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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감과 뛰어난 연기로 펼쳐지는 유쾌한 소극... 대학살의 신
ldk209 2012-08-17 오전 11:30:16 406   [1]

 

리듬감과 뛰어난 연기로 펼쳐지는 유쾌한 소극... ★★★☆

 

뉴욕의 나름 문명인이라 자부하는 두 쌍의 부부-페넬로피(조디 포스터), 마이클(존 C. 라일리), 낸시(케이트 윈슬렛), 앨런(크리스토프 왈츠)-가 한 아파트의 거실에 모였다. 이들이 모인 이유는 낸시, 앨런 부부의 아들인 재커리가 페넬로피, 마이클의 아들 에단을 나뭇가지로 후려쳐 이를 부러트렸기 때문이다. 원만한 해결을 위해 모인 이들의 대화는 무난하고 교양 있게 시작하지만, 묘한 신경전과 말꼬리 잡기가 이어지면서 급기야 거친 욕설이 난무하는 한바탕 난장판으로 이어진다.

 

영화 <대학살의 신>은 마치 연극 무대를 그대로 스크린에 옮긴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실제 연극인 이 작품의 원작도 거의 마찬가지라 한다. 앞뒤에 붙여져 있는 공원 장면만이 영화와 연극이 구분되는 유일한 지점이다. 게다가 편집을 통한 시간의 뛰어넘기도 없다. 그러니깐 관객이 바라보는 80분의 영화시간은 바로 영화 속 인물들이 80분 동안 옥신각신하는 리얼 타임의 재생인 것이다.

 

새로운 등장인물 없이 소수의 배우가 한정된 장소에서 이끌어 가는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리듬감과 배우들의 연기라고 할 수 있다. 더군다나 이 영화엔 별다른 돌발적 상황이 발생하지도 않는다.(사건이라면 구토와 위스키 정도) 이 점에서 <대학살의 신>은 꽤 만족할만하다. 특히 뛰어난 연기력의 배우들의 펼쳐나가는 연기 호흡은 이 영화의 화룡점정이다.

 

코미디 감각도 뛰어나, 시종일관 낄낄대고 웃고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준다. 사실 이들 네 명이 구체적으로 어떤 얘기들을 가지고 서로를 공격하고 말꼬리를 잡았는지는 딱히 중요하지 않다. 왜냐면 그게 어떤 얘기든지 간에 이들이 발화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으며, 그건 바로 이 네 명이 상징하는 소위 문명인, 중산층들의 허위와 가식이 벗겨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처음 부부 대 부부의 대립구도로 시작한 이들 네 명의 관계는 시간이 흐르면서 이합집산, 합종연횡 등의 과정을 거치며 상대를 가라지 않고 치고받는 난장판으로 변화해 간다. 서로에게 평소 느꼈던 온갖 불만들이 쏟아져 나오고 이러한 분위기와 술의 힘을 빌어 추악하면서도 적나라한 맨얼굴이 그대로 공개된다. 비폭력 평화주의자가 행사하는 폭력이라니.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상황이란 말인가.

 

※ <대학살의 신>은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첫 코미디 영화다. 2년 전 폴란스키 감독이 가택연금에 처해졌을 때 시나리오 작업을 한 것이라 한다. 영화를 보면서 떠올랐던 건, 혹시 폴란스키 감독이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가, “가식 떨지 마라. 알고 보면 인간들은 다 마찬가지. 그래도 나는 본능에 충실했던 것” 뭐 이런 얘기를 하고 싶어서 이 영화를 선택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마구 솟구쳐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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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살의 신(2011, Carn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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