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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 최종병기 활
ldk209 2011-08-09 오후 3:34:52 842   [1]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 ★★★

 

유달리 2011년 여름은 한국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많이 개봉하는 것 같다. <신기전> <퀵> <7광구> 그리고 <최종병기 활>. 예전엔 100억대 정도의 제작비가 들어가는 블록버스터 영화 한 편만 망해도 한국 영화계 전체가 망한다는 둥 위기감으로 들썩거렸는데, 4편이나 개봉했는데도 별 얘기가 안 나온다. 그만큼 한국 영화계의 파이가 커진 것인가? 아니면 다른 돌파구가 생긴 것인가?

 

암튼 병자호란을 무대로 펼쳐지는 <최종병기 활>은 말 그대로 활의 특성을 제대로 활용한 사극 액션 영화이다. 영화의 처음은 1623년 인조반정. 아버지의 죽음을 목격한 남이(박해일)와 자인(문채원) 남매는 개성에 있는 아버지의 친구(이경영)에게 의탁하게 된다. 시간은 흘러 13년 후, 자인과 서군(김무열)의 혼인날, 병자호란이 발발하고 청나라 정예부대가 자인과 서군을 포함한 많은 조선인들을 포로로 잡아간다. 남이는 아버지가 남긴 활을 들고 동생을 구하기 위해 청나라 왕자 도르곤을 추격하고, 이를 알게 된 청나라 장수 쥬신타(류승룡)는 남이를 추격한다.

 

이 영화를 보면서 재미보다는 먼저 의아함을 느끼게 된 건 영화의 배경이 제2차 조청전쟁(병자호란)이란 점 때문이었다. 그러니깐 ‘왜 병자호란이 배경이어야 하는 것일까’에 대한 의문. 영화를 보고 나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김한민 감독이 처음 기획한 건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한 역사 드라마였다고 한다. 처음 기획과 달리 진행과정에서 점점 활을 주인공(!)으로 한 액션 사극으로 성격이 바뀌게 되었다는 것인데,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좀 더 과감하게 배경마저도 바꾸는 게 사극 액션 장르에 더 적합하지 않았을까란 아쉬움이 든다. 그게 아니라면 최소한 구구절절 설명하는 자막이라도 없앴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전반적으로 영화는 간결하고 신속하며,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액션 영화로서의 기본 재미를 부여한다. <테이큰> <아저씨> 등과 같은 영화가 떠오르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납치된 딸을 찾아나서는 아버지, 납치된 옆집 소녀를 찾아나서는 아저씨처럼 남이는 납치된 여동생을 구하기 위해 일직선으로 내달린다. 잠시라도 옆을 돌아볼 여유가 없다. 바로 그 과정에서 일정한 거리를 확보해야 하고 자신의 모습을 감춘 채 남보다 빨리 쏴야 하는 활의 매력이 한껏 뿜어져 나온다. 활을 끌어당기고 비틀고 춤추듯 날아가고, 그 이미지와 소리의 합은 적의 목을 관통하며 무더운 여름밤의 시원한 소나기처럼 끝을 맺는다.

 

그런데 감독은 줄기차게 뛰고 구르며 돌파해 나가는 순수한 액션만으론 스스로에게 만족을 느끼지 못했나보다. 물론 액션영화라고 교훈을 줘서 안 된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 교훈이 강요된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그래서 차라리 모호한 시대와 모호한 지역(접경지역)을 배경으로 했다면 순수하게 액션의 쾌감을 전달하는 데 더 나았지 않았을까란 아쉬움이 드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 역사를 배경으로 해서 발생한 문제(?)를 더 거론하자면 수십만의 대군을 동원했다고 전해지는 청나라 부대의 규모가 앙상해 보이고, 공성전도 (물론 이게 핵심은 아니지만) 너무 빈약해 보인다는 것이다. 게다가 청나라 태조 누르하치의 14번째 아들로 예친왕에 봉해진 도르곤 왕자(박기웅)는 중국 대륙을 정복하는 등 최고의 권력을 누리던 중 사냥 과정에서 급서했다고 전해져 오는 것과는 달리 영화에선 남이에게 죽임을 당하는 것으로 나와 역사 왜곡(!)으로까지 나아갔다는 점이다.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가져갔다 하더라도 굳이 실제 왕자를 모델로 해서 이야기를 풀어야 할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다. 덧붙여 CG 티가 너무 나는 호랑이의 등장은 차라리 빼는 게 더 나았을 것이다.

 

물론 교훈을 강요하는 것에 대한 약간의 부담과 드라마의 부재(아마도 어쩔 수 없는 선택)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장점은 뚜렷하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전사를 가급적 짧게 늘어놓은 후 일직선으로 달려 나가는 액션의 쾌감은 이 영화의 최대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남이가 다루는 활의 부드러움과 청나라 기동부대의 강력한 파워를 가진 활을 대비시킨 점도 흥미롭고, 남이가 적을 쓰러트릴 때마다 반복되지 않은 액션씬을 보여준다는 점도 좋다. 비록 적이지만 한 명 한 명의 마지막을 쉽게 처리하지 않았다는 점도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지점이다.

 

※ 1623년의 인조반정은 장점을 한 가지라도 찾기 힘든 없었어야 할 대표적인 수구 반동 쿠데타이다. 인조반정이 더 나쁜 것은 명나라를 섬긴다는 명분을 내세웠으면서 집권 이후 청나라와의 전쟁에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것도 제1차 조청전쟁(정묘호란)으로 호되게 당한 이후에도 말이다. 사실상 조선은 병자호란 또는 임진왜란 때 망했어야 했다.

 

※ 영화 속 청나라 군사들이 사용하는 언어는 만주어로서 현재 전 세계에서 100명 미만의 사람만이 사용한다고 한다.

 

※ 남이에게 붙잡혔던 청나라 군사가 쥬신타 장군에게 남이가 “내 활은 사람을 죽이는 게 목적이 아니다”라고 얘기했다는 건 그저 남이가 왕자를 추격하고 있다는 사실을 쥬신타에게 알려주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말일 뿐이다. 좀 뜬금없다.

 

※ 왜 수화로 대화를 하는 벙어리 청나라 군사를 등장시켰을까 궁금했는데, 일본 배우 오타니 료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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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병기 활(2011, War of the Arrows)
제작사 : (주)다세포 클럽, (주)디씨지플러스 / 배급사 : 롯데엔터테인먼트
공식홈페이지 : http://www.2011ho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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