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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ro] < 새는 폐곡선을 그린다. >

새는 폐곡선을 그린다

cajor

2001-04-16 오후 12: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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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지방대 영화학과 교수인 '김' (설경구).

학생들에게 영화는 자신의 꿈을 펼쳐보이는 무대라 가르치지만, 정작 그 자신이나 학생들에게 그 길은 멀고도 험해 보입니다.

바로 현실이란 거대한 장벽 때문에...

그런 삶에 지친 '김'에게도 삶의 자그마한 휴식이 되어주는 '영희' (김소희)란 존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도 자신의 가족들에게 그를 자신의 애인이라고 소개시키기를 원합니다.

'김'이 유부남인데도 말입니다. 하지만, '김'은 그런 영희를 용납치 못합니다.

자신의 자유를 위해 가정을 버리고 나온 것인데, 또다시 삶의 굴레를(?)...

한없이 자유를 갈망하는 '김'...

하지만, 그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현실에서는...

그런 그에게 다가온 것이 바로 '새'란 존재입니다.

창공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새들...

'김'은 '집'을 소재로 영화를 만들어보려던 계획을 바꿔, 새를 소재로 영화를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새에 대해 이것저것 알아보고, 자신이 어렸을 때 실제로 새를 봤던 주남 저수지로 향하는데...

새는 폐곡선을 그린다... 이 영화는 상업용 영화는 아닙니다.

이미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해외의 각종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을 정도로 좋은 영화입니다.

하지만, 관객들도 이 영화를 보고 좋아해 줄지는... ^^;

그냥 영화제용(?) 영화... 아니 예술 작품이라고 할까요? 아무튼 그런 영화였습니다.

'새'... 이 영화에서 새는 '김'이 동경하는 진정한 자유를 뜻합니다.

하지만, 진정한 자유라는 것이 있을지... '김'이 그토록 갈망하는 '새'도 한없이 하늘에서만 살 수는 없으니 말입니다.

자유... 그것은 책임이라는 것이 뒷받침되야 얻을 수 있는 것이라 배웠습니다. (중학교 때였나? ^^;)

한없이 자유만 꿈꾸는 '김'에게... 진정한 자유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가 꿈꾸는 이상적인 진정한 자유는 이 세상에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이 영화는 한없이 조용하고, 카메라의 움직임도 거의 없습니다.

또한 배우들의 대사도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더 감상적인지도... ^^;

거기에 카메라는 배우들과 거리를 두고 천천히 따라다니기만 합니다.

그냥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바라보기만 한다는 듯이...

그들이 겪는 모든 것들을...

그리고, 보통의 천연색 화면이 아닌 파란색이 약간 들어간 화면... 그래서 영화는 다소 우울하면서도 삶에 지친 '김'의 모습을 여실히 잘 표현해냈습니다.

바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아버지들의 모습을...

자신의 꿈을 버리고 현실에 타협하며 살아왔던 아버지들... 그러나 믿었던 현실에서 배반당하고 집에서조차 설 자리를 점점 잃어가는 이 땅의 아버지들...

그들이 마지막으로 찾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자신이 어렸을때 꿨던 꿈일 것입니다.

자신이 왜 이런 힘든 삶을 살게 되었는지 후회하면서...

영화 속의 한없이 정적인 화면의 모습은 마치 그림을 보는 듯한 착각을 줄 정도로 관객들에게 독특함을 느끼게 합니다.

하지만 그런 정적인 화면들이 계속되다 보니, 관객들은 지루함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심지어 코를 골며 잠을 자기까지 하는 관객이 생길 정도로... ^^;

서정적인(?) 묘사로 화면의 아름다움은 좋았지만, 흥행을 하기는 다소 무리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 속 결말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에... (아직 제 나이가 어려 그런지도.. ^^;)

물론 제작사나 배급사 측에서도 흥행은 그다지 생각하지 않겠지만... ^^;

다만, 우리나라의 정상급 연기파 남자 배우 '설경구'의 또 다른 모습을 보기에는 충분한 영화였습니다. 카메라가 멀리서 찍어서 그의 모습은 잘 볼 수 없기는 하지만... ^^;

이 영화는 ★★★★★ 만점에 ★★★☆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