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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해 보이지만 사실은 모든 가족의 이야기... 미스 리틀 선샤인
ldk209 2007-01-01 오전 12:45:25 1276   [10]

[미스 리틀 선샤인] 특이해 보이지만 사실은 모든 가족의 이야기...

이 가족, 일단 구성이 너무 골때린다. 성공학 강사인 리차드는 세상 모든 사람을 '승자와 패자'의 두 종류로만 구분짓고 가족들에게도 쉴새없이 자신의 이론을 강조한다. 그러나 막상 그의 강좌를 듣는 사람은 열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그다지 성공한 삶을 살고 있지 않다. 이를 극복하고자 책과 DVD 등을 발매해보려고 관계자를 접촉하는 데 상황이 그리 녹록치 않다. 니체에 심취해 있는 15살의 한창 민감한 나이인 아들 드웨인은 항공 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말을 하지 않겠다며 9개월째 말을 하지 않고 있다. 가족의 동반 여행을 제공하게 된 딸 올리비는 외모로 볼 때는 결코 미인 대회 스타일하고는 거리가 멀지만, 미인대회 장면을 자주 비디오로 보며 수상자들의 행동이나 제스처를 연습하느라 열심이다. 그나마 가장 멀쩡해 보이는 엄마는 아마도 이혼 경력이 있고 귀찮다며 며칠 째 프라이드 치킨으로 식탁을 차린다.

할아버지와 삼촌은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이 집에 머물고 있는 중이다. 할아버지는 양로원에서 마약을 하다 걸려서 쫓겨나 있고, 포르노에 광적인 취미를 가지고 있다. 할아버지가 포르노나 성인물을 좋아한다는 설정은 이 영화의 마지막에 아주 중요한 모티브로 작용하고 있다. 삼촌 프랭크는 자칭 미국 최고의 프루스트 학자로 게이 연인에게 실연당한 뒤 자살을 기도했다가 실패한 후 의사로부터 혼자 있으면 위험하다는 판정을 받고 여동생의 손에 이끌려 일시적으로 이 가족에 합류한다.

모이기만 하면 서로 티격태격하던 이들 가족은 올리브가 운 좋게 지역 어린이 미인대회 대표가 되어(우승자가 살 빼는 약을 복용해서 탈락) 캘리포니아 라돈도 비치에서 열리는 본대회 참가를 위해 미니버스를 이용, 뉴멕시코에서 1박 2일의 긴 여행을 하게 된다. 굳이 한꺼번에 같이 움직일 필요까지는 없었지만 일부라도 따로 지내게 됐을 때 발생할 상황을 어쩌지 못하고 같이 여행을 떠나게 된 것이다.

영화는 이 1박2일의 여행을 주로 보여주는데, 할아버지는 15살 밖에 안 된 손자가 여자 경험이 없다고 하자 놀리고, 가급적 많은 여자와 성관계를 가져야 한다고 말하는 등 옆에서 듣고 있는 부모 속을 타들어 가게 한다. 심지어 삼촌에게 포르노 잡지 심부름을 시키는데, 하필 포르노 잡지를 사다가 게이 연인과 조우를 하며 어정쩡한 상황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모든 걸 서적과 DVD 발매에 걸었던 아버지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면서 여행 도중 빈털터리가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가장 인상적인 사건은 미니버스의 기어 고장으로부터 시작된다. 정비소에 버스 수리를 위해 들리지만, 부품을 구할 수가 없어서 수리가 힘들다는 말과 함께 다른 정보를 입수한다. 그것은 이 미니버스의 특징은 3단에서 4단으로는 클리치를 밟아줄 필요가 없어 일단 속도를 내기만 하면 달려갈 수는 있다는 것이다. 결국 모든 가족이 버스를 밀어 속도를 올리면서 할아버지, 올리브, 엄마, 삼촌, 드웨인의 순으로 힘들게 달리는 버스에 올라타는 방법으로 버스를 출발시킨다. 이 모습이야 말로 이런 콩가루 가족이라도 가족은 가족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는데, 어렵게 모두 올라탄 후 가족은 환호성을 지르며 자신들이 이룩한 작지만 소중한 성취를 만끾한다. 가족이 협력함으로서 어려움을 극복한 이후 가족사이의 관계는 조금 달라지는 듯 보인다.

허름한 모텔에서 올리브는 미인대회에 입상하지 못했을 때 아버지로부터 '패자'라는 비난을 들을까봐 불안하다며 할아버지에게 털어 놓는다. 할아버지는 패자는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는 사람이라며 넌 이미 시도하고 있으니 패자가 아니라고 손녀딸을 도닥여 주지만, 그만 많은 나이로 인해 잠을 자던 도중 사망한다. 병원으로 달려간 아버지는 미인대회 참석을 포기하려고 하지만, 어머니는 할아버지가 올리브의 미인대회 참석에 가장 열성이었는데, 포기할 수는 없다고 아버지를 설득한다. 그러나 병원의 사망처리에 무슨 서류가 이리 많이 필요한지 일처리는 지연되고... 이에 가족들은 힘을 모아, 아버지의 시신을 몰래 빼내 차에 실고 대회장으로 다시 달린다. 할아버지의 시신을 처리하는 장면은 문화적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대회장에 도착해 그 지역 장애업자를 찾아 넘겨주는 것으로 끝)

비행기 조종사가 되고 싶어하는 아들 드웨인은 우연히 색맹임이 드러나 항공학교에 입학할 수 없음을 알게 되자, 절망하며 9개월간 닫은 입을 열어 가족들을 향해 절규한다. "이혼 전력에, 빈털터리에, 자살 시도까지... 우리는 모두 패배자야" 패배자여서 사회에서는 배척 받을지라도 서로 의지할 수 있고 감싸 안을 수 있는게 가족이라는 점을 새삼 느끼게 해주는 장면이었다.

뭐니뭐니해도 이 영화의 최고 하일라이트는 겨우 대회 참석 서류를 접수한 후 미인대회 무대에 오른 후 벌어지는 일련의 해프닝(?)이라고 할 수 있다. 막상 대회장에 도착하자 얼굴이 동그랗고 배가 나와 그냥 어린애다운 귀여움이 있는 올리브와는 달리 다른 참가자들은 성인 미인대회 참가자를 방불케할만큼 꾸민 아이들이었다. 다른 아이들의 장기자랑 수준은 그저 동네 어린이 미인대회만 봐왔던 이들에게는 도저히 넘지 못할 벽으로 느껴졌고, 올리브가 자칫 마음의 상처를 입을까 걱정된 아버지와 아들은 어머니에게 올리브를 장기자랑에 보내지 말자고 설득을 한다.

그러나 올리브는 할아버지와 함께 준비한 것이 있다며 장기자랑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보이며 무대로 향한다. 이 장면에서 혹시 기가막힌 장기자랑을 해서 대회장에 참석한 사람들의 열띤 호응을 얻어 큰 상을 받는다거나 하는 모습을 상상하기도 했는데,(이런 식의 영화를 하도 많이 봐와서) 그러나 올리브이 장기는 그런 예상을 뛰어넘어 정말 기막힌 반란의 재미를 선사한다. 혼자서 포위된 올리브를 위해 모든 가족은 무대로 뛰어 올라 올리브의 백댄서를 자청하며 가족의 연대, 유대란 어떤 것인가를 정말 재밌고, 유쾌한 방법으로 보여준다.

이 영화는 그랙 키니어 등 꽤 탄탄한 캐스팅에 성공한 미국 인디영화로 2006년 선대스 영화제에서 호평 받은 후 미국 박스오피스에서도 아주 좋은 성적을 올렸던 화제작이다. 가족은 소중하다, 가족의 의미 등 어떻게 보면 매우 평범한 얘기를 너무나 독특하고 유쾌하게 그리고 있다는 점은 이 영화의 최대 장점이자 결코 놓칠 수 없는 매력이다.

(하나 궁금한 점은 원제가 Little Miss Sunshine인데, 개봉 제목을 미스 리틀 선샤인으로 굳이 단어의 앞뒤를 바꿀 필요가 있었을까? 이것도 문화의 차이인가???)


(총 0명 참여)
ldk209
아카데미 수상의 이변을 기대했는데...   
2007-04-21 09:40
ldk209
상반기에는 가족의 탄생... 하반기에는 미스 리틀 선샤인.. 가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작지만 좋은 영화   
2007-01-01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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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리틀 선샤인(2006, Little Miss Sunshine)
제작사 : Big Beach Films, Bona Fide Productions / 배급사 : 20세기 폭스
수입사 : 20세기 폭스 / 공식홈페이지 : http://www.foxkorea.co.kr/missunsh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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