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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의 영화감상평 ## 시티즌 독
excoco 2007-04-26 오전 12:04:08 1148   [4]

요즘 태국영화가 서서히 태동하는건가?
최근들어 ... 아니군, 옹박이 2004년도, 이 영화도 2004년도 작품이니, 햇수로는 벌써 2년이나 지났군.
옹박의 경우, '무에타이' 라는 소재로 새로운 액션 영화의 패러다임을 보여주는듯 했다.
마치 옛 홍콩의 '이소룡' 의 환생이라도 되는듯.
그러나, 옹박 2편이 참패함으로써, 그런 환상은 깨져버렸다.
즉, 신선하긴 하지만, 새로운 액션영웅으로 자리잡기엔 부족한게 많았던 탓인것 같다.
그 외에, 태국 영화는 최근들어 일본의 전형적인 공포영화를 마치 '오마주' 라도 하는듯, 거의 유사하게 흉내내고 있다.
아니, 흉내라는 표현은 우리가 태국영화에 너무 무지하기에 깍아 내리는 표현인지도 모르겠다.
태국이나, 일본, 한국 등은 같은 문화권이기에, 그 생활습관이나 사고방식에 유사한 점이 많기에, 단지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모방했다고 깍아내리는 것은 섣부른 판단인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최근에(어쩌면, 태국영화는 이미 어느정도 수준에 있었으나, 근래들어 태국영화를 많이 접하게 되었기에 새삼스럽게 이렇게 느끼게 되는것인지도 모를일이다.) 보게된 태국 영화들은, 그 작품성에서 혹은 흥미로움에서 많은 신선함과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이 영화 '시트즌 독' 은 태국영화에 무지한 나에게 새로운 가치기준을 매기게 해주는 영화이다.
아.. 태국 영화의 수준이 이 정도로 높았던가.. 하는.
분명, 진짜 독특하고, 작품성이나, 문학적 가치마저도 높이 평가하고 싶은.
 
원색을 골고루 잘 사용하고 있다.
동화적인 느낌이나, 판타지한 세계를 표현하려고 했던듯 하다.
사람이 사는 현실세계에 이런 원색적인 배경과 장치들이 이토록 잘 어울릴까.
헐리웃의 판타지류 영화에서 주로 사용하는 원색을 이용한 신비감을 잘 표현하고 있다.
마치 현실세계가 아닌듯한 색감들.
그렇다. 이 영화에서 이야기하고, 그들이 나누는 대화나, 나레이터가 중얼거리는 나레이션, 그들이 생각하는 것들. 분명 현실적인 것과는 거리가 있다.
엉뚱하면서도, 그러나 현실을 은유적으로 풍자한.
 
그러나, 이렇게 좋은 작품이면서도,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 걸리는 것이 있다.
그것은, 태국어 이다.
어쩌면, 나는 지극히도 문화적 사대주의에 빠져 있는지도 모르겠다.
백인(미국,유럽등)들의 문화에 대해서는 남모를 존경심과 공경이 생기는 반면, 유색인종(흑인,황인,아프리카,일본을 제외한 동양권,그외 제 3세계라 지칭되는 곳들)의 문화에 대해서는 비하적인 생각이 드는것.
태국어를 듣는것은 그런 생각이 들게 한다.
(이런 생각은 객관적으로 어느것이 비교 우위에 있다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는 그런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솔직한 마음으로, 토니자의 '옹박' 이 그랬다.
그리 멋스러워 보이지 않는 외모는 출중한 무에타이 실력으로 무마되었지만, 귀에 거슬리는 태국어.
그것은, 중국어를 처음 들었을때의 감정보다 좋지 않았다.
어쩌면, 객관적인 평가를 내려본다면(어거지로라도), 사람이 듣기에 좋은 주파수나, 언어 조합에 의한 문맥적(문장) 의미에서의 발음의 흐름이 정말로 영어가 더 듣기 좋은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나는 개인적으로 프랑스어가 유럽언어임에도 불구하고 그리 썩 마음에 드는 발음은 아니다.)
좀 심한 표현을 쓰자면, 웬지 바보같다고나 할까..(너무 악평이지만, 솔직한 생각이다.)
어찌되었건, 굉장히 귀에 거슬리면서 멋스럽게(?) 들리지 않는 태국어 발음은 영화보는 내내 귀를 자극하곤 했다.
옹박의 경우가 그랬다.
하지만, 이 영화 시티즌 독에서의 느낌은 굉장히 상쇄되어 있는듯 한 느낌을 준다.
(어쩌면, 발음 자체를 더 부드럽게 할 필요도 있다. 같은 한국말이라도 노홍철 처럼 깐죽거리듯이 시끄럽게 내뱉는것과 중견배우들의 묵직하면서 부드럽게 내뱉는 말은 분명 틀리게 들릴것이다. 일례로, 일본의 경우 굉장히 하이톤의 여자들의 발음을 기억하는 반면, 야쿠자들이 등장하는 영화에서는 굉장히 묵직한 저음으로 완전히 틀린 기분으로 들리니 말이다. 이런 면에서, 분명 태국 영화는 배우들의 발음 연기에도 좀더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자국내 소비만이 아니라, 세계로 뻗어나가는 문화상품으로서의 영화로까지 생각하고 있다면 말이다.)
 
그런 언어자체의 귀에 낯선 거슬림(?)만 제외한다면, 이 영화는 불후의 명작까지는 아니더라도, 오랜동안 기억에 남을 수작임에는 틀림없다.
(물론, 흥행성적 같은 문제는 뒷전으로 하고 말이다.)
 
또한, 대부분 명작으로 기억되는 많은 영화들이, 배경 음악으로 오케스트레이션을 사용했던것과 달리, 이 영화는 포크음악이 사용되고 있다.
어쩌면, 그래서 영화속의 주인공들처럼 더 소박하고 순수하고, 아름답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위에서 그리도 악평했던 태국어 발음마져도, 포크음악속에서는 꽤나 자연스럽게 뭍어나오고 있다.
 
등장인물을 보자.
남자 주인공은, 동양권을 아우를수 있는 마스크를 하고 있다.
여자 주인공과, 그 외 등장인물들(외국인은 제외하고)은 지극히도 태국적인 얼굴을 하고 있지만, 남자 주인공의 마스크는 동양권의 타국에서도 통할만한 느낌을 준다.
역시 2004년 개봉한 공포영화 셔터(shutter)의 남녀 주인공이 굉장히 이국적인 마스크(여주인공 보다는 남자주인공이 굉장히 이국적(?)인 마스크였다. 마치 일본 배우인것처럼..)를 가져, 영화 자체의 국제적 가능성(?)을 가졌던것처럼, 이 영화의 남자 주인공 또한 태국영화의 국제적 성공 가능성을 높여주는 부분이 되는게 아닐까?
물론, 동양사람 특유의 마스크 자체를 벗어나 혼혈(백인계열)의 경계까지 가버리면, 국적불명의 모호함마져 들겠지만, 같은 동양권에서 어느정도 무난하게 통할수 있는 마스크의 주인공은 영화의 국제적 인지도나 성공가능성에 기여한다 하겠다.
 
제목, citizen dog.
이 대체 무슨 뜻인가?
citizen 이란,
1 (출생 또는 귀화로 시민권을 가진) 공민, 국민, 인민
2a 시민;도시인
3 《문어》 주민 《of》
4 (외국인에 대하여) 본국인, 본토 사람
5 《미·속어》 (자신보다) 단조롭고 보수적인 그룹에 속해 있는 사람;융통성이 없는 딱딱한 사람
의 뜻을 가지고 있다.
영화속에서 생각해 볼때, 4번 혹은 5번의 뜻으로 쓰인것이라 짐작된다.
여기서 'dog' 는 대체 무슨 뜻일까?
흠..
영화에서 개가 등장하긴 한다.
분명, 실제 '개'를 말하는건 아닐게다.
상징적인 의미이겠지?
대충 유추해보면, '본토의 개' 혹은 '보수적인 개' 정도의 뜻일것 같다.
여기서, '본토' 혹은 '보수적인' 의미가 사용되는것은, 영화의 내용을 보며 나름대로 생각해본다면,
남자 주인공은 본토 사람이 아니다.
여기서 본토라 함은 방콕을 말하는 것일거다.
태국(타이, 방콕은 타이의 수도,인구 558만) 에서도 촌구석에 살던 순수한 청년 팟은 꿈을 찾아 방콕으로 떠난다.
즉, 그런 팟에게는 방콕 사람들은 융통성 없고 감정이 메마른 '도시의 개' 일수도 있고, 어쩌면, 보잘것 없는 팟의 모습이 도시속의 처량한 개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즉, 도시의 훌륭한 한 구성원이 아니라, 보잘것없는 초라한 도시속의 존재일런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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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내용을 상세히 기록한다. 영화를 재미있게 보시려는 분은 후에 읽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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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시작할때, 시작부터 범상치 않음을 느낄수 있다.
그것은, 강렬한 색조에서 느껴져 온다. 분명, 범상치 않은 이야기가 전개될거라는 짐작을 하게 된다.
영화가 시작되고 팟이 방콕으로 떠나자, 난데없이 뮤지컬 처럼 등장인물들이 노래를 불러제낀다.
흠... 이러다 뮤지컬 되는거 아닌가.(뮤지컬을 썩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하지만, 처음에 잠깐 뮤지컬 흉내를 낼뿐 전혀 뮤지컬 스런 영화는 아니다.
 
꿈이 없는 남자 : 포드
시골청년 팟은 어느날 방콕(우리나라로 치면 서울로 상경한거겟지)으로 떠난다.
팟이 떠날때, 팟의 할머니는 도시에 가게되면 엉덩이에 꼬리가 생길꺼라고 악담(?)을 한다.
처음 취직한 곳은 정어리 통조림을 만드는 공장이다.
팟은, 마치 기계의 부품이라도 된듯, 쉴새없이 돌아가는 생산라인속에서 단조로운 일상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날, 생산라인의 속도를 조절하는 감독의 실수로 생산라인은 정말 쉴틈없이 빠르게 돌아가게 된다.
팟은 실수를 하여 작두에 손가락이 잘린다.(모양이 우리나라의 작두를 꼬 닮았다. 작두를 닮았다는 생각이 들자, 저러다... 주인공 손가락이 잘리는게 아니야 라는 생각이 들자마자 그런 사건이 터지고 말았다.)
하지만, 이 영화가 공포영화였던가? 아니다. 판타지다.(판타지의 탈을 쓴 동화인가?)
주인공은 아프지도 않고, 슬퍼하지도 않는다.
다만, 할일없을때면 책상을 톡톡거리던 그 손가락을 찾아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수없이 많은 통조림 깡통을 뜯어보고 뜯어보던 어느날, 깡통속에서 여전히 톡톡거리는 손가락을 발견하고, 이내 자신의 손에 갖다 붙힌다.
하지만, 팟은 의구심이 들기 시작한다. 과연 새로찾은 손가락이 자신의 손가락일까?
 회사에서 직장동료인 요드가 책상을 톡톡거리는 것을 발견한 팟은 그 손가락이 자기손가락이라는 확신에 차게된다. 팟은 요드의 손가락을 강제로 빼앗아 자기 손가락과 바꾼다.
그랬다. 그 동료도 통조림을 생산하다가 손가락이 잘려 새로 찾은 손가락이었던게다.
그렇게, 팟과 요드는 친구가 되었다.
그 일이 있은후, 팟과 요드는 공장을 그만 둔다.
팟은 이후 대기업의 경비원으로 취직한다.
(물론, 정확하진 않다. 모양새로 봐서는 경비원인데, 어찌보면, 엘리베이터 안내원 같다.)
하지만, 매번 같은 엘리베이터에 매번 다른 사람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는게 싫다.
하지만, 그녀 '진' 과 함께 탈때는 그렇지 않다.
'진'은 그 회사에서 일하는 청소부이다.
팟은 진을 보고 첫눈에 반한다.
그날, 팟은 모든것이 진으로 보인다.
심지어 밥조차 '진' 으로 보여 먹을 수 없고, 눈을 감으면 그녀의 모습이 사라질까봐 잠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진' 은 평범한 아가씨는 아니다.
꿈을 쫒는 여자 : 진
'진' 또한, 어느날 추락하는 비행기에서 자기집으로 떨어져 내린 이상한 나라말로 씌우진 하얀책이 자신에게 무언가 말을 해줄것이라는 희망에 고향을 떠나 방콕으로 떠나온 여자다.
하지만, 아무도 그 책에 뭐라고 씌어있는지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
(정말 모르는것인지 아니면 알면서도 얘기를 안해주는건지)
아무튼, 진은 그 책을 읽기위한 꿈에 영어학원을 다닌다.
하지만, 영어를 배워도 진은 그 책에 있는 말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주위 사람들에게 점점 '이상한 아가씨' 로 통하게 된다.
그녀의 이상함은 항상 정리정돈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결벽증 스런 성격 때문이기도 하다.
팟은 진을 사랑하게 되었지만, 감정을 표현하질 못한다.
친구인 요드가 무아이(자신을 중국 황후의 후손이라 여기는 여자)와 만원버스에서 몸을 부대끼다가 사귀게 된 사연을 생각하며, 퇴근하는 진을 바래다 준다며 함께 버스를 타고 가자고 한다.
하지만, 진은 버스를 타면 두드러기가 난다며 전철을 타고 집에 가자고 한다.
팟이 기대했던 것처럼 몸을 부대끼는 상황을 가지지 못한 팟.
한산한 전철로 그녀의 집까지 바래다 주게 되고, 그녀를 두드러기 생기지 않게 편안하게 바래다 주고 싶다는 생각에 경비원을 관두고 택시회사에 취직한다.
매일 그녀의 퇴근길에 집에 바래다 주게된 팟.
자신이 통조림 공장을 다니던 시절 자신을 태워주던 오토바이 택시기사의 조언에 따라, 그녀에게 용기를 내어 고백한다.
하지만, 꼬리 없는 남자(진에게 방콕에 가면 꼬리가 생긴다고 말한 할머니 얘기를 해주었음)와 꿈이 없는 여자가 결혼을 하면, 자신들의 아이들이 꼬리도 없으며 꿈도 없을것이고, 자신들의 꿈을 뺏어갔다고 원망하는 것이 듣고 싶지 않다며 거절한다.
 
 
그러던 어느날, 진은 우연히 길에서 무언가 전단지를 나눠주는 미국(?) 남자를 보게 된다.
그 남자는 경찰이 다가오자 황급히 달아나고, 그러다 하얀책을 떨어뜨린다.
그렇다. 어쩌면, 그 사람은 진이 가지고 있는 '하얀책' 의 비밀을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일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경찰에 쫒기는 그 남자와 그리 긴 대화를 나누지 못하고, 진은 또다시 의문에 휩싸인다.
'진' 은 그녀가 아는 유일한 사람이름인 '피터' 라는 이름으로 그를 부르기 시작한다.
이후, TV 를 보다가, 환경운동가들이 경찰에 쫒기는 모습을 보게 되고, 환경가중 한명이 죽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그래서, 진은 '피터' 가 죽었다고 믿게 된다.
우연히 시내에서 열린 환경운동가들의 시위에 참석하게된 진.
'피터'로 인해 그녀의 삶은 변하기 시작한다.
자신에게 무언가를 말해줄 그 '하얀책' 에 대해 아는 유일한 사람일 '피터' 가 하던 일을 자기도 하기로 결심하고, 플라스틱으로 만든 쓰레기들을 재활용하기 위해 수집하고, 닦아서 사람들에게 나눠준다.
환경운동에 미쳐버린 진.
그러던 어느날, 진은 청소부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환경운동가가 되기로 결심한다.
 
환경운동에 미쳐 수많은 플라스틱 병이 산이 되어가던 어느날, 남들은 다 비웃었지만 진에게는 소중했던 진이 읽던 소설의 챠밍왕자와 플렁의 이야기속에서, 떠났던 플렁이 돌아왔다는 소식을 전하기 위해 진을 찾아나선 팟.
하지만, 이미 환경운동에 미쳐버린 진에게, 그깟 연애소설은 시시한 일이 되어버렸다.
변해버린 진을 더이상 태울일이 없는 택시기사 팟은, 택시기사일을 그만둔다.
 
머리속이 복잡한 팟은 어느날 진의 집에 찾아가 보았지만, 진이 모은 수많은 플라스틱 병으로 거대한 산이 되어버린 그곳에 진은 없었다.
우연히 TV에서 환경운동 시위현장에서 인터뷰를 하는 진을 보게된 팟은, 그녀를 찾아 나서고, 시위현장에서 가두시위를 하던 진은 일전에 보았고, 죽은줄로만 알았던 '피터' 를 보게 된다.
자신의 삶을 바꾼 '피터' 에게 다가가 얘기를 건네는 진.
하지만, 그는 자신의 이름은 '앙드레' 이며, 그녀가 소중히 키우는 옥수수를 하찮게 여긴다.
진은 자신에게 지구가 얼마나 소중한지, 환경운동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일깨워 주었다며 얘기를 계속 나누고 싶어하지만, 앙드레는 '피터' 니 '환경' 이니 하는일엔 관심조차 없다.
자신을 귀찮아하는 앙드레에게 마지막으로 하얀책을 꺼내들며, 똑같은 책을 가지고 있던 앙드레에게 '당신만이 이 책을 읽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 이라고 말하지만, 그녀의 귀에 남들몰래 그 책에 관해 얘기해주는 앙드레의 말에, 영화의 화면은 그녀의 하얀책이 저멀리 날아가 버리는 영상이 나온다.
(이른바 새됏어~ 지..)
놀라 쓰러지는 진을 받쳐든 팟.
진에게 들은 얘기로는, 그 책은 이탈리안 동성애자의 사랑에 관한 소설이라고 한다.
그날이후, 진은 더이상 그 하얀책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았다.
진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이다.
자신에게 무언가를 말해줄, 자신의 꿈을 실현시켜줄 무엇인가이길 바랬던 그 책이 그런 추잡스런 책이었다니..(추잡하다는 표현은 없지만, 그녀의 꿈이 깨져버렸고, 그 책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날아가 한 여자의 인생을 망칠거라는 표현이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추잡하다는 표현도 나름대로 적당한듯)
상심한 진은 떠났다.
혼자 남은 팟.
그녀가 떠나며 한말 '한동안 떨어져 지내고 싶다' 라는 말을, 마치 모든 사람들이 자신에게 하는 말같이 들린다.
괴로운 팟은 고향으로 내려간다.
고향에 돌아온 팟은 모든것이 달라져 있음을 느꼇다.
시골의 시간은 늦게 흘러가는 것이다.
방콕에서 생활한 팟에게 이미 시골은 낯선곳이 되어버린 것이다.
팟은 방콕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하고, 진에게 자기를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고 애기하고 싶고, 단지 그녀가 더욱더 보고 싶어질 뿐이다.
 
방콕으로 돌아온 팟.
세상은 또다시 변해있다.
방콕에서는 이제 모두가 꼬리를 가지고 있다.
꼬리를 가지지 않은 팟이 이젠 유명인이 되어버렸다.
친구 요드에게 진의 소식을 전해들은 팟은 진이 모아둔 수많은 플라스틱 병의 산에서 진과 만나게 된다.
팟은 진에게 다시 고백을 하고, 진은 그녀가 하얀책의 의미를 알려고 노력할때의 느꼇던 감정과 같은 것을 느낀다.
진은 그녀와 결혼을 하게되면, 팟에게 꼬리가 생겨 보통사람들과 똑같아 질거라고 염려하지만, 진을 사랑하는 팟은 그런것 따위는 아무것 아니라는 말을 한다.
 
6개월후, 팟과 결혼한 진은 플라스틱을 만드는 회사에 취직하고, 플라스틱 만드는 회사를 망하게 하는 꿈을 꾼다.
팟은 여전히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그런 일이 생기지 않을거라 여기지만, 진의 꿈을 이해하기로 했다.
팟도 이젠 꿈을 꾼다.
도마뱀으로 환생한 할머니가 다시 죽고, 그 인생 여정이 다시 회귀되어 진이 먹은 음식들 속에 할머니의 일부가 잉태되어 임신한 진의 뱃속에서 다시 자라날거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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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를 쭉 써나가다보니 벌써 2시간이 지나버렸다.
그만큼, 개괄적으로 얘기하기에도 뭣한 심오한 내용들.
 
아무생각 없이 이 영화를 본다면, 웬 뚱딴지 같은 소리를 하냐는 말이 나올것이지만, 굉장히 상징적인 부분들이 많다.
또한, 줄거리 소개에서 빼먹은 몇몇 에피소드들도 있다.
그것까지 일일이 다 쓰다보면, 아예 영화 대사를 다 옮겨 놓는 꼴이 되어버릴것 같아서..
 
영화 줄거리에서 등장하는 몇가지 소재들을 다시한번 곱씹어 보자.
자잘한 에피소드들이 있지만, 크게 팟과 진의 테마로 나뉘어 진다.
꿈이 없는 남자 팟의 화두는 '꼬리' 다.
'꼬리' 란 무엇인가.
왜 할머니는 팟에게 방콕에 가면 '꼬리' 가 생길거라고 겁을 준걸까.
아마도, 여기서 얘기하는 '꼬리' 란 순수의 상실을 뜻하는 것인것 같다.
꿈이 없는 무념무상의 시골청년 팟은 삭막한 도시의 성공한 사람의 상징인 '꼬리' 가 없다.
꼬리는 늑대의 꼬리나 여우의 꼬리를 연상시킨다.
간사하고 간교한 사회생활을 일찍 깨우쳐 머리가 약은, 어쩌면 순수함을 잃어버린 간괴함.
꿈을 쫒는 처녀 진.
진의 화두는 자신을 어딘가로 인도해줄 '꿈' 이다.
자신의 삶을 어딘가로 이끌어줄, 혹은 구제해줄 선지자.
우연히 자신에게 떨어진 생소한 하얀책이 그 해답을 줄거라고 확신하는 진.
그 해답을 찾아 방콕을 가게 되고, 우연히 하얀책의 비밀을 알고 있을 듯한 사람이 환경운동가일거라는 생각에 자신의 인생을 바친다.
그러나, 실상 그 하얀책은 자신의 삶을 인도해주거나 바꿔줄 꿈의 결정체가 아니라, 조잡한 소설책일 뿐이다.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은 하얀책에 대한 실망에 좌절하는 진.
좌절속에서 자신을 끝없이 사랑하는 남자 팟을 다시 보게 된다.
팟의 사랑을 통해 삶의 안정을 찾고, 나름대로 새로운 꿈을 쫒게 되는 진.
이러한 진의 이야기는, 오늘날의 사회에서 '꿈' 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를 보여준다.
우리가 알고 있는것, 우리가 옳다고 믿는것.
그것은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
할머니의 환생에 관한 이야기는, 인간의 육신이 '환생' 이라는 굴레에서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를 말하며, 진과 팟의 2세를 통해 새로운 희망을 꿈꾸게 한다.
 
나름대로, 이 영화에 등장하는 상징적인 표현들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진이 모은 수많은 플라스틱 병들이 거대한 산을 이룬 모습은, 마치 동화 '어린왕자' 를 연상시킨다.
어린왕자가 심은 나무가 거대하게 자라나 조그마한 어린왕자의 별을 삼킬듯이 거대해진 모습.
직접 연관은 없지만, 갑자기 그게 연상이 되더군.
 
보는 이에 따라서, 이 영화에 등장하는 갖가지 상징들이 다르게 받아들여지겠지만, 평가절하 했던 태국영화에서 이렇게 훌륭한 영화를 만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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