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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동물을 위한 나라가 아니다..... 작별
ldk209 2008-05-02 오후 4:13:52 1293   [11]
정말로 동물을 위한 나라가 아니다.....

 

2001년에 제작했다는 영화라는데, 이번에 <어느날 그 길에서>와 함께 개봉을 했다. 제작될 당시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개봉을 못한 것 같은데, 어쨋든 뒤늦게라도 개봉을 한 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동시 개봉을 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작별>과 <어느날 그 길에서>는 동전의 양면 같은 영화다. 과연 한국은 동물이 (제대로) 살 수 있는 나라일까? <어느날 그 길에서>에선 많은 도로가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파괴하고, 자신들의 본능에 따라 길을 건너던 수많은 동물들이 안타깝게 죽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인간에 의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동물원 안의 동물들은 최소한 생존의 위협은 느끼지 않고 살 수 있을까? <작별>은 그것도 아니라고 답한다.

 

혜진은 동물원 자원봉사자이다. 너무나 동물을 사랑하는 혜진은 크레인처럼 새끼부터 이미 다 큰 맹수들까지 이름을 부르며, 먹이를 주고 청소를 하며 돌본다. 동물을 사랑하는 혜진은 동물원의 많은 부정적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동물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소한 멸종을 막을 수는 있으며, 밖에서는 볼 수 없는 동물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장시간 촬영된 듯한 이 다큐멘터리는 너무나 소박하다. 이런 다큐멘터리라면 의레 도입부에서 집고 넘어가야 할 동물원의 역사라든가, 동물원에 대한 다양한 부정적 사실들에 대한 언급도 없고, 배경 음악도 지극히 한정된 장면에서만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어느날 그 길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그 영화보다 더 조용하다. 나레이션도 없고, 등장 인물들의 인터뷰도 지극히 일부분에서만 사용되고 있다. 대신 <작별>은 동물들의 표정과 그들의 눈빛에 주목한다. 화면은 자주 동물들의 눈을 깊숙이 응시하며 그들의 시선을 쫓아 하늘 또는 나무를 비춘다.

 

일요일 아침마다 SBS에서 방송되는 <TV 동물농장>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이 프로그램을 보다보면 가끔 동물원의 동물이 아파 수의사들이 출동하는 장면을 볼 수 있는데, <작별>은 그런 동물들의 아픔이 어쩌다 가끔 발생하는 일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음을 고발한다. 하긴 TV를 보면서도 저렇게 덩치 큰 동물들이 저렇게 작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게 과연 괜찮을까란 생각을 했었는데, 시멘트로 된 좁은 바닥과 좁은 공간으로 인해 그들은 작고 큰 부상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었다. 심지어는 결국엔 죽는 동물들도 꾸준했고, 동물원 측은 황윤 감독의 촬영을 불허한다.(동물원 이미지상)

 

영화는 많은 얘기를 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이 영화를 보고 난 후에 동물원의 역사라든가 동물원의 대안 등을 찾아보는 건 각자의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그러나 영화를 보면서 많은 것들을 느낄 수가 있다. 우선 동물들의 표정을 보면, 활기를 잃어버리고, 무기력한 표정으로 일관한다. 특히 나이를 먹은 동물일수록. 이건 어쩌다 어린이대공원 같은 동물원에 가보면 느낄 수 있는 건데, 도대체 동물들이 움직이려 들지 않는다. 하긴 움직일 공간도 없다. 동물원에 가면 호랑이가 짖기도 하고, 원숭이가 활기차게 노는 모습을 보고 싶은데, 사람의 희망대로 동물들은 움직이려 하질 않는다. 3일이면 한반도 전역을 뛰어다닐 정도로 활동력이 왕성한 동물을 그 좁은 철창 속에 넣어 놨는데, 제대로 된 정신으로 있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것이겠지.

 

그리고 영화는 동물원의 가장 큰 문제로 근친상간이 존재함을 말한다. 크레인이 아픈 것도 근친상간 때문이다. 야생에서라면 근친상간을 피하기 위해 자식들이 어느 정도 크면 부모를 떠나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다. 그런데, 제한된 공간만이 허용된 동물원에선 근친상간이 발생하며, 동물원에서도 굳이 이를 막을 의지도 없어 보인다. 어쩌면 종족의 계속된 번식을 위해 방치하는 것 같기도 하다. 어쨌거나 근친상간으로 인해 많은 동물들이 약하게 태어나 죽어 나간다. 동물원의 유지를 위한 인간들의 비열함.

 

이런 식의 좁은 철창 속에 동물을 가두어 놓는 방식은 초기 동물원의 방식이었다고 한다. 그러다 동물원의 부정적 시각이 늘어남에 따라 많은 선진국에선 가급적 동물에게 우호적 환경을 제공하는 동물원으로 변신하는 노력을 했다고 하는데, 어디선가 본 글에선 OECD 국가 중 초기의 동물원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는 한국이 거의 유일하다고 한다.(정확한 기억인지는 모르겠지만) 영화를 보다 언뜻 든 생각으로는 동물원의 기준으로 동물 한 마리당 최소한의 면적과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고, 근친상간을 방지하며, 시멘트 바닥에서 잠을 자고 생활하게 만들지는 말아야 한다는 등이 떠올랐는데, 이게 정말로 실현 가능한 것인지 또는 그 외에 어떤 것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최소한 동물이 아니라 관람객을 위해서라도 동물원이 더 이상 현재의 모습으로 유지되어서는 안 되겠다는 것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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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2001, Farewell)
제작사 : 스튜디오 두마 / 배급사 : (주)영화사 진진
공식홈페이지 : http://www.OneDayontheRoa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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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우
  • 미상
  • 등급
  • 전체 관람가
  • 시간
  • 81 분
  • 개봉
  • 2008-03-27
  • 전문가영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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