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 감독에게 요구하는 게 설교는 아니다.. 굿모닝 프레지던트
ldk209 2009-10-26 오후 5:43:35 8640   [8]
장진 감독에게 요구하는 게 설교는 아니다.. ★★

 

영화는 옴니버스 영화처럼 크게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평생 민주화 투쟁에 헌신했던 대통령 김정호(이순재), 역사상 최연소의 미남 대통령 차지욱(장동건)과 또한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 한경자(고두심), 이 셋이 바로 영화의 주인공이다. 그리고 이 셋은 다른 정당 소속으로 순조로운 정권교체를 통해 집권에 이르게 된다.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비교적 뚜렷하다. 그건 영화 속 인물들의 목소리를 통해 수차례에 걸쳐 장진 감독이 왜 이 영화를 만들었는지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도 인간이다” - 이게 바로 영화가 강조하는 바다. 영화의 마지막엔 ‘우리는 자주 대통령도 인간이라는 사실을 잊고 산다’며 마치 국민을 상대로 참회하라는 듯이 충고를 늘어놓기 까지 한다.(현 시국에 비춰볼 때 ‘대통령도 인간이다’라는 사실을 국민이 깨우치는 게 중요한 것일까? 아니면 반대로 ‘국민들은 단지 정책의 대상이 아니라 살아 숨 쉬는 인간인다’라는 사실을 대통령이 깨우치는 게 중요한 것일까?) 이런 사실 - 대통령도 인간이라는 사실? - 을 깨우쳐 주기 위해 거액의 복권이 당첨된 대통령의 고민, 사랑하는 연인과 자신의 신장이 필요한 노인을 위한 대통령의 고민, 남편과 이혼 위기에 몰린 여성 대통령의 고민을 병렬식으로 나열한다. 이런 고민들은 평범한 사람들도 실생활에서 부딪칠 수 있는 고민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장진 감독의 영화는 아무리 유명한 배우를 갖다 써도(?) 장진 표 영화라는 레테르에서 벗어나기가 힘들다. 이는 그만큼 장진의 인장이 강하다는 의미가 된다. 장진의 인장이란 무엇일까? 자신이 대표로 있는 영화사 ‘필름있수다’란 이름처럼 그가 뛰어난 이야기꾼이라는 사실은 아무도 부정하지 못한다. 거기에 그가 대단히 뛰어난 기획력의 소유자인 것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그가 뛰어난 감독, 영화 연출가인가라는 사실엔 여전히 의문부호가 붙는 것도 사실인 듯하다. 물론 나는 그의 모든 장편을 봤고, 대체로 장진의 영화에 긍정적이다. 그의 영화를 좋아했던 건 대체로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하나는 그가 주로는 우리 사회의 약자나 소시민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고, 둘째는 그 특유의 허허실실하면서도 시니컬한 유머다.

 

내가 생각하는 장진의 두 가지 장점은 어떤 영화(<아는 여자>)에서는 결합도가 높게 나타나기도 하고, 어떤 영화(<박수칠 때 떠나라>)에선 결합도가 낮게 나타나기도 한다. 그래서 한 동안 나는 장진 감독이 작은 스케일의 영화에선 빛을 발하지만, 영화의 규모가 커질수록 장점이 빛을 잃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전작 <아들>은 작은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장진 영화 중 가장 재미없는 영화로 내 머릿속에 남아 있다. 그렇다면 결국 규모의 크고 작음은 별 상관없을지도 모른다. 문제는 장진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장진의 장점에 플러스알파가 될 것이냐 아니면 마이너스로 작용할 것이냐 이다.

 

왜 이렇게 구구절절 장진 영화에 대한 전반적 감상을 늘어놓았냐면,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장진의 장점에 결코 플러스알파로 작용할 영화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우선 내가 생각하는 장진 영화의 두 가지 장점이 <굿모닝 프레지던트>에서는 모두 빛을 잃고 있다. ‘대통령도 인간이다’라는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을 장진은 일깨워 주고 싶다고 한다. 그런데 왜 그게 그토록 중요한 것일까? ‘대통령이 인간이다’라는 사실(?)을 잊고 살면 안 되는 것일까? 단적으로 대통령은 그 대통령을 지지하는 정파 또는 계급의 대표성을 담지하고 있는 최고 권력자로 그 차원에서 대통령의 개인적 인성 내지는 인간성이란 어차피 정파적 내지는 계급적 이해관계 내에서 작동할 수밖에 없다. 이를테면 친구 또는 선후배와의 돈독한 의리가 강한 전두환의 좋은 인간성(?)이 권력을 장악하는 과정에서 국민에 대한 학살과 집권 과정에서의 수많은 부정부패로 외연화되었듯이 말이다. 만약 장진이 청와대라고 하는 최고 권력기관에 대한 풍자로 <굿모닝 프레지던트>를 구상했다고 한다면 얘기는 좀 달라진다. 어쩌면 풍자로서 대통령을 까대는 것(!)이라면 장진 식 영화의 장점이 빛을 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굿모닝 프레지던트>가 심각하게 재미없는 영화는 아니다. 가끔씩은 웃음이 터지기도 하고, 긴 시간이 조금 부담이 되긴 하지만 딱히 지루하다거나 못 견딜 정도로 재미없지는 않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나에게 <아들>을 제치고 장진 영화 중 가장 재미없었던 영화로 기억될 것 같다. 아무리 장진 감독이 이 영화가 그저 코미디에 불과하다는 말을 해도 <굿모닝 프레지던트>엔 정당 이름부터가 새한국당, 통일민주당으로 현실을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음은 인정해야 한다. 세 명의 대통령도 현실의 정치인을 연상시키는 인물들인데, 김정호 대통령과 차지욱 대통령의 캐릭터에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모습이 어른거림은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은 대체로 공감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2009년에 나란히 서거하신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호불호와 이 영화에 대한 호불호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왜냐면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단지 현실 정치인의 일부 모습을 가져와(그것도 가장 서민적이었던 두 대통령) 그저 대통령도 인간이라는 식의 하나마나한 이야기를, 그것도 ‘왜 그걸 몰라주냐“며 윽박지르듯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영화 속 유머에 대한 객석의 반응도 장진 영화 중 가장 떨어진다. 이 영화에서 보이는, 그리고 장진 감독의 개인적 정치 성향을 긍정한다고 해도 장진이 펼치는 정치에 대한 설교식 영화를 보고 싶지는 않다. 그것이 풍자라면 혹시 몰라도.

 

※ 또 하나 말하자면 정권교체가 되어도 이렇듯 좋은 대통령들만 계속 나온다면 대체 정치적 공방과 정권교체가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장진 감독이 나름 좋은 대통령에 대한 상을 영화에서 보여주고 있지만, 그런 좋은 의도와는 무관하게 자칫 정치적 무관심을 불러올 수 있을지도 모른다. 현재 쓰이는 ‘누구를 뽑든 상관없다’의 반어적 의미에서.

 

※ 매번 진지하거나 강한 역할만을 해왔던 장동건의 힘 뺀 연기는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 오히려 이번 영화를 기회로 장동건이 좀 더 넓은 스펙트럼의 연기자가 되길, 그래서 좀 더 대중과 자주 만날 수 있는 연기자가 되길 기대해 본다.

 

※ 특별 출연한 박해일이 영화에서 조사 받는 도중 나이 22, 직업 대학생이라고 하는 부분에서 가장 큰 웃음이 터졌다.

 


(총 2명 참여)
zoophi
저도 보고싶네요   
2010-01-19 17:28
whdbgk
조금 아쉬운 부문도 있었죠!   
2009-11-16 08:30
boksh2
재미엄다   
2009-11-10 17:17
jhekyh
잘봤어요.   
2009-11-10 09:43
dotea
대통령들이 그리 웃기는 사람들이 아니쟎아요^^ 혹시했는데 역시...   
2009-11-09 22:29
kooshu
그래서 안 봤어요   
2009-11-07 11:44
psy8375
참 지루했던 영화   
2009-11-06 22:39
wjswoghd
그러네요   
2009-11-05 20:42
tmvivigirl
hhh   
2009-11-05 17:43
ccongy
개인적으로 잘됐으면 하는 영화!!   
2009-11-05 15:28
kyi1978
장동건 멋지긴 한데 아직 대통령 연기하기에는,,,   
2009-11-04 12:01
ekdud5310
나름 훈훈하던데 ㅋ   
2009-11-04 01:06
pinkoki
감사   
2009-11-03 14:25
makipark03
내용은 단순한데 인간적인 대통령의모습을 보여줘서 가벼운 마음으로 볼수있어서 좋았읍니다   
2009-11-03 12:59
kimshbb
그냥 부담업이..   
2009-11-03 12:43
sasimi167
이건 개인적으로 별로 안보고싶더라구요   
2009-11-03 07:31
hoya2167
임하룡씨 연기는 어떘나요   
2009-11-02 10:23
jhee65
그렇군요. 기대하고 있었는데   
2009-10-31 13:05
monica1383
그러게요 재미없다는 의견이 훨씬 많은데
무비스트는 한국영화는 거의 무조건 다 재밌다는 의견들이라는...
개인적으로도 이 영화는 영 기대이하;;   
2009-10-28 07:34
musicdosa
재미없다는 의견도 주위에 많던데 이곳은 대부분 재밌다는 분위기만 보여 좀 이상했다는... 잘 읽었어요..   
2009-10-27 12:27
snc1228y
감사   
2009-10-26 20:18
1


굿모닝 프레지던트(2009, Good Morning President)
제작사 : 소란플레이먼트, KnJ 엔터테인먼트 / 배급사 : CJ 엔터테인먼트
공식홈페이지 : http://blog.naver.com/good_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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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급
  • 전체 관람가
  • 시간
  • 132 분
  • 개봉
  • 2009-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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