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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그리고 미국인 해롤드와 쿠마 2
oz302 2008-12-04 오전 6:55:09 1187   [0]

낯선 것에 대해서는 일단 편치 않다. 불안하다.

미국인이라고 하지만 보통의 그들에게 낯선 얼굴들.

한국계 미국인과 인도계 미국인.

고려시대 쯤 특히 아랍계통의 백인들을 접한 선조들은 색목인이라고 불렀다.

우리도 검은, 정확히는 갈색에서 흑갈색의 눈동자를 가지고 있음에도

그들을 색목인이라고 부른 것은 '색'이 아니라 '다른 색'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 다름에 대해 처음에는 신기함과 두려움을 갖게 된다.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이 익숙해지고 같이 생활하게 되면 다른 것을 찾게 된다.

남자중학교도 아니지만 서열, 누가 높은가, 누가 센가... 따위로...

노동현장에서 욕설이나 구타 등으로 그들에게 서열을 확인시키는 일들이 벌어지기도 한다.

아무래도 자기는 누군가의 아래라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

특히 하위 및 최하위에 있던 사람들은

새로 들어온 자가 빠르게 이 서열시스템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배려하기 마련이다.

가장 빠른 방법은 참기 어려운 굴욕을 주고 그 굴욕을 감수하며 약자임을 자임하게 하거나 굴욕을 참지 못하고 대항하는 자에게는 다른 수단으로 이를테면 조직의 규칙이나 무리의 폭력이다.  

관타나모에서 교도관들에게 당하는 불쾌한 대우가 그 한가지다.

 

그것이 흑인에 대한 태도이고 유색인종에 대한 태도이다.

또한 그 사회에 일찍 익숙해진 흑인들이 늦게 들어온 자들에게 대하는 태도이기도 하다. 공항검색대에서 쿠마가 항의할 수 있는 배경이다.

 

해롤드는 전편에서 회사에서 동료들이 미루는 일까지 떠맡는다.

부당한 일에 대해서 부당하다고 말하는 것은 어떤 사람들에겐 때로 위험한 일이다.

할 말도 못할 말도 못하고 그저 참고 규칙에 지나치게 얽매이는 모습.

그러다 막판에 폭발해서 약간의 폭력을 휘두르곤 한다.(이 코메디 영화에서 존 조가 코메디언이 되지 않아서 웃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어울리지 않는 파트너 쿠마는 마리화나가 합법화된 암스텔담에 가는 비행기에까지 마약을 소지할 정도의 꼴통이자 자신의 잘못이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인종차별'을 수시로 역이용한다.

 

참거나 반항하거나...

이 두 가지는 사회에서 소수라는 약자가 사는 방법이다.

 

해롤드가 서열 낮고 일 시켜먹기 만만한 동료인 것 같이 익숙한 자들에게는 쿠마도 친구나 아니면 그저 꼴통일 뿐이다.

하지만 모르는 자들에겐 알 수 없는 그래서 불안한 존재이다.

나에게 우리에게 해를 끼칠 지도 알 수 없는...

그래서 비행기에서 할머니의 눈에는 쿠마가 다른 사람으로 보인다. 

 

한국계는 공부벌레가 많고 인도계도 의사가 많다.

일반적으로 테러리스트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런데 영화에서 한국계 미국인이 북한인으로, 인도계 미국인이 아랍인이 되어버린다.

그럴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안보부서에게는 테러리스트가 없으면 안되기 때문에 보통의 미국인과 다른 그들은 테러리스트가 되어아 하는 것이다.(군부독재 시절에 중앙정보부의 필요에 의해 재일교포 유학생이 간첩이 되어주었다.)

그리고 관타나모로 갔다. 카스트로의 쿠바에 있는 미군기지에 있는 포로수용소. 임대료를 지급하고 있다. 미국 땅이 아니라 미국법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면서... 인민해방군의 고문기술도 이용한다는...

월남전 영화에서 흔히 미군이 당했던 고문이 아니라 콕밋샌드위치 따위의 수치심을 유발하는 가혹행위를 당하는 것은 이 영화가 코미디이기 때문일까 고문은 이미 진부해서일까.

 

어쨌든 그들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해소하기 위하여

쿠마의 전 여친의 결혼식에 신랑을 만나기 위해 가는 여행에서 

테러리스트보다 위험해 보이는 미국인들이 계속 등장하면서

전편과 같이 황당하고 어이 없는 방향으로 영화가 진행된다.

무서워 보이는(?) 흑인들이 길을 막고 농구를 하고 

KKK단과 강아지가 집회를 하고

근친상간, 안면기형, 약물중독의 영화배우, 매춘부, 그리고

극히 위험한 인물인 무려 베이비 부쉬!!

 

특별히 몸 개그도 없고 바보캐릭터도 없고 대단한 말장난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웃을 수 있는 것은 현실이 코미디여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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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롤드와 쿠마 2(2008, Harold & Kumar Escape from Guantanamo Bay / Harold & Kumar 2)
제작사 : New Line Cinema, Mandate Pictur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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