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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쿠키 영상이 제일 인상적.. 더 울버린
ldk209 2013-08-07 오후 3:47:13 1192   [0]

 

그나마 쿠키 영상이 제일 인상적.. ★★☆

 

어쨌거나 이번에 울버린이 활약을 펼친 무대는 일본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포로로 잡혀있던 울버린(그런데 왜 포로로 잡혔을까?)은 원자폭탄이 터지는 와중에 자신의 재생능력을 이용, 야시다(사나다 히로유키)의 목숨을 구해준다. 이제 시간은 현재, <엑스맨 : 최후의 전쟁>에서 진을 죽이고 실의에 빠져 있던 울버린은 야시다가 보낸 유키오와 함께 죽음을 앞둔 야시다를 만나러 일본으로 향한다. 야시다는 울버린에게 유한한 삶을 선물로 주겠다는 제안을 남긴 채 세상을 떠나고, 장례식 도중 야시다의 손녀인 마리코를 납치하려는 야쿠자의 습격이 일어난다.

 

2000년 첫 선을 보인 <엑스맨>은 단지 재밌는 슈퍼히어로 영화로서의 가치만 입증했던 건 아니다. <엑스맨> 이전의 슈퍼히어로 무비가 대부분 권선징악의 단순한 주제, 조금은 유치한 스토리의 아이들용 영화이거나 또는 팀 버튼 식의 소수 매니아를 위한 판타지 영화에 가까웠다면 아우슈비츠 수용소라는 현실 역사에서 시작한 <엑스맨>은 슈퍼히어로 무비에 어두운 분위기와 무거운 주제의식으로 무장, 이후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이나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 3부작>이 나올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 역사적 공로가 있다. 단지 소재와 분위기에서만 현실적인 걸 넘어서서, 영화 <엑스맨>은 사회의 소수자에 대한 강력한 메타포로 그득했다. 즉, <엑스맨>은 무엇보다 현실에 대한 강력한 고발이었던 셈이다.

 

안타깝게도 <엑스맨>의 추락은 브라이언 싱어가 <슈퍼맨>을 감독하겠다며 연출을 포기한 <엑스맨 : 최후의 전쟁>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소수자에 대한 은유와 혼재한 선과 악의 경계, 그리고 무엇보다 캐릭터에 대한 애정으로 가득했던 기존 시리즈 대신 <엑스맨 : 최후의 전쟁>은 그저 평범함 블록버스터 액션영화의 틀에 갇혀 버렸고, 스핀오프로 등장한 <엑스맨 탄생 : 울버린>은 그런 경향을 더욱 강화시켰다. 이런 식이라면 시리즈는 빨리 문을 내리는 게 더 현명했을 것이다. 그나마 프리퀄로 새로이 시작한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는 추락하던 <엑스맨>을 다시 곧추세우기에 충분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매튜 본이 겨우 힘겹게 일으켜 세운 <엑스맨>의 위상은 <더 울버린>으로 인해 더욱 바닥으로 추락해 버렸다. 대체 왜 울버린을 주인공으로 하는 스핀오프가 계속 나오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엑스맨> 시리즈의 재미라면 크게 두 가지 측면에 기인하지 않을까 싶다. 하나는 위에서 말했듯 사회의 성적 소수자에 대한 은유, 무거운 주제의식 등이라면 또 다른 하나는 돌연변이들의 다양한 능력의 전시(!), 즉 순수한 오락적 재미 역시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그런데 <더 울버린>은 이 두 가지 모두, 거세되어 나타난다. 사실 <엑스맨> 시리즈 전체를 통틀어 가장 인간적인 고뇌를 많이 한 캐릭터가 바로 울버린이다. 처음 등장부터 그랬으니깐. 하긴 자신의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데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그런 울버린에게 더한 인간적 고뇌를 던져줬으니, 그건 바로 죽지 않는 자신의 능력, 즉 울버린이라고 하는 존재 자체에 대한 회의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죽일 수밖에 없었던 죄책감과 함께 생명의 유한성에 대한 고민은 어쩌면 <더 울버린>을 기존 <엑스맨> 시리즈에 버금가는 깊고 무거운 주제의식을 담은 영화로 탄생할지 모른다는 기대감을 갖게 하는 데에 충분한 밑밥의 역할을 했다.

 

단지, 밑밥일 뿐이었다. 울버린의 인간적 고뇌는 고뇌로 보이지도 않을 만큼 얄팍한 수준이었고, 고뇌의 흔적은 그저 꿈에서 나타나는 진의 모습에 불과했다. 마리코와의 사이에 발생한 애정 역시 뜬금없는 건 둘째치고 애틋함마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액션은 기계적이고, 다양하면서도 풍부했던 돌연변이들의 능력 대신 울버린과 사무라이들의 액션 대결은 단순함의 반복이어서 웬만해선 영화 보며 졸지 않는 내가 중간에 살짝 졸았을 정도로 지루했다. 마지막 장면에선 차라리 이 영화를 코미디로 만들었다면 오히려 좋았겠다란 생각을 진지하게 해보기까지 했다. 황망함에 자리를 뜨려는 순간, 쿠키 영상에 낯익은, 반가운 얼굴이 등장했고, 쓰린 속을 조금이나마 위로해 주었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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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울버린(2013, The Wolverine)
제작사 : Marvel Enterprises, 20th Century Fox Film Corporation / 배급사 : 20세기 폭스
수입사 : 20세기 폭스 / 공식홈페이지 : http://www.thewolver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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