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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준비생들이 꼭 봐야할 영화 칵테일
jetlim 2010-09-15 오후 5:48:29 670   [0]

 

 

Prologue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이 질문에서 ‘꿈’은 두 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하고 싶은 것, 얻고 싶은 것.

 

꿈을 가져라, 꿈은 클수록 좋다, 꿈을 포기하지 마라, 꿈은 이루어진다,…. 멋진 말들이다. 이 말들은 주로 ‘꿈을 이룬 사람들’의 혀를 활주로삼아 비상한다. 희망의 아밀라아제를 연료로 발진된 이 말들은 곧장 우리의 달팽이관 속으로 비행해 들어와서는 더 깊숙이 심장까지 다다라 착륙한다. 꿈 이룬 타인의 말과 꿈 못 이룬 나의 피가 섞여 화학작용을 일으킬 제 나의 온몸은 뜨거워진다. ‘희망 바이러스’란 대체로 이런 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세상에는 이런 희망 바이러스에 쉽게 감염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다고 그들이 절망이라는 이름의 항바이러스를 접종한 것은 아니다. 그들은 단지 꿈이 없을 뿐이다. 즉, 딱히 하고 싶은 일도, 얻고 싶은 것도 없을 뿐이다. 그들은 천성이 미래전진형이라기보다 현재진행형 인간이랄까.

 

꿈이 없다는 것은 결코 자책할 일이 아니다. 하고 싶은 일이 없으면 자기에게 맞는 일을 찾으면 된다. 얻고 싶은 것이 없으면 지금 이대로 만족하며 살면 그만이다. 꿈이 있어서 온갖 노력을 기울여 그 꿈을 이루든, 꿈이 없는 채로 살아가든 결국 살아가는 방식의 차이일 뿐이다.

오히려 위태로운 쪽은 꿈을 가진 사람들이다. 자신의 꿈이 ‘하고 싶은 것’과 ‘얻고 싶은 것’ 중 어디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지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이 과정을 거치지 않는 한, 설령 취업에 성공한다 해도 현실과 꿈 사이를 배회하는 림보 상태에 빠져 늙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칵테일>의 주인공 브라이언 플래니건(톰 크루즈)은 꿈으로 충만한 젊은 야심가이다. 그는 꼭 우리 시대 청년 구직자들을 닮았다. 영화 속 그의 고민, 시행착오, 일시적 성공, 그리고 좌절은 청년 구직자들에게 시사하는 점이 크다. 입사지원서를 아직 쓰기 전이라면, 잠깐 미뤄두고 이 영화를 관람해볼 것을 권한다. 이 글은 그럴 여유조차 없는 분들을 위해 마련됐다.

 

 

 

Chapter 1.

 

난데없는 곳에 꽂힌 화살

 

 

 브라이언 플래니건은 군대에서 갓 제대한 사회 초년병이다. 그의 꿈은 백만장자가 되는 것. 그는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뉴욕 월스트리트로 향한다. 굵직한 대기업들에 이력서를 내고, 면접도 보지만 고졸자인 브라이언에게 고용 시장의 문은 좁기만 하다. 변변한 스펙 하나 없이 무작정 문을 두드린 용기는 가상하나, 사회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어서 저 사회로 나가고 싶다… 백만장자가 되고 싶다…
 

 브라이언의 꿈은 ‘하고 싶은 것’이 아닌 ‘얻고 싶은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어떤 일을 하느냐보다 무엇을 얻느냐가 중요한 그의 구직 활동은 철저히 회사의 브랜드 네임과 연봉 액수를 좇는다. 딱히 하고 싶은 일은 없는데 백만 달러는 벌고 싶다, 는 모순에서 청년실업의 비극은 시작되는 것이다. 뭔가를 얻으려면 우선 뭔가를 해야 하는 게 순서이므로. 브라이언은 이렇게 되받아칠지도 모르겠다. 나는 백만 달러를 얻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 고. 하지만 이걸 알아둬, 브라이언. ‘무슨 일이든 하며’ 살아야 하는 삶이 20대, 30대, 40대,… 지속된다고 상상해보라. 단언컨대 그런 삶이 가치 있고, 아름다워 보일 수 있는 유통기한은 20대까지다. 그러니까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것이다.

 취업. 우리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선택해야만 한다. 선택은 두 가지다. ‘무릎팍도사’에 나왔던 영화배우 황정민 씨처럼 “어렸을 때부터 배우가 되고 싶었어요”라고 말할 만한 꿈이 있다면 그걸 선택하면 되고, 그런 꿈이 없다면 지금의 자신과 가장 잘 맞는 일을 찾으면 된다. 그뿐이다. 꿈이 없다고 자책할 필요는 없다.

 

대기업 임원 면접에서 고전 중인 브라이언

 

 ‘하는 것’은 현재(과정)의 문제요, ‘얻는 것’은 미래(결과)의 문제다. 미래가 현재의 연장이 될 수는 있어도, 거꾸로 현재가 미래의 연장이 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미래로부터 비롯된 현재를 살아간다. 육체와 영혼은 현재에 머물러 있으면서도 자꾸만 그 기원을 미래에 두려고 한다. 현재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줄어들다 보니 자기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모른 채 그저 뭔가를 얻는 데에만 급급해한다. 현재의 내 모습이 아닌 미래의 허상을 통해 행복을 구하려 한다. 자기 자신을 잃어가는 것이다. 꿈과 현실 사이의 림보 상태랄까.

 루게릭병과 싸우는 박승일 씨가 가사를 쓰고, 타이거 JK가 부른 노래 ‘행복의 조건’에 “난 행복의 뒤를 절대 쫓지 않아. 행복은 나를 찾아 감싸 안아”라는 구절이 있다. 이 말이 우리에게 ‘킥’이 되어줄 수 있다면.

 브라이언은 일단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고, 대학에 들어가 스펙을 쌓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그는 뉴욕의 한 작은 술집에서 바텐더 더글라스 커글린(브라이언 브라운)의 파트너로 일하게 된다. 낮에는 대학생으로, 밤에는 바텐더로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는 와중에도 백만 달러의 꿈만은 놓지 않는다. 그런데 정작 꿈을 이루기 위해 시작한 대학 공부는 너무도 지루한 반면에 임시직인 바텐더 일은 날이 갈수록 재미를 더해간다. 더글라스는 브라이언의 재능을 알아보고 제대로 키워주겠다고 제안하지만, 브라이언은 바텐더 일은 단지 임시직일 뿐이라며 거절한다. 일은 더 웃기게 되어간다. 대학 생활은 교수와의 잦은 불화와 F 학점으로 얼룩지고, 바텐더로서의 명성은 날로 높아지는 것이다. 브라이언은 결국 대학을 그만두고 애초 임시직이었던 바텐더 일에 본격적으로 투신한다. 그렇다 해도, 여전히 모티브는 바텐더 일 자체가 아니라 백만 달러의 꿈이지만.

 

대기업 취업을 향해 쏘아올린 브라이언의 화살은 엉뚱하게도 뉴욕의 한 작은 바에 꽂혔다 

 

낮엔 학교 공부, 밤엔 바텐더 알바… 백만 달러의 꿈을 향한 레이스

 

그런데 이렇게 되어버린 것이다…
 

 소설가 김영하 씨는 자신이 번역한『위대한 개츠비』의 해설「표적을 빗나간 화살들이 끝내 명중한 곳에 대하여」에서 “난데없는 곳으로 날아가 비로소 제대로 꽂히는 것, 그것이 바로 문학이다”라고 썼다. 우리는 종종 삶에서도 처음에 목표한 대로 일이 풀리지 않는 대신 전혀 의외의 일이 전혀 의외의 성공을 안겨다주는 경험을 한다. do가 아닌 be done, drive가 아닌 be driven의 묘미랄까. 삶은 때때로 그런 기지를 발휘한다. 백만 달러의 꿈을 품고 대기업 취업을 향해 쏘아올린 브라이언의 화살은 엉뚱하게도 뉴욕의 한 작은 술집에 꽂혔다. 그곳에서 그는 생각지도 못했던 인연을 만나고, 바텐더로서의 재능을 발견하고, 성공과 실패와 재기를 경험하며 성장한다.

 모든 것이 빠르고 짧아진 소셜네트워킹 기반의 사회 흐름 탓인지 시간을 대하는 우리 가슴의 스케일이 점점 졸아드는 듯하다. 자기 자신을 믿고 좀 더 지켜봐줄 수 있는 아량이 필요하지 않을까. 표적이 빗나갔다고 포기하기는 이르다. 앞날은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

 

 

 

Chapter 2.

 

인맥 & 인연

 

 

 백만 달러에 눈 먼 브라이언 못지않게 더글라스도 성공에 대한 집념이 대단하다. 그의 성공 전략은 돈 많은 여자를 꼬이는 것. 과정이야 어찌 됐든 백만 달러만 벌면 목표 달성인 브라이언 역시 이 계획을 퍽 마음에 들어 한다.

 실력과 매력을 두루 갖춘 두 바텐더들은 머잖아 대규모 클럽에 스카웃된다. 그곳에서 그들의 인기는 상한가를 달리고, 브라이언은 마침내 고대해 마지않던 꿈의 여인―부자 아가씨 코럴(지나 거손)을 애인으로 맞이한다. 두 사람을 질투한 훼방꾼 더글라스는 기어코 둘 사이를 갈라놓고, 결국 브라이언과 주먹다짐까지 벌인다. 브라이언은 떠나버리고, 혼자 남겨진 더글라스의 커리어는 위기를 맞는다.

 

돈 많은 여자를 꼬여 인생 역전을 꾀하려는 두 사람 

 

브라이언은 드디어 '꿈의 여인'을 만나고…
   

 사회생활에서 인맥의 중요성은 주지의 사실이다. 내 편이 많아질수록 내 입지는 상승한다. 그들과의 관계를 불가근불가원 알맞게 조절하는 것이 소위 인맥관리다. 요컨대 인맥이란, 목적을 염두에 둔 인간관계라 할 수 있겠다. 인맥관리가 철저한 사람들을 상대할 때마다 참 대단하다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무섭다. 나는 저 사람을 인연이라 생각했는데, 저 사람에게는 내가 그저 인맥의 한 줄이었음을 알게 되는 순간 몹시 쓸쓸해진다. 더 안타까운 건 자타·남녀 간의 사랑도 점점 ‘인맥화’되어간다는 사실이다. 목적 없이 남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음을 느낀다. 테이크take 없이는 기브give 하지 않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음을 목격한다. 내 몫, 내 사람은 철저히 챙기면서 남의 몫, 남의 사람은 철저히 외면하는 사람들을 매일같이 접대한다. 일선(一線)이 되기를 거부하는 수많은 인맥들이 사각팔방 팽팽히 둘러쳐 있다. 미궁의 사회 속을 방황하는 우리 모두는 아리아드네의 실타래가 절실하다.

 

'꿈의 여인'을 사이에 둔 꿈쟁이들의 어긋난 욕망

 

결국 우정은 깨지고 만다
 

 더글라스를 떠난 브라이언은 자메이카의 한적한 해변에서 작은 바를 운영하고 있다. 새 장소는 늘 새 인연을 꽃피운다고 했던가. 브라이언은 화가 지망생 조던(엘리자베스 슈)과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새 장소에 옛 인연이 나타나 또 다른 국면을 맞으니, 바로 더글라스가 찾아온 것이다. 게다가 그는 백만장자 아가씨를 만나 결혼까지 했다. 브라이언은 자신의 누추한 바에 근사한 아내를 대동하고 나타난 더글라스를 보며 열등감을 느낀다. 끝내 그 열등감은 브라이언으로 하여금 뉴욕에서 그랬듯이 ‘능력녀’를 꼬이도록 한다. 상심한 조던은 그길로 자메이카를 떠난다.

 

인맥이 아닌 인연으로서의 사랑을 나누는 두 사람 

 

 백만장자 아내를 거느리고 나타난 더글라스가 못내 부러운 브라이언

 

조던을 버리고 능력녀를 선택하다… 인연을 버리고 인맥을 선택하다…
 

 뉴욕에서 브라이언과 코럴을 질투한 더글라스는 우정을 잃었고, 자메이카에서 더글라스와 그의 아내를 질투한 브라이언은 사랑을 잃었다. 자신의 삶을 하찮게 여기고, 남의 삶을 시기하다가 두 사람은 현재를 잃었다. 두 사람은 인맥만을 좇은 결과 소중한 인연을 잃은 것이다.

   

 

 

Chapter 3.

 

현재로의 회귀

 

 

 브라이언은 돈 많은 새 여자 친구를 따라 상류계급의 인맥들과 친분을 쌓으며 한자리 잡을 기회를 호시탐탐 엿본다. 하지만 자유분방하고 자존심 강한 성격 탓에 곧 그런 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만다. 그토록 꿈꿔왔던 백만장자로의 진입을 목전에 두고 브라이언은 자신이 결코 그 세계의 일부가 될 수 없음을 뒤늦게 깨닫는다. 여자 친구에게 결별을 선언한 그는 다시 옛 연인 조던을 찾아가 용서를 구하지만, 그녀가 사실은 가난한 화가 지망생이 아니라 부잣집 숙녀님이었고, 게다가 임신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서 당황한다. 왜 부자라는 사실을 숨겼냐고 묻는 브라이언에게 조던은 성공에 눈 먼 당신이 나를 진심으로 사랑해주지 않을까봐 겁났다, 고 대답한다. 이대로 결혼해 가장이 돼버리면 청춘과 꿈이 송두리째 사라지는 건 아닐까, 난 영원히 백만 달러를 손에 쥐어보지 못한 채 늙어가는 건 아닐까, 나는 조던을 정말 사랑해서가 아니라 그녀가 부자여서 잡으려는 건 아닐까, 이런 나를 조던은 어떻게 생각할까, 그래도 내 여자와 아이를 버릴 수는 없어,…. 이런 고민들로 머릿속이 어지러운 동안 조던과의 사이는 더 멀어져만 간다.

 

이미 닫힌 마음은 쉽게 열리지 않는다…


 한편 더글라스는 아내의 재력으로 큰 바를 운영하는 보스가 되어 호화로운 생활에 젖어 산다. 브라이언은 이 모든 광경이 부럽기만 하다. 그런데 더글라스가 좀 이상하다. 평소의 자신만만한 태도는 사라지고 염세적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더글라스는 자신이 빚쟁이임을 고백한다. 칵테일 만드는 솜씨와 입담으로 최고의 바텐더가 된 그였지만, 사업가로서 알아야 할 보험료, 판매세, 인건비 관리 등 현실적인 사안들에는 문외한이었다. 이 미숙한 경영자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많은 빚을 지고, 그 빚을 갚기 위해 또 빚을 지는 악순환을 되풀이하다가 전 재산을 탕진하고 만 것이다. 브라이언에게 모든 것이 환상이었노라고 읊조리던 더글라스는 자신의 호화 요트 안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이런 줄도 모르고 더글라스의 아내는 젊고 잘생긴 브라이언을 자신의 아파트로 불러들여 유혹한다. 애당초 사랑이 아닌 금전적 이해관계로 맺어진 부부관계였으므로 남편이 무슨 고충을 안고 있든 상관하지 않는 그녀를 뿌리친 브라이언은 더글라스의 화려하지만 속은 텅 빈 성공이 더 이상 부럽지 않다.

 더글라스의 죽음 후, 브라이언은 삶과 성공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결심한다. 허상의 미래를 좇으며 살아왔던 지난날을 반성하고 현재로 회귀할 것을.

 

모든 것이 환상(illusion)이었노라고 읊조리는 더글라스…

 

미래 속에 살다가 미래 속에 죽다… 

 

다시 현재로 돌아가야 한다

 

 늘 미래 속에 살았던 더글라스는 미래 속에 죽었다. 그가 계속 바텐더로 남았다면 어땠을까. 그가 ‘백만장자가 되겠다’ 대신 ‘바텐더 일을 해 백만장자가 되겠다’는 좀 더 구체적인 꿈을 가졌다면 어땠을까. 전자가 뿌리 없이 허공에 뜬 꿈이라면, 후자는 현재에 뿌리를 둔 꿈이다. 현재에 뿌리를 둔 꿈은 현재를 자양분으로 자라난다. 그런 꿈은 이뤄질 수밖에 없다. 반면, 허공에 뜬 꿈은 더글라스의 말처럼 그저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

 꿈은 분명하고 정확해야 한다. 그러려면 현재의 자기 자신을 분석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내 재능은 뭔지, 내 관심사는 뭔지, 내게 맞는 일은 뭔지를 하나하나 명상하듯 사유해봐야 한다. 미래에 얻고 싶은 것은 제쳐 두고, 현재에 해야 할 일에 집중해야 한다. 꿈은 씨앗이다. 그 씨앗을 심을 수 있는 곳은 오직 한군데밖에 없다. 현재라는 밭. 열매는 아직 열리지 않았고, 밭은 '지금 여기'에 있다. 허상의 열매를 따먹을 것이냐, 실존의 밭에 씨를 뿌릴 것이냐는 전적으로 자기 자신의 선택에 달렸다.

 오랜 시행착오와 벗의 죽음 끝에 현재로 회귀한 브라이언은 조던을 되찾기로 한다. 그녀는 그가 지금까지 만났던 숱한 여자들 중 유일하게 인맥이 아닌 인연으로서 사랑한 사람이었으니까. 조던의 아버지는 딸을 책임지겠다고 찾아온 가난뱅이 브라이언을 돈으로 매수해 쫓아내려고 한다. 브라이언은 그 돈을 조던이 보는 앞에서 찢어 버림으로써 자신의 진심을 증명한다. 조던은 결국 마음을 열고, 두 사람은 함께 떠나 자립한다. 가난한 바텐더와 화가 지망생 커플은 그렇게 결혼을 해 쌍둥이의 부모가 되고, 작은 바를 마련한다. 바의 이름은 '칵테일과 꿈 Cocktails & Dreams'. 생전의 더글라스와 동고동락했던 시절, 언젠가 둘만의 멋들어진 바를 만들자며 의기투합한 이름이다. 미래 속에 살다가 미래 속에 죽은 더글라스도 이 순간만큼은 현재로 돌아와 편안히 쉴 수 있지 않을까.

 

현재로 회귀한 브라이언의 삶… 조던과 다시 하나가 되다

 

Cocktails & Dreams

 

다시는 이 소중한 현재의 삶을 놓치지 않겠다고 약속할게 
 

 

 

 

 

Epilogue

 

사과나무는 사과를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자기소개서는 사실 fact에 입각해 작성되는 문서이지만, 그 사실들은 ‘이 회사에 채용돼야만 한다’는 목표 아래 재배열과 가공, 강조와 삭제의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 서류전형 통과는 이 작업의 완성도로 좌우된다. 요컨대, 자기소개서의 장르는 팩션 faction이다. 고용주에게 고용되기를 원하는 청년구직자들이라면 모두 자기 자신을 꾸미고 감출 수밖에 없는 숙명을 이고 있다. 달리 말해, 자기 자신을 속여야 한다는 뜻이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 자기에게 맞는 일을 한다면 스스로를 속일 필요가 없을 것이다. 가령, 영화기자가 되고 싶은 구직자가 이런저런 이유로 경제기자 쪽에 지원했다면 어쩔 수없이 거짓말을 하게 된다. “제가 경제기자가 되고 싶은 이유는…” 뒤에 이어질 내용은 ‘마음에도 없는 소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말로 경제기자가 되고 싶어 지원한 구직자라면 당당할 것이다. 그 당당함은 자기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는 데에서 기인한다. 이런 태도는 비단 취업 때만이 아니라 직장 생활에서도 똑같이 이어진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 자기에게 맞는 일을 선택해 입사한 사람들은 그래서 늘 자신감에 넘친다. 그들은 무엇을 얻을 것이냐보다 무엇을 할 것이냐에 무게를 두고 취업한 재원들이므로.

 

<칵테일>은 미래전진형의 삶보다 현재진행형의 삶을 옹호하는 영화다. 현재에 뿌리를 둔 꿈을 지니고, 그 꿈을 향해 쏘아올린 화살이 빗나갔다고 포기하지 말고, 허상의 미래보다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고, 인맥보다 인연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갈 때, 노랫말처럼 “행복은 나를 찾아 감싸 안”는다는 교훈을 주는 작품이다.

 

사람들은 사과를 얻기 위해 사과나무를 심는다. 하지만 사과나무는 사과를 맺기 위해 살지 않는다. 싹이 트고, 잎이 돋아나고, 가지가 자라고, 열매가 자라고, 열매가 떨어지고, 가지가 앙상해지고, 잎이 지고,…. 사과나무에겐 그저 생의 과정이다. 사과나무는 사과를 위해서가 아니라 사과나무 그 자체로 존재한다.

취업을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보험이 아니라 그저 살아가는 나날의 한 부분으로 생각할 수 있는 대범한 마음가짐이 있다면, 구직활동 자체에서도 행복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 이 순간'이라는 이름의 세계여, 영원하기를-

 

자신의 생각과 자신의 의미를 가진 사회인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The End

 

 

 

 

 

 

글=임재훈

이미지=<칵테일> DVD 캡쳐

 

영화리뷰 블로그 '마이너리티 무비 리포트' http://jet_lim.blog.me/

 

 

 


(총 0명 참여)
kooshu
감사합니다~~   
2010-09-16 09:47
hooper
헐   
2010-09-1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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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1988, Cockt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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