시 영혼이 깃든 존재( 혹은 흰부엉

이)로 돌아간 것일 수도.. 그것도 아니면 원래 진짜 에스키모인이었다가 영화에서 설명되었듯

슬픈 죽음을 맞이한 후 흰 부엉이가 되었던 소녀가 자신과 유사하게 비극적인 운명에 놓인

주인공을 도와 주기 위해 잠시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왔었을 수도..

 '그럼 주인공을 왜 살려주었겠느냐?' 하는 생각을 해보면

 영화에서 많이 설명되지 않았지만

원래는 순수했던 주인공이(주인공의 물건들에서 발견된 자작시.. 참 아름다웠죠? 이 시를 쓴걸로 보아 대충 짐작..)

 전쟁으로 인해 엄청난 상처를 받고 다소 냉담하고 이기적인

문명인으로 변해버렸고, 더군다나 생일을 즈음하여 죽을 운명에 처한데다가 ,  마침 모신이

주인공이 죽는 장소 부근에서  있었(아님 인간으로 변신을 준비하던 존재가 근처에서 있었다든지..--;)

기 때문에 이러 저러한 상황을 고려하여 하늘이 주인공에게 새로운 삶을 준 것이란 결론이 납니다.

(주인공이 여자 친구가 준 선물을 뜯어보지 못한 대신 엄청 더 큰 생일 선물을 받은 것이 아닐까..)

어쩌면 찰리가 쓴 시에서 보듯 오래 전부터 자신의 때뭍은 영혼을 정화시켜줄 여정을

간절히 바랬고.. 그 바램을 하늘이 들어주신 것일 수도 있습니다. 시가 나오는 부분의 영상뿐만 아니라

찰리가 겪은 그 모든 일들이 기가 막히게 시의 내용과 들어 맞는것을 보면 가능한 생각이죠...

처음에는 반복되어 나오는 전쟁씬이 무슨 뜻인지 몰랐는데 영화를 4번정도 반복해서 보니깐

딱 알겠더군요. 뭔 이유때문에 무게로 인해 비행기가 추락할 위기에 놓이자 부조종사의 만류에도 불구

주인공은 죽음이 두려워 보통 사람들이 사는 마을(폭탄을 투하하면 않되는 곳)에 육중한 포탄을 떨어뜨리게 되

죠.. 또한 영화에서 남자 주인공의 대사에서 잠깐 나왔듯 주인공은 전쟁으로

많은 혼란과 괴로움을 가지고 살아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죠..

허나 마지막으로 나오는 전쟁씬에서는 주인공은 소녀의 만류로 폭탄 투하를 중지하게되죠..

이런 부분을 봐도 대충이나마 위에서 생각한 것들이 그럭저럭 들어 맞더라구요..

소녀는 주인공을 악몽에서 꺼내주고 다시 태어나게한 신비로운 존재라는 것이...

이렇게 보니 처음에는 소녀가 죽게되는 매우 답답하고 아쉽게 느껴졌던 결론이

그럴 수 밖에는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영화의 하일라이트 두 장면.. 후반부에 소들 잡는 장면과 소녀가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자신의 부츠를 선물하는 장면..

전자의 장면은 다소 끔직하긴 했지만 완전 전의를 상실했던 찰리에게 삶의 열정을 되살려준

사냥이었기에 중요한 부분이었다고 생각되고요, 더군다나 그가 새로운 인간으로 태어나는

과정의 절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즉, 마지막으로 기대했던 문명인 친구들의 도움의 손길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안 순간 살기를 포기함으로서 문명인으로서의 찰리는 죽었지만,

(꿈속에서 소녀의 손길에 의해 포탄 스위치를 놓는 바로 그 순간 문명인 사망~~)

예전의 그의 관점(소녀가 물고기를 생걸로 먹는것을 역겨워 못견디던 것등)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했으리라 보이는 살육(?)을(전쟁과는 다른 것..한마디로 최고 야만으로 인식되던것)

살기위한 간절함으로 격렬히, 문명의 이기(총) 도 없이 성공적으로 해내고

 그 결과를 정말 순수히 누림으로써(육회라..끽소가 진짜 맛있는지??)

원시적이고 순수한 영혼으로 거의 탈바꿈 했다고 보여집니다.

 한마디로 찰리가 그 동안 자신을 이루워 왔던 문명이란 것에서

 완전히 독립하는 것을 보여준 장면이죠.

이런 재탄생의 대미를 장식한 것이 소녀의 부츠를 받고 아무말도 못하고 눈물을 흘렸던 장면이죠..

 불쌍해보이는 에스키모인을 "난 니형제 아니거던?--+ 하며 가차없이 밀어내던

문명인으로서의 배타성 이기심은

소녀와의 교감을 통해 서서히 그의 의식 표면으로 꺼내져

 결국 그 눈물과 함께 그의 내면에서 배출되어 완전히 사라지게 되고..

그 자리에는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진정한 휴머니즘이 자리메김하게 되는 거죠..

초반의 구걸하던 에스키모인이 했던 말 "미안해요 형제여.."와

소녀가 한 마지막 한마디.."나의 형제여.."

여정이 끝나갈 쯤.. 이 "형제" 란 단어는 완전히 다른 의미로 주인공에게 남게되고 또 그이 뇌리 속에서

영원히 잊혀지지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물론 위의 두 장면에서 모두 소녀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고요...

이런 관점에서 소녀가 홀연히 사라진 뒤 흰부엉이를 쳐연히 바라보다 소녀의 죽음을 인정하고

묵묵히 무덤을 만든뒤 길을 떠나는 장면은

찰리가 새로운 삶의 첫 발자욱을 내딛는 것을 보여주는 것  이었다고 할 수 있죠..

영화를 너무 감격적으로 봐서인지.. 또 9번이나 반복해서 봐서인지 이런 다소 허무 맹랑한

생각들이 들었습니다.  혹 이글 보시면서 짜증나신 분이 계시면 죄송하고요 기냥 제 생각입니다.

아무튼 영화를 보고나니 속세에 찌든(?) 제 마음이 다소 씻겨 내려가는 듯 하더군요.

정말 오래간만에

연기도, 영상미도, 스토리도 감동도.. 뭐라 트집 잡기가 힘든 그런 멋진 드라마를 본 것 같습니다.

허나.. 이 마음을 간직한 채 다시 세상속으로..휴~~...ㅡㅡ

언제한번 영화의 배경이 되었던 초원에

주인공처럼 경비행기를 몰고 가보겠다는 다짐을 하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