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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적 광기에 맞선 당당한 그녀들.... 딕시칙스 : 셧업 앤 싱
ldk209 2007-11-09 오후 8:08:37 3130   [16]
집단적 광기에 맞선 당당한 그녀들....

 

현대적인 컨트리 뮤직으로 그래미 수상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던 Dixie Chicks는 보컬 Natalie Maines, 벤조 연주자인 Emily Robinson, 피들 연주자인 Martie Maguire로 구성된 3인조 여성 밴드이다. 1989년 전통적인 컨트리 뮤직을 기반으로 4인조로 출발한 이들은 1995년 나탈리 메인즈가 참여하면서 3인조로 재편성되었으며, 음악도 좀 더 현대적인 컨트리 사운드로 바뀌었다. 1998년 메이저 레이블에서의 데뷔작인 <Wide Open Spaces>는 이들에게 예상치 않은 흥행 성공을 가져다 주었는데, 발매 일년만에 4백만장의 판매고를 올렸으며, 그래미를 수상하는 등 수퍼스타의 자리에 올랐다. 이들은 지금까지 4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했으며, 판매량이 총 3,600만 장에 이른다.

 

미영 연합군의 이라크 공습을 열흘 앞둔 2003년 3월 10일, 사상 최대 규모의 반전 시위대가 런던을 휩쓸던 이 날, 2002년 말에 발표한 새 앨범 <Home>의 홍보를 겸한 런던 공연을 진행 중이던 딕시 칙스의 나탈리는 베트남 참전 군인에 대한 애틋함을 표시한 <Travelin' Soldier>를 부른 후 이제는 너무나 유명해진 발언을 한다. "저희도 여러분과 같은 뜻입니다. 평화를 원하고 전쟁을 반대합니다. 미국 대통령이 텍사스 출신인 게 부끄럽습니다". "재미있자고 한 농담"이었다는 이 발언에 공연장의 관객은 환호했지만, 미국 언론에 이 발언이 공개되고 보수단체들이 공격하기 시작하면서 농담은 재앙으로 변했다.

 

당시 미국은 9·11 테러로 인해 부시 지지율이 고공 행진을 벌이던 때였다. 그런 때에 여성 가수가 외국에서 대통령을 비난하다니.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컨트리 뮤직 팬들은 딕시 칙스의 CD를 부수었으며, 컨트리 뮤직 전문 라디오 방송국은 딕시 칙스의 노래를 틀지 않게 되었다. 딕시 칙스는 사과의 뜻을 표했지만, 비난은 멈추지 않았고, 노골적인 협박장이 배달되기도 한다. 표현의 자유가 침해 당하는 심각한 위기 상황에서 딕시 칙스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법으로 자신들을 비난하는 세력에 맞서게 된다. 비록 표현은 잘못됐지만 전쟁을 반대하는 신념은 후회하지 않는다는 이들은 자신에게 가해진 배신자(Traitor), 매춘부(Sluts), 떠버리(Big Mouth) 등의 용어들을 몸에 쓴 채 찍은 사진을 잡지 표지에 게재한다.

 

미국에서의 공연도 예정대로 진행한다. 그리고 라디오를 떠나 TV 매체에도 출연하며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만, 이들이 활동할 공간들은 서서히 사라져 간다. 음악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이들은 4년만에 새로운 앨범 <Taking The Long Way>를 발표하며 재기에 성공한다. 2006년에 들어서자 이라크 침공의 이유였던 대량살상무기가 거짓말임이 온 천하에 드러났고, 부시의 지지율은 바닥을 치고 있었다. 딕시칙스의 새 앨범은 그래미 5개 부분을 석권했으며, 노래 가사를 통해 자신들을 공격하고 비난한 세력들을 향해 잊지도, 용서하지도 않겠다며 부당한 공격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다. 다시 런던을 찾은 이들은 말한다. "특별한 발언을 준비하지는 않았지만, 여러분들이 기대하는 발언을 할게요. 미국 대통령이 텍사스 출신이라는 게 부끄러워요"

 

영화는 슈퍼볼 경기장에서 애국가를 부를 정도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던 인기 여성 가수가 한 순간에 대중들의 공격을 받으며, 불안해 하는 모습, 그러면서도 끝내 자신들의 신념을 꺾지 않는 모습을 담담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보여준다. 이 영화를 보면서 놀라웠던 점 하나는 매니저의 존재였다. 딕시 칙스의 매니저인 사이먼 렌쇼는 발언 파문 직후 발언의 당사자는 나탈리지만 이제부터는 '우리'라며 밴드를 결속시키고, 청문회에 참석, 딕시 칙스 노래를 방송하지 않은 라디오 방송국이 사실상 정치적 검열을 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가끔 TV에서 보는 우리나라 가수들 매니저와 비교해 생각해보니 그저 놀랄 뿐이다. 또 하나 놀란 건 미국 보수파의 마녀 사냥에 당한 딕시 칙스가 그다지 과격한 사고방식의 여인네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들은 전쟁을 반대하지만 참전 군인들에 대해서는 지지를 표명하며 조국에 대한 애정을 강조한다. 이 정도의 주장이 공격 당하는 미국의 상황은 미국 민주주의의 추악한 이면을 보는 듯하다.


(총 0명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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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쿤요   
2010-03-14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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딕시칙스 : 셧업 앤 싱(2006, Shut Up & S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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