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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영혼을 치료하는 멜로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tmdgns1223 2006-10-28 오후 8:16:34 1010   [3]
 


*스포일러 있습니다.

필자가 원작소설을 읽고 영화를 본 적은 많지 않다. 기껏해야 나니아 연대기, 피아니스트, 찰리와 초콜렛공장 정도? 그리고 바로 이 영화. 우행시이다. 이전에 읽었던 작품들이 나름대로 굉장히 맘에 들었었는데, 그렇기 때문에 우행시또한 상당한 기대감을 가지고 영화를 접했다. 더군나나 강동원 이나영(두 배우 모두 좋아한다.). 그리고 감독에 파이란의 송해성까지 가세했으니, 원작소설을 읽은 관객으로서 큰 기대감을 가지고 관람하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영화는 기대를 충족시켜 주었다. 소설에서만 표현되었던 멋진 대사와 눈물을 자극하는 장면들이 효과적으로 연출되었다고 생각된다. 특히 책에서 '블루노트'라고 붙여진 인서트형식의 내용을 어떻게 전개할 까가 나름대로 관심사였는데, 면회장면 중간중간에 플래쉬 백으로 극을 전개해 나가는 방식을 사용한 것은 꽤나 맘에 들었다. 그리고 소설을 읽으면서 하나하나 마음속에 새겨놓았던 대사들을 배우들의 연기와 함께 들을 수 있었다는 점도 좋았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것은 바로 배우들의 연기였다. 특히 두 주연배우인 이나영, 강동원의 연기는 두 배우가 이전의 영화에서 보여주었던 스펙트럼을 넘어선 연기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이나영은 사실 영화배우로서는 그렇게 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사실이었는데, 이 영화에서 정말 자신에게 맞는 캐릭터를 찾았지않나하는 생각이 든다. 차가우면서도 냉정한. 그러면서도 마음속에 깊은 상처를 가지면서 그것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캐릭터인 유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고 생각된다. 또한 윤수역을 맡은 강동원의 연기 또한 일품이었다. 이 때까지 강동원이 보여준 최고의 연기가 아니었나 생각 될 정도였다. 역시 섬세하면서도 외롭고 어린시절의 고통때문에 괴로워하는 윤수역을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 주임역을 맡은 강신일씨도 감초역활을 톡톡히 하면서 영화를 지루하지 않게 전개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고, 박할머니 역을 맡은 김지영씨의 연기도 책에서 상상하던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한가지 불만족스러웠던 점은 모니카 수녀의 비중이 너무 작았다는 것인데, 이는 두 주인공의 심리변화에 촛점을 맞추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윤수는 누명이 씌워진 채로 사형수로 판결되지만 결코 자신을 용서하려 하지 않고, 자신을 이렇게 만든 세상도 용서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나 박할머니의 용서로 윤수는 다시 '구원'을 받게 된다. 이것은 단순히 종교적구원이 아니라, 인간의 자비에 의한 구원이다. 소설에서도 이 부분을 아주 감동적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영화에서도 이 부분을 아주 잘 연출했다고 생각한다. 이후 윤수는 말투도 고쳐져가고 행동도 고쳐지게 된다. 

문유정. 세 번의 자살을 시도했다. 역시 어릴적에 사촌오빠의 강간행위로 인해 마음 속에 치유할 수 없는 깊은 상처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죽음이 예정되어있는'사형수와의 얘기를 통해 진짜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유정이 자살을 시도한 것은 세상에 대한 소외감 때문이었다. 그 소외감을 사형수와의 얘기를 통해 극복하였다. 물론 윤수와 계속 만나는 이유나 서로의 감정이 깊어지는데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긴 했지만, 두 사람이 서로의 상처를 치료해 나가는 과정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었다.

두 사람은 과거에 지녔던 아픈 상처를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치료해나간다. 비록 멜로영화라고는 하지만 그 흔한 키스신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있다는 게 이상하죠?) 스킨쉽장면도 손을 잡는 단 한장면으로 묘사된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멜로의 영역은 절제 그 자체이다. 멜로영화라고 하기에는 두 캐릭터가 서로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사랑 그 이상이다. '사람이 바뀌는 게 기적이다'라고 말하는 영화의 대사에서 처럼 두 사람은 스스로 기적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누구와도 소통을 하지 않고 단절해 버리려던 두 사람. 그리고 집안 환경과 성별을 빼고는 너무도 닮은 두 사람. 영화는 잔잔하고 따뜻하게 영혼을 치료해 나가는 두 사람의 감정을 잘 포착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바로 중간이 없었다는 점이다. 물론 필자가 그렇게 느낀 것일 수도 있겠지만, 윤수와 유정이 상처를 가진 채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과 윤수와 유정이 서로의 상처를 치료하는 장면만이 있을 뿐, 중간에 연결 고리가 없는 것이다. 그렇기때문에 영화가 너무 갑작스럽게 전개되는 느낌도 든다. 그리고 '너는 내 운명'처럼 대놓고 신파가 아니기 때문에 신파로 바뀌어 가는 전개가 아쉽긴 했다.

그러나, 이 영화 정말로 좋다. 송해성 감독 특유의 디테일 넘치는 미술과 화면도 일품이었고(특히 면회장소와 감방안, 유정의 집안의 디테일은 최고였다.) 후반부로 갈 수록 임팩트가 상당하며 또 한국영화에서 오랜만에 퀄리티 높은 엔딩이 나오지 않았나 생각된다. 물론 원작의 엔딩이 그러하지만 이 엔딩까지의 과정이 워낙 잘 연출되었기 때문에 후반부의 엔딩에서 오는 감동과 눈물은 소설을 읽을 때의 눈물과 똑같이 느껴졌다. 그 밖에 음악과 조명, 촬영도 수준급이다. '웰메이드 멜로영화'란 바로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인 것 같다. 단순히 신파만 가득하다면 우행시는 결코 멜로영화사상 최고의 흥행성적을 거두지 못했을 것이다.

P.S - 이 영화에서 나오는 이나영씨의 모습. 눈 부실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ㅠ 화내는 것도 어찌 그리 이쁜지 어휴,,,,

20자평 - '휴먼멜로'의 지평을 열다. 그래도 원작이 낫다.

유의사항 - 영화를 보시기 전이든 보신 후든. 원작은 꼭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비슷한 영화 - 데드 맨 워킹

이 장면만은 - 사형대에서 애국가를 부르는 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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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행복한 시간(2006)
제작사 : 엘제이 필름, (주)상상필름 / 배급사 : (주)프라임 엔터테인먼트
공식홈페이지 : http://www.happytime2006.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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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 시간
  • 120 분
  • 개봉
  • 2006-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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