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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를 소재로 보여준 마이클만의 재주!! 킹덤
lalf85 2007-09-25 오후 3:32:36 1299   [12]

비장한 분위기의 영화를 즐겨보진 않지만, '마이클만'의 영화는 영상이 뛰어나서 극장에서 보러 가는 편이다. 게다가 그와 잘 어울리는 '제이미폭스'랑 또 한 번 호흡을 맞췄다. 영화가 테러 관련이고, 사우디를 배경으로 하는 거라 소재가 민감하면서도 비장하게 만들면 굉장히 우울하게 만들 수도 있는 영화다. 그런데 현재 있을 법한 테러를 사실적으로 보여준데다가 너무 미국적인 영화만으로 빠지는 오류를 피해간 영리한 영화였다. 포스터에서부터 테러가 소재면서 칙칙한 황토빛으로 중동을 배경으로 하는 것을 한 번에 보여주었지만, 예고편처럼 화려한 영상은 좀 뒤에 나온다. 처음에는 다큐멘터리 형식으로도 충분히 옆길로 샐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어 불안했지만, 뒤로 갈수록 영화에 빠져들게 만들고, 긴박하고, 박진감 넘치는 매력에 푹 빠지게 된다. 그러면서 마지막에 9.11 이후 더 심하게 갈등을 겪고 있는 중동과 미국 사이의 문제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면서 영화 자체는 실제로 벌어지진 않아서 재미있게 보았으나, 만약 이런 일이 진짜 터졌을 때에 미국은 어떻게 해결을 할 것인가 대한 궁금증도 일었다.

   

중동과 미국은 사이가 안 좋다. 그 발단에 대해서 초반 다큐처럼 1900년대 연대기가 지나간다. 1933년 석유 발견에, 중동 전쟁에, 석유 파동, 석유 폭등... 그리고 지금 사우디는 제1의 산유국이고, 미국은 제1의 석유소비국이다. 미국은 당연히 사우디에게 석유를 얻는 실정인데, 여기서 조금씩 서로의 이익을 추구하려다보니 갈라지다가 9.11 이 터져 이라크를 공격나고 그 난리를 친 것이다. 뭐 하여튼 그런 점이 깔려있는 상태에서 영화에서는 사우디내의 미국인이 거주하는 곳에 테러로 300여명이 죽는다. 자국내에서 말리는데도 불구하고 수사를 해야겠다는 고집으로 4명의 FBI가 파견하고, 거기서 수사를 한다. 미국의 FBI가 실제로 어떨지는 몰라도 영화에서는 늘 해결을 해왔고, <킹덤>에서도 해결을 한다. 물론 수사는 난항을 겪지만 말이다. FBI 수사야 영화속에 늘 나오는 것이지만, 중동에서 테러관련 수사로 간다고 하니 당연히 고생길이 좀 있기 마련이다. 그러면서 '미국이란 나라가 많이 부족해도, 수사력만큼은 믿어보라'고 하면서 CSI 과학 수사대를 떠올리게 하는 건 분명 나뿐은 아닐텐데, 이 외에도 몇몇 대사가 피식 웃게 만들지만, 전반적인 긴장감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 현재 상황에 대한 메시지가 있다는 점이 다른 액션영화와는 조금 다르다고 본다.

현실에서의 문제는 빈 라덴의 9.11테러였다. 그런데 그는 사우디 사람이다. 그런데 미국은 사우디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게다가 영화 속에서는 미국인이 사는 곳에서 테러가 발생했다. 다른 나라 같으면 당장 총출동시켜서 조사하고, 생난리부렸겠지만 그곳은 사우디다. 국가 입장에서도 중동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 말라고 하면서 수사팀 파견을 거부한다. 그리고 사우디 입장에서도 두 팔 벌리고 반길 실정은 아니다. 그들의 수사를 보자면 매우 허섭하고, 과학적이지 않은 것이 팍팍 보이지만 다른 나라 수사팀이 봐서 설치는 걸 좋아하진 않을 것이다. 게다가 사우디에 감정이 있는 미국인데.. 물론 미국이 빈라덴때문에 '사우디=테러집단'으로 생각해서지만.. 빈라덴이 사우디 사람이긴 하지만, 사우디 사람이 다 빈라덴은 아니다. 그럼에도 현지에 사는 사람들은 사우디 사람을 믿지 못한다. 물론 그는 사우디에서 추방을 당했는데도 그를 지지하는 세력이 어디에 있을지 모르고, 테러에 대한 불안감때문에 그럴 것이다. 그런 실제 현실같은 모습 또한 영화속 카메라에 담아 현장감, 현실감이 넘쳤다. 빈라덴을 지금도 어딨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킹덤>은 '아부 함자' 라는 인물을 내세우고, 이 녀석을 잡음으로써 대리만족을 느낀다. 영화 속에서 그는 테러조직의 우두머리처럼 나오는데, 이라크를 쑥대밭으로 만들어도 빈라덴을 잡지 못했으니, 영화 속에서나마 그를 잡고픈 마음 이해한다. 영화가 시각적인 대리만족을 위한 최고의 통로라고 생각하는데, <킹덤>은 '반테러' 입장에서는 최고의 대리만족이겠다!!

가장 맘에 든 것은 미국적인 것이 많이 배제됐다는 것이다. 처음에 4명의 수사팀으로 이 테러 사건을 다 해결하겠구나! 또 미국영웅주의 나오겠네! 하면서 비꼬는 식으로 영화를 보기 시작했지만, 그곳에서 그들은 미국에서만큼 마음대로 수사를 하지도 못한다. 물론 사우디 입장에서도 짜증나겠지만, 이 FBI팀을 보호해야 하는 입장이다. 여기서 또 사고가 터지만 별로 좋지 않은 그들의 국가 관계에 더욱 악화만 시킬뿐이니.. 그래서 거기서 FBI는 체육관에 갇혀 있고, 그들 문화때문에 여자는 심하게 차별대우도 받고, 건물 하나 올라가려고 해도 허락을 구해야 한다. 다행히 자기네들을 이해해주는 경찰을 한 명 잘 만나 그에게 많은 도움을 받는다. 그래서 점점 수사에 진척이 보이고, 결국 테러범을 잡고.. 인종도 다르고, 한쪽은 테러집단으로 오해받는 사람들인데도 서로 믿음을 보여줌으로써 해결해가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처음 폭파씬과 마지막 클라이막스 사이에 지루함의 걱정을 날려버린다. 다른 어떤 영화 공간보다 위험함이 가득한 중동에서 펼쳐지는 거라 드라마적인 요소가 깔릴 때에도 언제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스릴은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잡아가고 있다.

 '피터버그' 감독은 작가, 배우, 감독 다방면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데, 배우로써 몇몇 보긴 했지만 실제로 <웰컴투더정글>에서 살짝 맛만 봤을 뿐이다. 그러나 요번 영화 <킹덤>에서 그의 재능이 많이 돋보였다. 물론 '마이클만'이 제작해서 영상이나 연출을 영향을 받았겠지만 특히 폭파장면이나 총 액션 장면들의 화려함이 멋졌다. <히트><콜래트럴><마이애미 바이스>'마이클만' 영화에서 볼 수 있는 독특한 비장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면서도 볼거리는 충분히 제공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역시 배우들이 한몫한다. 최근 <브리치>에서 멋진 연기를 보여준 '크리스쿠퍼',이제는 강인한 여성상이 잘 어울리는 '제니퍼가너'도 좋았지만, FBI팀을 총 지휘하는 '제이미 폭스'가 단연 돋보였다. 자신보다 나이 많은 사람도 그의 카리스마에 눌릴 정도였는데, 대사와 목소리와 행동 모든 면에서 남을 제압하는 그의 연기는 역시 빛났다. <레이>로 많은 상을 받긴 했지만, <콜래트럴><마이애미바이스>등 그는 마이클만과 함께 있을 때, 가장 그 캐릭터를 잘 소화하고 멋지게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시각효과와 함께 최고의 액션을 보여주는 것은 '마이클 베이'가 최고지만, 영화가 무겁게 흐르면서도 최고의 액션을 보여주는 것은 단연 '마이클 만'이 으뜸이다. 이 영화에서도 그의 실력이 녹슬지 않음을 선보였고, 액션의 만족뿐만 아니라 미국내에서는 모든 사람 앞에서 거리낌없이 행동하던 FBI가 사우디에 가서 겪는 고충과 현지에 사는 경찰과의 이해, 서로 한 발 물러서면서 얻을 수 있는 타협, 그리고 아직도 테러에 대한 갈등의 여지가 남겨 있음을 보여주었다. 현재 상황과 결부지어서 다른 액션영화보다 더 살벌하고, 더 긴박하면서, 더 현실적이었는데, 이런 점이 영화를 보면서도 현재 상황과 비교해보고, 테러에 대한 두려움과 인식이 더 또렷해졌다. 화려한 폭파씬도 볼거리지만, 그 안에 내용이 가볍게 볼 것만은 아니기에 영화를 보고 나서 다시 한번 돌아보게끔 했다. 앞으로 미국은 물론 전세계가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그러나 그렇게 무겁게 생각하는 것은 자유다. 영화는 영화니까. 100% 즐기기만은 무리겠지만, 그래도 눈이 즐거운 장면이 있어 그것을 즐기려고 극장을 찾는다고 해도 말릴 생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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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2007, The Kingdom)
제작사 : Universal Pictures / 배급사 : UPI 코리아
수입사 : UPI 코리아 / 공식홈페이지 : http://www.thekingd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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